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통산 112승을 거둔 투수다웠다. 카를로스 카라스코(LG 트윈스)가 관록투를 뽐냈다.
카라스코는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26 프로야구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 LG의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78승 1무 65패를 기록, 4위로 정규리그를 마친 LG는 이날 비기거나 이길 경우 3위 KIA 타이거즈(79승 2무 63패)가 기다리고 있는 준플레이오프로 향할 수 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4위에게 1승을 부여하고 시작하는 까닭이다.
하지만 이날 전까지 분위기는 좋지 못했다. 정규리그 최종전까지 KIA와 치열하게 3위를 놓고 격돌했지만, 끝내 패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 도전을 마치고 뒤늦게 돌아온 고우석이 규정상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고, 마무리 손주영마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이런 상황에서 LG는 선발투수로 카라스코를 낙점했다. 카라스코는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우완투수다. 2003년 국제 아마추어 자유계약으로 필라델피아 필리스에 지명된 뒤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뉴욕 메츠, 뉴욕 양키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등을 거쳤다. 빅리그 통산 성적은 343경기(1704이닝) 출전에 112승 105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4.24. 클리블랜드 유니폼을 입고 있던 2017시즌에는 18승을 거두며 아메리칸리그 다승 1위에 올랐다.
KBO리그에서의 활약도 좋았다. 약셀 리오스의 대체 선수로 후반기 도중 합류한 뒤 11경기(60이닝)에서 6승 3패 평균자책점 4.05를 적어냈다. 두산과는 KBO리그 데뷔전이었던 8월 1일 일전에서 만나 7이닝 2탈삼진 무실점 퍼펙트 피칭을 선보인 바 있다.
경기 전 염경엽 LG 감독은 “카라스코는 투구 수, 이닝에 제한을 두지 않을 것이다. 상대 선발 곽빈과 얼마나 대등하게 가느냐가 중요하다”며 “5이닝 이상 끌어주길 바라지만 상황에 따라 불펜을 가동할 수도 있다”고 선전을 기대했다.
그리고 카라스코는 사령탑의 기대에 완벽히 부응했다. 1회초 선두타자 박찬호의 중전 안타와 안재석의 2루수 땅볼로 1사 2루에 몰렸으나, 유니오 세베리노를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이후 박찬호의 3루 도루로 2사 3루와 마주했지만, 양의지를 삼진으로 솎아냈다.
2회초에도 실점하지 않았다. 김민석에게 유격수 방면 내야 안타를 내줬으나, 강승호를 중견수 플라이로 잠재웠다. 이어 정수빈을 3루수 직선타로 이끌었고, 미처 귀루하지 못한 김민석마저 아웃되며 이닝이 마무리됐다. 뒤이은 3회초에는 윤준호(유격수 플라이), 조수행(중견수 플라이), 박찬호(유격수 땅볼)를 막아내며 이날 자신의 첫 삼자범퇴 이닝을 완성했다.
4회초에도 깔끔했다. 안재석(3루수 땅볼), 세베리노(삼진), 양의지(중견수 플라이)를 묶었다. 5회초에는 김민석(1루수 땅볼), 강승호(3루수 땅볼), 정수빈(삼진)을 제압했으며, 6회초에도 선두타자 윤준호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다. 이후 후속타자 조수행에게는 볼넷을 범했지만, 박찬호를 중견수 플라이로 요리했으며, 조수행의 2루 도루로 이어진 2사 2루에서는 안재석을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단 마무리는 다소 아쉬웠다. 7회초 세베리노, 양의지에게 각각 중전 안타, 우전 2루타를 맞으며 무사 2, 3루와 마주했다. 그러자 LG 벤치는 좌완 존 케네디로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케네디가 승계주자 한 명에게 홈을 내주며 자책점은 1점으로 남았다.
최종 성적은 6이닝 4피안타 1사사구 3탈삼진 1실점. 총 투구 수는 84구였다. 카라스코의 이런 역투에 힘입은 LG는 7회말 현재 2-1로 앞서있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