"또 상처가 될 수 있다"…미발탁 선수에 말 아낀 김경문 감독 [현장스케치]

김경문(63) 감독이 이끄는 야구 국가대표팀은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첫 공식 훈련에 돌입하기에 앞서 적지 않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주전 2루수가 유력했던 NC 다이노스 박민우(28)는 지난주 잠실 원정 기간 동안 팀 선배 3명과 방역수칙을 위반하고 외부인 2명과 사적모임을 가진 사실이 드러나면서 스스로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키움 히어로즈 투수 한현희(28)도 덩달아 논란을 빚었다. 한현희는 지난 5일 수원 원정 도중 숙소를 무단이탈해 외부인과 술을 마신 게 뒤늦게 발각됐고 방역당국 조사결과 방역수칙 위반까지 확인됐다. 스스로 “응원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사과문을 발표하고 대표팀에서 사퇴했다.

김경문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 감독이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첫 공식훈련에서 선수들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서울 고척)=김영구 기자
김 감독은 이 때문에 대표팀 소집 사흘 전과 하루 전날 두 차례나 대체 선수 선발 문제로 고심해야 했다. 김 감독은 일단 박민우가 빠진 자리에 내야수를 발탁하는 대신 좌완 루키 롯데 김진욱(19)을 선발했다. 한현희의 공백은 ‘돌부처’ 삼성 오승환(39)이 메운다.



박민우가 불명예 낙마하자마자 한화 내야수 정은원(21)의 대표팀 합류가 유력해 보였지만 김 감독은 마운드 강화를 택했다. 올 시즌 리그 최고 셋업맨으로 꼽히는 한화 강재민(24) 역시 끝내 부름을 받지 못했다.

정은원, 강재민은 지난달 16일 도쿄올림픽 야구 본선 최종엔트리 24명에서 제외됐을 당시 미발탁이 아쉬운 여러 선수들 중 가장 눈에 띄었다.

정은원은 당시 엔트리 발표일 기준 타율 0.295 3홈런 17타점 10도루 OPS 0.858로 10개 구단 주전 2루수 중 손에 꼽히는 성적을 기록 중이었다. 전반기를 타율 0.302 4홈런 25타점 11도루로 마치며 생애 첫 3할 타율 달성 가능성을 높였다.

강재민의 활약은 더 눈부셨다. 엔트리 발표 전까지 26경기 33이닝 3실점(2자책) 평균자책점 0.55 2승 2패 7홀드 3세이브로 리그 최정상급 셋업맨의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김 감독은 일단 “강재민과 정은원 모두 좋은 선수들인 건 분명하다”며 엔트리 구성에 많은 고민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다만 두 사람을 제외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김 감독은 “(엔트리에서) 빠진 선수들은 이미 마음에 상처를 입은 상태”라며 “뭔가를 또 얘기한다면 더 상처를 주게 될 것 같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말을 아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진욱은 좌완투수 보강의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에 뽑았다. 시즌 초반 선발투수로 던질 때는 좋지 않았지만 불펜 전환 후 내용이 좋았다”며 “오승환은 한국 야구가 어려운 가운데 큰 형이 와서 후배들을 다독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덧붙였다.

[고척(서울)=김지수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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