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 한마디가 방향을 틀었다. “이건 너희 드라마야” 그녀는 막 입성한 배우였고, 상대는 송혜교였다.
김히어라가 7일 방송된 채널A ‘4인용 식탁’에 출연해 ‘더 글로리’ 비하인드와 배우로서의 감정을 고백했다. 주연 서사 없이도 감정 중심에 서 있던 김히어라의 이야기는 의외로 ‘눈빛’에서 시작됐다고 밝혔다.
“첫 드라마가 ‘괴물’이었어요. 시체 연기를 했는데 촬영 감독님이 ‘자주 볼 것 같다’고 하셨어요.” 이야기는 거기서 시작됐다. 이어진 오디션에서 “네 눈X이 보통이 아니야”라는 말을 들었고, 그렇게 ‘더 글로리’로 이어졌다.
그 작품에서 송혜교는 사전 리딩 날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이 드라마는 너희 드라마야. 너희가 잘해야 내가 살아.” 그 말을 듣던 순간, 김히어라는 흔들렸다고 했다. “아무나 저 자리에 가는 게 아니더라고요.” 함께 출연한 배우 임지연도 “이번에 못하면 진짜 안 돼, 부탁해”라고 말했을 만큼, 분위기는 절실함으로 가득했다. 그건 무게였다. 자신이 짊어져야 할 것도, 함께 나눠지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느껴졌다.
예민했던 촬영장의 잔상도 떠올렸다.
“너무 예민한 신들을 찍고 나면 밥도 잘 안 넘어갔어요. 어느 날엔 상추 달라고 했는데 저도 모르게… 눈빛이 너무 진지했던 거죠.” 매니저가 “그 눈빛 안 돼. 오해받아”라고 제지했고, 그녀는 웃으며 사장님께 사과했다. 그 순간에도 캐릭터는 머릿속에 있었다.
드라마속에 시간은 끝났지만, 말들은 남았다. 배역은 끝났지만 감정은 여운으로 남았고, 김히어라는 지금도 그 무게를 껴안고 있었다. 그 무게가 연기를 밀었고, 연기는 다시 사람을 바꿨다.
김히어라는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에서 악역 ‘이사라’로 강한 인상을 남겼고, 이후 ‘경성크리처’와 다수 작품에 출연하며 독보적 캐릭터 소화력을 인정받았다.
현재는 방송·예능에서도 활발히 활동 중이다. 지난 6월26일 서울 종로 유니플렉스 1관에서 열린 뮤지컬 ‘프리다’ 프레스콜, 그는 2년 전보다 더 단단하고 진중한 얼굴로 관객 앞에 섰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