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 타구에 그만’ 이정후, 갑작스러운 교체 사유는 사타구니 타박상 [MK현장]

접전 상황에서 팀에서 가장 잘하는 타자를 뺀 것은 이유가 있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는 2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다저스와 원정경기 2번 우익수 선발 출전, 2타수 1안타 1볼넷 기록했다.

볼넷과 안타 한 개씩 기록하며 분전했던 그는 1-1로 맞선 7회말 수비를 앞두고 돌연 드류 길버트와 교체됐다.

이정후는 이날 경기 도중 교체됐다. 사진= William Liang-Imagn Images= 연합뉴스 제공
이정후는 이날 경기 도중 교체됐다. 사진= William Liang-Imagn Images= 연합뉴스 제공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갑작스러운 교체였다. 홈팀인 다저스 홍보팀조차 이를 발견하지 못하고 8회초 타석에서 대타 교체됐다고 발표할 정도였다.

교체는 이유가 있었다. 토니 바이텔로 감독은 “파울 타구에 사타구니를 맞았다. 타박상을 입었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6회초 타석이 문제였다. 다저스 우완 에밋 시한을 상대로 8구까지 가는 승부를 벌인 끝에 우전 안타를 뽑았는데 이 과정에서 자신이 때린 파울 타구에 오른쪽 사타구니 부위를 맞았다. 급소와 가까워 자칫 잘못하면 큰 부상을 입을 수도 있는 위험한 장면이었다.

이정후는 이 장면에서 잠시 타석에서 벗어나기는 했지만, 특별히 통증을 호소하지는 않았다. 안타로 출루했고, 이어진 6회말 수비에서 타구를 잡지는 않았지만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번 시리즈 숙소에서 머리에 열상을 입은 브라이스 엘드리지가 뛰지 못했다. 만약 엘드리지에 이어 이정후까지 빠진다면 타격이 적지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바이텔로 감독은 엘드리지의 경우 “내일 경기는 출전이 어려울 거 같다 보인다. 보고서가 어떻게 나왔는지는 아직 모르겠다. 계속 상태를 봐야할 거 같다. 의료진이 기대하거나 예상했던 것만큼 회복 속도가 빠르지는 않은 거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샌프란시스코는 다저스에 1-3으로 지며 원정 3연전을 스윕당했다. 이정후가 빠진 후 7회와 8회 한 점씩 내줬다.

가장 큰 문제는 오프너 이후 등판한 에밋 시한(5 1/3이닝 1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을 공략하지 못한 것이었다. 이정후를 제외한 모든 타자들이 그를 상대로 출루하지 못했다.

바이텔로는 “스트라이크존 안팎을 자유자재로 공략했다. 안쪽과 바깥쪽을 적절히 섞어가며 좋은 공을 던졌다. 타자들이 한 구종에 적응해서 대처하지 못하게 유도에 말려들며 쫓아가는 스윙을 하게 만들었다. 우타자 상대 슬라이더가 좋았고, 패스트볼을 낮게 제구하는 것이 관건이었을텐데 우리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며 패인을 분석했다.

맷 윌킨슨은 이날 5이닝 무실점 호투했다. 사진= William Liang-Imagn Images= 연합뉴스 제공
맷 윌킨슨은 이날 5이닝 무실점 호투했다. 사진= William Liang-Imagn Images= 연합뉴스 제공

샌프란시스코 선발 맷 윌킨슨도 5이닝 3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바이텔로는 “정말 훌륭했다. 워낙 잘 던져줘 경기 운영에 어려움이 없었다. 위기 조짐이 보일 때마다 상황을 잘 마무리했다”며 호평했다.

유일하게 아쉬운 점은 오랜만에 선발 등판이라 많은 공을 던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바이텔로는 “지난 몇 주간 투구 수가 62~63구 정도를 넘기지 않았다”며 5이닝 76구 만에 교체한 이유를 설명했다.

윌킨슨은 “콜업 이후 가장 좋은 투구였다. 네 가지 구종 모두 스트라이크존에 잘 들어갔다. 마운드에 오를 때 네 가지 구종을 모두 활용해 정면 ​​승부하자는 마음가짐이었는데, 그게 오늘 잘 맞아떨어진 거 같다. 좋은 공을 던지면 좋은 결과가 따르는 법이다. 상대가 누구인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며 다저스 타선을 압도한 비결을 설명했다.

윌킨슨은 일정상 남은 시즌 한 차례 더 선발 등판이 가능하다. 바이텔로는 이와 관련해 “다 같이 논의할 것이다. 몇몇 선수들의 경우 하루하루 상황을 지켜봐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하면서도 “분명 그는 그럴 자격을 증명해 보였다”며 선발 로테이션에 남을 자격이 충분함을 인정했다.

콜업 이후 선발과 불펜 모두 경험한 윌킨슨은 “팀에 계속 남아 승리에 기여할 수만 있다면, 팀이 필요로 하는 어떤 역할이든 상관없다. 1이닝을 던지든 5이닝을 던지든, 그런 건 전혀 중요하지 않다. 마음가짐은 똑같다. 결국 이기느냐 지느냐의 문제다.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되려고 노력할 뿐”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로스앤젤레스(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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