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완벽했다.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는 완벽투였다. 크리스 페덱(삼성 라이온즈)의 이야기다.
페덱은 18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2026 프로야구 KBO리그 정규시즌 롯데 자이언츠와 홈 경기에 삼성의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1회초부터 좋았다. 황성빈, 고승민을 삼진,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빅터 레이예스에게는 좌전 안타를 맞았지만, 한동희를 2루수 땅볼로 잡았다. 2회초에는 노진혁(삼진), 한태양(유격수 땅볼), 전민재(삼진)를 물리치며 이날 자신의 첫 삼자범퇴 이닝을 완성했다.
3회초에도 안정감은 지속됐다. 조민영(2루수 땅볼), 손성빈(중견수 플라이), 황성빈(삼진)을 돌려세웠다. 4회초에는 선두타자 고승민에게 볼넷을 범했으나, 레이예스, 한동희를 각각 2루수 병살타, 삼진으로 요리했다. 이어 5회초 역시 노진혁(1루수 땅볼), 한태양(삼진), 전민재(중견수 플라이) 등 세 타자로 정리했다.
이후 6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온 페덱은 2루수 땅볼 포구 실책으로 조민영에게 출루를 허용했지만, 손성빈, 황성빈을 2루수 플라이, 3루수 땅볼로 이끌며 급한 불을 컸다. 이어 고승민은 삼진으로 솎아내며 실점 없이 이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최종 성적은 6이닝 1피안타 1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 총 투구 수는 85구였으며,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52km까지 측정됐다. 이런 페덱의 호투를 앞세운 삼성은 롯데를 5-0으로 완파하고 3연승을 질주했다. KBO 데뷔전에서 승리를 챙긴 페덱 역시 환하게 웃을 수 있었다.
2015년 드래프트에서 8라운드 전체 236번으로 마이애미 말린스의 지명을 받은 페덱은 패스트볼 및 체인지업이 강점으로 꼽히는 우완투수다. 이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미네소타 트윈스, 신시내티 레즈, 텍사스 레인저스 등을 거쳤으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통산 132경기(581.2이닝)에서 32승 43패 평균자책점 4.83을 올렸다. 마이너리그에서는 통산 40경기에 나서 13승 7패 평균자책점 1.92를 작성했다.
삼성은 맷 매닝의 단기 대체 외국인 투수 잭 오러클린이 다소 지친 기색을 보이자 이런 페덱을 품에 안았다. 대권을 향한 승부수였다. 빅리그 통산 9이닝당 탈삼진 8.02개, 9이닝당 볼넷 2.04개를 기록할 정도로 페덱의 뛰어난 구위 및 안정적인 제구력에 주목했다.
본인의 의지도 컸다. 페덱은 지난 12일 삼성 공식 영상 채널 ‘라이온즈 TV’를 통해 “저 개인적으로도 이번 합류가 매우 기대된다. 팀이 전반기를 1위로 마무리 했는데, 후반기 우승 목표를 달성하는데 작은 힘이라도 되고 싶다”면서 “야구라는 스포츠에서 선수라면 메이저리그든 KBO리그든 일본 리그든 어느 곳에 있든 누구나 승리를 열망한다. 현재 삼성의 성적과 팀 분위기를 살펴보니 상위권인 데다 역사도 깊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샌디에이고에서 함께한 김하성과 같은 인연들도 있어 더욱 마음이 끌렸다. 저 개인적으로도 새로운 도전을 원했다. 현재 승리를 향해 달리고 있는 팀에 기여하며 힘을 보태고 싶었다. 앞으로의 몇 달이 정말 기다려진다”면서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해 팬 분들을 기쁘게 하고 우승을 안겨드리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이후 페덱은 이날 데뷔전에서 그야말로 완벽투를 펼치며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케 했다.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과 KBO 공인구 적응에도 큰 문제가 없는 모양새. 과연 그는 앞으로도 호투하며 삼성의 우승 도전에 앞장설 수 있을까.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