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올림픽은 ‘코로나19 올림픽’이라는 오명에 이어 ‘잡음·논란 올림픽’으로 역사에 남을 가능성이 크다.
도쿄올림픽이 개막을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각종 사건·사고 등 잡음에 시달리고 있다.
대회 조직위원회 스태프들이 마약 복용에 성폭행 범죄를 저지르는가 하면, 선수촌 앞에선 전범기인 욱일기를 든 극우 단체들의 시위가 끊이질 않는다.
"2020 도쿄올림픽" 개막을 사흘 앞둔 20일 오후 일본 도쿄 신주쿠의 한 거리에 올림픽을 알리는 현수막이 펄럭이고 있다. 한편 코로나19 영향으로 1년 연기된 도쿄올림픽은 오는 23일 개막한다. 도쿄도에는 코로나19 폭증으로 올림픽 기간동안 긴급사태가 발령됐다. 사진(일본 도쿄)=천정환 기자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대학생인 가해자 A씨는 취재진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업체의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하다가 지난 16일 오후 9시쯤 국립경기장의 관람석과 통로에서 동료 아르바이트생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일본 경시청은 최근 코카인을 사용한 혐의로 도쿄올림픽 전기 기술 스태프인 영국인과 미국인 등 4명을 체포했다.
도쿄올림픽 개회식 음악을 맡은 일본 뮤지션 오야마다 케이고는 과거 장애인 친구를 학대한 사실이 들통나 논란이 일었고, 결국 개막을 나흘 앞두고 사퇴했다.
일본 극우단체들의 욱일기 시위도 이어지며 논란을 빚고 있다. 앞서 대한체육회 측에서 한국 대표 선수들을 응원하는 차원에서 이순신 장군의 명언을 인용해 “신에게는 아직 5000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선수촌에 걸었다.
일본 측에선 이를 ‘반일 문구’라며 문제 삼았고 극우 단체들은 선수촌 앞에서 욱일기를 든 채 시위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일본 경찰은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고 있다. 더욱이 선수촌에 공급하는 식자재가 방사능 오염지역인 후쿠시마산인 것을 감안해 대한체육회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에 별도의 도시락을 제공하자, 이에 딴지를 걸고 나서고 있는 형국이기도 하다.
2020 도쿄올림픽은 세계 각국 정상들도 외면하는 ‘무관심 올림픽’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만 23일 열리는 개막식에 참가 의사를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도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19일 청와대 브리핑에서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은 “양측 간 협의는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돼 상당한 이해의 접근은 있었지만, 정상회담의 성과로 삼기에는 여전히 미흡하며, 그 밖의 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심지어 일본 올림픽 스폰서 기업들도 개막식에 불참 의사를 밝히고 있다. 최고위 스폰서인 도요타자동차에 이어 NTT, NEC 등 일본 주요 기업이 개회식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항공(JAL)도 참석 문제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어서 사실상 불참 쪽으로 기울었다.
이제 ‘스캔들 올림픽’으로 부르는 움직임도 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19일 ‘개막을 앞두고 코로나와 스캔들에 일격 당한 도쿄올림픽’이라는 기사에서 “부패와 성 스캔들, 코로나19 문제 등으로 도쿄올림픽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준비 과정부터 스캔들로 점철돼 있었다. 모리 요시로 전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회장은 지난 2월 “여성이 많은 이사회는 (회의 진행에)시간이 걸린다”고 발언해 여성 비하 논란을 촉발했다가 대회 개막을 5개월 앞두고 사퇴했다.
조직위는 이사회를 열어 여성인 하시모토 세이코 회장을 선임했지만, 하시모토 회장도 역시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당시 폐막식 후 열린 뒤풀이 행사에서 술에 취한 채 피겨스케이팅 선수인 다카하시 다이스케에게 무자비하게 키스해 성폭력 논란을 일으킨 장본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