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SOL Bank 25-26 핸드볼 H리그 남자부는 인천도시공사의 창단 첫 통합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인천도시공사는 탄탄한 수비를 기반으로 한 빠른 공격을 앞세워 정상에 올랐고, 그 중심에는 가장 독특하면서도 성공적인 실험의 주인공 전진수가 있었다.
전진수는 이번 시즌 생애 첫 베스트7 라이트윙에 선정되며 가장 센세이션한 수상자로 주목받았다. 더욱 눈길을 끈 것은 그가 본래 레프트윙 포지션의 오른손잡이 선수라는 점이다.
2020-21시즌 데뷔한 전진수는 첫 시즌 10경기에 출전해 데뷔 골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이듬해 출전 시간이 늘어나며 21골을 기록했고, 2022-23시즌에는 32골과 16개의 어시스트를 올리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2023-24시즌과 2024-25시즌에는 출전 시간이 줄어들면서 각각 11골과 17골에 머물렀다. 존재감이 다소 희미해지는 듯했지만, 2025-26시즌은 전진수에게 완전히 다른 무대가 됐다.
시즌 막판 부상으로 1경기에 결장했음에도 1048분 동안 코트를 누빈 전진수는 37골과 10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베스트7 라이트윙을 차지했다. 세부 기록을 살펴보면 6미터 지역에서 18골, 윙에서 11골, 속공에서 6골을 터뜨리며 다양한 방식으로 득점을 생산했다.
무엇보다 전진수의 활약이 특별했던 이유는 장인익 감독의 과감한 전술적 선택 때문이다. 전진수는 원래 레프트윙이지만, 인천도시공사에는 주전 레프트윙 박동현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에 장인익 감독은 전진수를 라이트윙으로 기용하는 파격적인 실험에 나섰다.
핸드볼에서는 일반적으로 오른손잡이는 레프트윙, 왼손잡이는 라이트윙에 배치된다. 백 플레이어가 윙으로 내려가거나 윙이 백으로 올라가는 경우도 대부분 같은 손잡이 방향을 유지한다. 반대 포지션 배치는 왼손잡이 자원이 부족할 때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전진수는 전술적 필요에 의해 의도적으로 라이트윙에 배치됐다. 불리한 슈팅 각도와 제한된 공격 공간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만의 독특한 슈팅 모션과 타이밍으로 상대 골키퍼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특히 3라운드 5매치에서는 7골을 몰아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전진수의 진정한 가치는 공격보다 수비에서 더욱 빛났다. 189cm의 큰 키를 활용해 중앙 수비를 책임졌고, 마른 체형임에도 강한 몸싸움 능력을 보여주며 상대 공격수를 끈질기게 압박했다.
그 결과 블록슛 23개로 리그 5위, 스틸 15개로 공동 2위, 리바운드 16개를 기록했고, 상대 공격 흐름을 끊는 파울은 무려 157회로 리그 전체 1위에 올랐다. 적극적인 수비 스타일 때문에 2분간 퇴장도 19회로 가장 많았지만, 이는 그만큼 인천도시공사 수비 시스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는 방증이었다.
인천도시공사가 자랑하는 탄탄한 수비와 빠른 역습 전개는 전진수의 헌신적인 수비 없이는 설명하기 어려웠다. 공격 지표만 놓고 보면 같은 팀의 강덕진이 68골과 16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앞서 있었고, 라이트윙 부문 경쟁자들의 기록도 화려했다.
상무 피닉스 유찬민은 88골과 10어시스트를 기록했고, 충남도청 유명한은 67골과 26어시스트를 올렸다. SK호크스 박지섭은 54골과 9어시스트, 하남시청 원승현은 53골과 7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경쟁을 펼쳤다.
하지만 전진수는 공격 수치만으로 평가할 수 없는 선수였다. 오른손잡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하며 라이트윙에서 경쟁력을 입증했고, 중앙 수비를 책임지는 수비형 윙어로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공격과 수비를 모두 아우르는 활용성, 그리고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뜨린 전술적 성공 사례. 전진수의 베스트7 수상은 단순한 개인 수상이 아니라 인천도시공사가 창단 첫 우승을 차지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가장 상징적인 장면 가운데 하나로 기억될 만하다.
<사진 제공=한국핸드볼연맹>
[김용필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