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군단에는 ‘거인’ 잡는 무서운 신인이 있다. 주인공은 바로 LG트윈스 내야수 이영빈(19)이다.
이영빈은 1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전에 9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하며 팀의 7-1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결승타를 이영빈이 때렸다.
LG트윈스 신인 내야수 이영빈이 15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 결승타를 때린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안준철 기자
적시타 2개가 모두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한 결과물이었다. 2회말 2사 2루에서 이영빈은 롯데 선발 댄 스트레일리에게 우전 적시타를 뽑았다. LG의 선취점. 이영빈의 적시타를 시작으로 만루 찬스를 만들었고, 서건창의 2타점 적시타로 3-0을 만들었다. 사실 상황이 신인에겐 부담스러웠다. 1회말 LG는 무사 1, 2루 찬스를 잡고도 서건창-저스틴 보어-오지환으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가 줄줄이 범타로 물러나며 득점에 실패했다. 2회말도 마찬가지였다. 이형종, 이재원의 연속안타로 무사 1, 2루 찬스를 잡았다가 3루로 스타트를 끊은 이형종이 스트레일리의 견제구에 걸려 횡사했다. 1사 2루로 바뀐 상황에서는 유강남이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렇게 2사 2루로 바뀐 것이었다.
하지만 이영빈은 침착히 선취점을 올리는 안타를 만들었다. 이영빈에게 당시 상황을 묻자 “노리고 친 것은 아니었다. 이병규 코치님이 직구 타이밍에 맞추고 있어도 변화구 대처 될 것 같다고 해주셔서 직구를 기다렸고, 2스트라이크 이후라서 방망이를 짧게 잡고 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3-0으로 다소 불안한 리드였던 3회말에도 2사 1, 3루에서 스트레일리에 좌중간 적시타를 때렸다. 4-0을 만드는 안타였다. 이영빈에게 두 번이나 당한 스트레일리는 결국 3이닝 9피안타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지난 시즌부터 롯데에서 뛰면서 LG 상대로 첫 패전이었다. 스트레일리는 이 경기 전까지 ‘LG킬러’였다. 3승 무패, 평균자책점이 0.99일 정도였다.
사실 이 경기는 LG가 불리했다. 롯데 선발로 스트레일리였지만, 앞서 열린 롯데와의 두 차례 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롯데와 시리즈에서 타선이 찬스를 살리지 못하며 꼬이는 장면이 유독 많았다.
이영빈은 이날 콜업돼 곧바로 선발로 나섰다. 구단의 계획적인 콜업과 기용은 아니었다. 베테랑 불펜 송은범이 전날(14일) 경기에서 무릎 인대가 파열되는 큰 부상을 당해 말소되면서 대신 올라왔다. 또 주전 유격수 오지환이 피로도가 쌓여 지명타자로 출전하면서 이영빈이 유격수로 스타팅으로 나간 것이다.
무엇보다 팀을 연패에서 구해낸 활약이었다. 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5월말에도 이영빈은 선발 출장해 맹타를 날리며 팀의 4연패 탈출 선봉에 선 적 있다. 공교롭게도 당시 상대로 롯데였다. 이영빈은 지난 5월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에 4타수 3안타 1도루 1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5-3 역전승에 앞장섰다.
데뷔 후 롯데 상대로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는 이영빈이다. 이 경기 전까지 8타수 4안타 1타점이었는데, 이날 경기를 포함하면 11타수 6안타 3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안타를 치고 시계 세리머니를 하는 이영빈. 사진=천정환 기자
이영빈도 자신이 롯데 상대로 활약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아무래도 데뷔 후 처음으로 선발로 나가 잘했던 경기가 롯데전이라 기억에 남는다. 그래서 오늘도 과감하게 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물론 4-0을 만드는 적시타를 때리고 난 직후인 4회초 수비에서는 1루 악송구로 실책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영빈은 “너무 급하게 하려다 보니 실책이 나왔다. 수비에 대한 부담이 조금 있기는 한데, 그래도 시즌 초보다는 덜 긴장된다”고 쑥쓰럽게 웃었다.
전반기 백업 요원으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했지만, 꾸준히 경기에 나가지 못한 게 아쉬웠던 이영빈은 2군 경기를 나가며 경기 감각을 끌어올렸다. 그는 남은 시즌 목표에 대해서도 “1군이나 2군에서 많은 경기에 나가 경험을 많이 쌓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