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 전의 나처럼 아쉬워하지 마.”
‘역대급 라이벌’ 잉글랜드와 아르헨티나의 2026 북중미월드컵 4강 토너먼트 맞대결이 곧 다가오는 지금, 28년 전 프랑스에서 큰 아픔을 겪었던 한 남자는 실망스러웠던 과거를 떠올렸다.
잉글랜드 축구의 레전드 앨런 시어러는 1998 프랑스월드컵에 ‘캡틴’으로 출전, 팀의 중심이었다. 그는 튀니지와의 1차전에서 득점하는 등 잉글랜드의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아르헨티나와 만났던 16강전은 시어러에게 큰 아픔이 됐다. 그는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잉글랜드의 득점자가 됐고 승부차기에서도 1번 키커로 나서 성공, 활약했다. 그러나 데이비드 베컴 퇴장 쇼크 및 승부차기 참사 끝 패자가 됐다.
잉글랜드 입장에선 1986 멕시코월드컵 당시 디에고 마라도나에게 당했던 수모를 잊을 기회였다. 하나,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2002 한일월드컵, 베컴의 복수가 이뤄지기 전까지 아르헨티나는 잉글랜드가 넘지 못한 산이었다. 시어러는 그 중심에 있었다.
시어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프랑스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가 내 월드컵 꿈을 끝낸 지 벌써 28년이 지났다. 그 상처는 지금도 여전히 아프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나는 아직도 그때가 생생하게 기억난다. 경기 후 버스를 기다리고 있을 때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우리 옆에서 춤을 추며 승리를 자축했다. 우리는 그들을 꺾기 직전까지 갔으나 승부차기에서 패했고 집으로 가야 했다”고 덧붙였다.
잉글랜드는 잘 싸웠다. 가브리엘 바티스투타에게 선제골을 내줬으나 시어러가 곧바로 응수했고 마이클 오언의 역전골까지 이어지며 승기를 잡았다. 그러나 하비에르 사네티에게 동점골을 내줬고 베컴의 퇴장 악재까지 이어지며 패색이 짙었다. 어렵게 끌고 간 승부차기에서는 무려 2명이 실패, 패배했다.
시어러는 “나는 주장으로서 개인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었으나 무엇보다 우리가 뛰어난 전력을 갖추고 있었기에 더 괴로웠다. 우리는 그 대회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길 기회를 얻었다고 믿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잉글랜드와 아르헨티나가 4강 맞대결을 앞둔 지금, 현재의 잉글랜드를 보며 과거와 같은 감정을 느꼈다. 우리 선수들은 인생을 영원히 바꿀 기회를 얻었다”며 “이제 우승까지 단 2경기만 남았다. 그리고 그 첫 상대가 아르헨티나라는 사실은 더욱 특별한 의미를 더한다”고 더했다.
잉글랜드는 아르헨티나와 4차 대전을 앞두고 있다. 1982 포클랜드 전쟁 후 4번째 월드컵 맞대결이다. 현재까지의 전적은 1승 2패(승부차기 패배 포함). 균형을 맞출 기회다.
시어러는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를 만나는 건 언제나 특별하다. 두 나라 사이의 오랜 라이벌 관계, 그리고 1986년과 1998년에서 나온 드라마와 논란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결승 티켓이 걸려 있기에 더욱 흥미롭다. 심지어 (리오넬)메시가 우리 앞에 서 있다. 역대 최고의 선수인 그는 지금까지 잉글랜드를 만난 적이 없다”고 전했다.
또 “우리가 바라고 있던 최고의 빅 매치다. 그리고 나는 잉글랜드가 충분히 승리할 수 있다고 믿는다. 어떻게 이기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반드시 우리가 승리해야 한다. 그래야만 28년 뒤 나처럼 ‘그때 이렇게 했었다면’이라는 이야기를 하며 아쉬워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바랐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