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AIN 2017 or 1992?
롯데 자이언츠가 11년만에 가장 좋은 성적으로 전반기를 마쳤다. 진격 중인 롯데의 2025시즌은 과연 어떤 결과로 마무리 될까?
롯데가 전반기를 47승 3무 39패 승률 0.547, 3위의 성적으로 마쳤다. 단독 2위까지 노려볼 수 있었지만 최근 5경기서 2승 3패로 아쉬움을 남긴채, 전반기를 마무리하게 됐다. 하지만 해당 성적만으로도 롯데의 지난 10여년의 성과를 모두 뛰어넘어선 훌륭한 전반기 결과였다.
실제 롯데가 전반기를 승률 5할보다 더 좋은 성적으로 마친 마지막 시즌도 10년 이상을 훌쩍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2014년 당시 전반기 4위(40승 1무 38패 승률 0.513)를 기록한 것이 가장 최근이다. 그 이후로 롯데는 지난해까지 딱 한 차례 전반기 승률 5할(2020년, 당시 7위)을 기록했을 뿐이다. 그외 나머지 시즌은 모두 승률 5할 미만의 아쉬운 전반기를 보냈다.
롯데가 가장 최근 가을야구를 경험한 2017년에도 전반기 성적은 41승 1무 44패 승률 0.482에 그쳤다. 해당 시즌 롯데는 월간 승률 5할을 간신히 넘겼던 4~5월 이후 6월 부진(승률 0.417)했다. 전반기도 7위라는 아쉬움이 남았던 결과. 하지만 후반기 롯데는 기간 전체 2위(39승 1무 18패)에 해당하는 승률 0.684(39승 1무 18패)의 질주 끝에 최종 3위로 PS에 진출했다.
올해 롯데는 부진했던 지난 10여년의 전반기와도 가장 좋은 마무리를 했던 2017년과도 또 다르다.
2024시즌 김태형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최종 7위에 그쳤던 롯데는 올해도 중위권 전력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 2년차 시즌 롯데는 전반기를 3위로 마치며 여전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외형의 성적뿐만 아니라 보여주고 있는 모습과 과정, 그리고 결과다 강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뛰어난 시즌 출발 이후 부상자들이 속출하는 가운데서도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 롯데는 4월을 리그 공동 1위에 해당하는 16승 8패 승률 0.667의 뛰어난 성적으로 시작했다. 이후 롯데는 5월(승률 0.542)과 6월(승률 0.545) 모두 월간 승률 5할 이상으로 마치면서 꾸준함을 유지했다.
7월 들어 롯데는 승률이 5할 아래(4승 5패)로 떨어졌다. 하지만 무기력했던 지난해 모습과는 다르다. 시즌 내내 끈질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특정 선수의 이탈과 부진으로 급격히 무너진 과거와는 다른 강함을 보여주고 있는 롯데다.
통산 성적으로 따져봐도 롯데가 기록한 47승(38패)은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1999년 50승(28패)에 이은 롯데 구단 역대 전반기 최다승 2위 기록이다. 지난해 전반기 올린 35승(3무 42패, 해당 기준 8위)보다 무려 12승이 더 많다.
전반기 막바지 6연승을 내달린 선두 한화 이글스(승률 0.612)와 경기 승차는 5.5경기로 꽤 크지만 2위 LG 트윈스와 경기 승차는 단 1경기에 불과하다. 물론 4위 KIA, 5위 KT, 6위 SSG가 롯데를 1.5경기~3경기 차로 뒤쫓고 있는만큼 방심은 금물이다. 하지만 후반기 뒷심에 대해선 가을야구 청부사로 불려온 김태형 감독의 지난 이력, 이미 증명된 지휘력과 승부처 집중력을 고려한다면 우려보단 기대가 훨씬 더 크다.
공교롭게도 롯데가 최근 10년 정도 사이 가장 뛰어난 후반기를 보냈던 2017년(후반기 승률 0.684) 리그엔 그보다 더 극적인 만들었던 팀이 있었다. 바로 김태형 현 롯데 감독이 당시 지휘봉을 잡고 있었던 두산이다. 두산 역시 해당 시즌 42승 1무 39패(승률 0.519)의 평범한 성적으로 전반기 5위에 그쳤다. 하지만 후반기 팀 승률 7할(42승 2무 18패)이란 질주 끝에 최종 2위로 시즌을 마쳤다.
올해 팬들이 롯데에게 거는 기대는 매우 크다. 가장 마지막으로 가을야구에 진출했던 2017년의 성과를 최소한으로, 혹은 마지막으로 우승을 거둔 1992년의 위업을 다시 재현하길 기대하는 최대한의 마음도 넘쳐난다. 과연 11년만에 가장 뛰어난 전반기를 보낸 롯데의 2025시즌은 어떻게 마무리 될까.
[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