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예상 못하면 그건 직무유기” 갑작스러운 선발 등판에도 당황하지 않은 前 KBO 최강 투수 [현장인터뷰]

한때 그는 KBO리그 최강의 투수였다. 그리고 그는 이날 갑작스러운 선발 등판에도 흔들림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선발 카일 하트(33) 얘기다.

하트는 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홈경기 선발 투수로 등판, 3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기록했다.

카일 하트는 갑작스러운 선발 등판에도 당황하지 않았다. 사진= David Frerker-Imagn Images= 연합뉴스 제공
카일 하트는 갑작스러운 선발 등판에도 당황하지 않았다. 사진= David Frerker-Imagn Images= 연합뉴스 제공

2024년 KBO리그 NC다이노스에서 26경기 등판, 13승 3패 평균자책점 2.69 기록하며 리그 최고 투수로 군림했던 하트는 이후 파드리스와 계약하며 미국 무대로 돌아왔지만, 첫 해 2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10에 그치는 등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 이번 시즌도 빅리그와 트리플A를 오가며 롱 릴리버로 뛰고 있다.

그런 그가 이날은 선발 기회를 잡았다. 팀이 원래 이날 선발로 예정됐던 마이클 킹의 등판 일정을 하루 늦추면서 대신 마운드에 올랐고, 압도적인 투구를 보여줬다.

그는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오늘 아침 감독님에게서 연락을 받았다”며 경기 당일 아침 등판 계획이 변경된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갑작스러운 등판이었지만, 그는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고 답했다. “킹의 등판 일정을 미루는 것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애리조나는 이번 시즌 좌완 상대 성적이 강하다. 그래서 구단에서도 오늘 좌완을 내보내자고 판단한 거 같다.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고, 오늘 아침에 일어나 연락을 확인한 뒤 평소 루틴 대로 준비했다”며 말을 이었다.

들쑬날쑥한 등판 간격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다. 그는 “오늘이 시리즈 네 번재 경기다. 이 시점에서 등판을 예상하지 못하고 있다면, 그건 직무유기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경기가 시작될 때도 더그아웃이 아닌 불펜에서 나왔던 그는 “준비는 15분에서 20분 정도면 충분하다. 경기 전 여러 가지 운동을 하지만, 기본적으로 불펜 루틴을 지키고 있다. 그래서 지난 몇 달간 컨디션이 좋았던 루틴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말을 이었다.

하트는 이날 등판을 불펜 루틴에 맞춰 준비했다고 밝혔다. 사진= AP= 연합뉴스 제공
하트는 이날 등판을 불펜 루틴에 맞춰 준비했다고 밝혔다. 사진= AP= 연합뉴스 제공

이날 샌디에이고 타선은 2회 4점을 내며 그의 부담을 덜어줬다. 그는 “나는 이걸 ‘여유’라 생각하기보다 ‘공격적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받아들인다. 상대가 나를 실력으로 이기게끔 만드는 것이다. 일부러 주자를 내보내지는 않겠지만, 뒤에 든든한 투수들이 받쳐주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점수 차가 벌어졌을 때 마음가짐에 대해서도 말했다. “경기에 이기기 위해서는 27개의 아웃을 잡아야 한다. 우리가 시도하는 방식이 이례적인 것은 맞지만, 나는 그중 10~12개의 아웃을 잡아내는 역할을 다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샌디에이고는 이번 4연전 투수진의 활약을 앞세워 샌프란시스코에 3승 1패 위닝시리즈를 거뒀다. 하트는 “우리 팀은 정말 강한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도 그렇게 해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는 계속해서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경기는 트레이드 마감 직전 치른 마지막 경기이기도 했다. 한때 마무리 메이슨 밀러와 결별 가능성도 제기됐던 샌디에이고는 최근 좋은 성적을 내면서 ‘바이어’로 돌아설 가능성이 커졌다.

하트는 “에이제이(AJ, AJ 프렐러 단장)와 그 옆에 있는 이들은 정말 똑똑한 사람이다. 팀을 위한 최선의 결정을 내릴 것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파드리스다운 최고의 야구를 하는 것이다. 지난 몇 경기 동안 그래왔듯이 다음 주에도 계속 그렇게 해나갈 생각”이라며 트레이드 마감을 맞이하는 자세에 대해 말했다.

[샌디에이고(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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