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에서만 벌써 19번째 시즌이다. 강산이 한 번 바뀌고 두 번째 바뀌는 모습을 보고 있는 현대건설 미들블로커 양효진(37)은 2025-2026시즌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양효진은 16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4라운드 정관장과 홈경기를 세트스코어 3-0으로 마친 뒤 가진 인터뷰에서 “누가 우승해도 이상하지 않을 시즌”이라며 반환점을 돌고 올스타 휴식기를 향해가는 이번 시즌에 대해 말했다.
세트스코어만 놓고 보면 현대건설의 완승처럼 보이지만, 경기 내용은 그렇지 않았다. 매 세트 접전 상황이 이어졌고 3세트는 듀스까지 가야 했다.
이날 블로킹 6개 포함 13득점 올리며 팀 승리에 기여한 양효진은 “연패하면 분위기도 안 좋고 벗어나기 힘들다. 오늘은 어떻게든 이기고 싶었다”며 3연패 탈출에 의미를 부여했다.
“상대가 터치아웃 유도를 많이 하려고 나왔다”며 말을 이은 그는 “(상대가) 지난 경기에서 졌기에 우리와 할 때는 부딪혀서 이기려는 의지가 보였다. 오늘도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상대가 터치아웃 유도하는 것에 어떻게 바꿔야 할까 생각했는데 아웃도 유도하면서 연결을 잘해주며 풀어나갔다”며 이날 경기를 돌아봤다.
현대건설은 이날 경기전까지 3연패 늪에 빠진 상태였다. 그는 “아무래도 부정적인 생각이 들 수도 있기에 안 풀리는 것보다는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선수들 각자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느끼고 있을 것이다. 상대가 잘해서 질 수도 있고 밸런스가 안 맞아서 질 수도 있다. 그런 것을 얘기하면 안 좋은 영향이 있는 거 같다. 안 풀리는 것을 얘기하기보다는 잘할 수 있는 것을 대화하며 풀어나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며 베테랑으로서 팀을 이끄는 자세에 대해서도 말했다.
이어 “우리가 세트를 따라잡아서 이길 수도 있고 우리가 따라잡힐 수도 있다. 모든 팀이 다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매 세트 끝까지 집중해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력이 차이가 크게 안 난다. 지금 리그 흐름이 우리가 벌어졌을 때 완벽하게 3-0으로 이기겠다, 이런 흐름은 아니다. 매 경기 어떤 팀과 하든 집중력을 계속 가져가야 한다”며 끝까지 집중하는 자세를 강조했다.
현대건설은 이번 시즌 기복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시즌 초반 4연패 늪에 빠졌다가 다시 8연승으로 반등하더니 최근에는 3연패를 기록했다.
현대건설만의 문제는 아니다. 상위권과 하위권의 격차가 제법 벌어진 상태지만, 모든 팀이 기복을 경험하고 있다. 시즌 초반 ‘절대 강자’로 여겨졌던 도로공사(승점 46점)도 어느덧 2위 현대건설(42점)과 격차가 4점 차로 줄었다. 반대로 밑을 보면 3위 흥국생명(39점)와 4위 IBK기업은행(35점)이 맹추격하고 있다. 남은 시즌 결과에 따라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다.
양효진은 ‘이렇게 경쟁이 치열한 시즌이 있었던 거 같은가?’라는 질문에 “예전에도 한 번 있었던 거 같다”며 기억을 더듬었다. 그러면서 “페퍼저축은행도 그렇고, GS칼텍스도 그렇고, 우리도 그렇고 모든 팀이 경기했을 때 누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고 누가 져도 ‘와’하면서 놀라는 정도는 아니지 않은가. 올해는 누가 꼴찌를 해도, 누가 우승해도 이상하지 않을 해라고 생각한다”며 시즌 판도에 대해 말했다.
V-리그에서 19번째 시즌을 맞이하고 있는 그는 지금까지 23경기에서 90세트 소화하며 290득점, 공격 성공률 46.58% 기록중이다. 블로킹 2위, 속공 4위에 오르며 생산적인 모습 보여주고 있다. 미들블로커라는 포지션 자체가 수명이 길다고 하지만,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그는 “어렸을 때만큼 훈련량을 가져가지는 못하지만, 비슷한 패턴을 가져가려고 한다”며 장수 비결을 설명했다. “큰 틀에서 배구를 잘하기 위해 맞춰야 하는 부분은 배구에 맞추고 다음에 다른 것을 하고 있다. 똑같은 것이 지겹기도 하지만, 계속 반복적으로 하고 있다”며 말을 이었다.
‘루틴’에 대해서는 “그냥 기본적인 것이다. 잘 먹고 잘 자고, 경기하거나 연습할 때 어떤 것을 해야 할지 생각하고 경기가 끝나면 전위에서 어떻게 할지 그런 것들을 계속 잘 할 수 있도록, 어렸을 때부터 해 온 것을 계속 가져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이번 시즌 통산 네 번째이자 2023-2024시즌 이후 2년 만에 우승에 도전한다. 우승을 위해서는 양효진이 지금처럼 꾸준한 활약을 이을 필요가 있다.
“후반부가 정말 중요하다”며 말을 이은 양효진은 “우리도 몇 년간 계속 상위권에 있다가 후반부에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상황이 바뀌었다. 플레이오프에 가더라도 우리가 얼마나 완성도를 갖춘 상태에서 가느냐가 중요한 거 같다”며 남은 시즌에 대한 각오를 전했다.
[수원= 김재호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