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JTBC 축구 해설위원이 분노를 참고 또 참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6월 25일 오전 10시(이하 한국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A조 3차전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맞대결에서 0-1로 패했다.
남아공은 이번 대회 최약체로 꼽히는 팀이다. 남아공은 역대 월드컵에서 조별리그를 통과한 적이 없는 팀이었다. 이번 대회에선 한국전 이전 1무 1패를 기록 중이었다.
남아공은 한국을 잡아내며 조 2위로 32강 진출에 성공했다. 남아공 축구 역사상 첫 월드컵 조별리그 통과다.
남아공은 한국을 잡고 자국 축구의 새 역사를 썼다.
박 위원은 경기 후 JTBC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한국은 1~3차전 모두 같은 모습이었다”며 “골을 넣고 이기려고 했다면 모험을 걸어야 할 때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의 움직임이 너무 없었다. 침투할 때 같이 들어가는 모습이 보이질 않았다. 어떤 상황에서든 후방 수비에 힘을 더하고 있었다. ‘앞에서 어떻게든 해결하겠지’란 느낌이었다. 팀으로 무언가를 만들겠다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고 짚었다.
박 위원은 덧붙여 “우리가 잘 준비해서 선수들의 능력을 끌어냈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경기였다. 개개인 역량을 봐도 그렇다. 우리 선수들은 일대일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다만 축구는 11명이 하는 팀 스포츠다. 어떻게 전술을 짜고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서 승패가 갈린다. 상대 감독의 전술에 무너진 경기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홍명보 감독은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로 감독으로 월드컵에 두 번 나선 지도자다. 한국에서 유일하게 월드컵에서의 실패를 만회할 또 한 번의 기회를 받은 것.
하지만, 한국은 참가국 수까지 48개로 늘어난 이번 대회 조별리그를 1승 2패(승점 3점)란 최악의 성적으로 마무리했다.
박 위원은 “우리가 잘못을 반복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2014 브라질 월드컵을 돌아보면 안 좋은 준비 과정이 결과까지 이어졌던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학습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물론, 이번 월드컵이 끝난 건 아니지만 기대한 성적이 아닌 건 분명하다. 32강에 오를 수도 있겠지만, 1~3차전을 봤을 때 좋은 경기력을 보일진 모르겠다. 2014 브라질 월드컵의 실패를 반복했다는 건 한국 축구를 이끌어가는 곳에서 잘못이 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박 위원은 한국 축구의 변화에 대해서도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박 위원은 “한 순간에 모든 걸 바꾸긴 어렵다. 과거부터 일어났던 일이 반복됐다. 이걸 바꾸기 위해선 10년 이상이 걸릴 것이다. 시작부터 고쳐야 하는 까닭이다. 방향을 설정하고 하나하나 고쳐가야 한다. 제대로 된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최소 10년이 걸린다”고 했다.
배성재 아나운서가 박 위원을 바라보며 “화가 좀 많이 난 것 같아서 말을 걸지 못하겠다”고 하자 박 위원이 다시 한 번 입을 열었다.
박 위원은 “대표팀 경기를 보면서 이토록 답답한 적이 있었나 싶다. 선수들이 하고 싶은 걸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음 경기가 생긴다면 ‘잘하라’는 말밖에 못하겠다. 안타깝고, 미안하다. 찜찜한 기분이긴 했지만, 이렇게 될지는 예상을 못했던 경기”라고 했다.
[이근승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