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을 비롯해 나이와 지역, 학벌 등을 모두 숨기고 ‘베일’ 뒤에서 오로지 ‘노래’로만 승부를 보는 ‘글로벌 오디션 프로그램’이 탄생한다. 아시아 최고의 ‘보컬리스트’를 가리는 ‘베일드컵’에 가기 앞서 전초전으로 펼쳐진 ‘베일드 뮤지션’은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수 있을까.
12일 오후 서울 목동 SBS 사옥에서 SBS 스튜디오 프리즘 신규 오디션 예능 ‘베일드 뮤지션’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자리에는 에일리, 폴킴, 신용재, 몬스타엑스 기현, 볼빨간사춘기(안지영), 키스오브라이프 벨, 최다니엘, 이홍희 PD가 참석했다.
글로벌 보컬 프로젝트 ‘베일드 뮤지션’은 대한민국을 포함해 아시아 여러 개국에서 동시에 펼쳐지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베일 뒤에서 외모, 나이, 지역, 학벌 등을 모두 감추고 오로지 목소리와 음악성만으로 승부하는 서바이벌로, 한국편을 비롯해 일본, 중국, 태국, 베트남, 필리핀, 몽골, 라오스, 인도네시아까지 총 9개국에서 진행된다.
현재 JTBC ‘히든싱어4’를 비롯해 SBS ‘우리들의 발라드’ 등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이 방영되는 가운데, 후발주자로 나선 ‘베일드 뮤지션’의 주요 포인트 중 하나는 ‘음악 본질에 집중한 서바이벌’이라는 점이다. 베일 뒤에서 실루엣만 보이는 상태로 가창하며, 무대 전후 대화 범위도 극히 제한적이다. 오직 탈락자만 본인의 선택에 따라 얼굴 공개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이 PD는 “얼굴 공개 부담이 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실력은 뛰어나지만 조건 때문에 실력을 뽐내지 못하는 사람을 위해 얼굴 공개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떨어졌지만, 자기의 실력을 뽐냈고 심사위원으로부터 객관적으로 냉철한 평가를 받은 걸로 감사하면서 공개하는 분도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불합격의 불이 뜸에도 참가자가 준비한 노래를 계속 부르는 것과 관련해서는 “참가자들이 곡 한 곡을 소화하기 위해서 소요했던 시간과 노력이 있다고 생각 했다. 이 곡을 하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과 노래를, 평가가 끝났다고 끊어버리는 것이 더 안타깝다고 느껴졌기에 완곡을 했으면 했다. 그래서 뒤에서는 심사 상황이 어떠한지 못 느끼도록 시스템적으로 해놨다. 노래를 부르다 보면 꺼지는 것들이 자기들의 감정선이나 노래 전달에 지장이 있을까 봐 최소화 하려고 노력했다. 불이 꺼진지도 모르고 노래를 부른다. 참가자에 대한 준비에 대한 존중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본 심사에 앞서 ‘베일드 뮤지션’에 참여했다고 밝힌 최다니엘은 “제가 심사위원 몰래 몰래 베일 뒤로 가서 노래를 부르고 심사를 받은 바 있다. 두 마디 불렀다가 탈락이 됐는데, 저는 탈락이 됐는지도 몰랐다. 편하게 불렀고 완창할 수 있다는 것이 후련함을 느꼈다. 제 마음대로 뒤집어 놓고 왔고, 그게 생각보다 좋았던 기억이 있다”고 덧붙였다.
심사위원 라인업도 화려하다. MC 최다니엘의 진행 속에 폴킴, 에일리, 신용재, 몬스타엑스 기현, 볼빨간 사춘기, 키스오브라이프 벨 등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들이 나선다. ‘베일드 컵’에는 티파니 영, 십센치(10CM), 에일리, 폴킴, 헨리, 아이들 미연이 예정돼 기대감을 한껏 고조시킨다.
심사위원 섭외 이유에 대해 ‘실력’이라고 강조한 이 PD는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보컬리스트이고 참가자를 평가하는 것 자체가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거 같아서 섭외했다. 심사위원 분들의 나이대를 참가자들과 비슷한 연령대와 비슷하게 영한 느낌을 가지고 가고 싶었던 것도 있다”며 “유수의 심사위원도 많지만 저희 심사위원들도 그에 뒤쳐지지 않고, 영하고 참가자와 비슷한 나이대의 심사위원들로 섭외했다”고 전했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기까지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고 밝힌 몬스타엑스 기현은 “참가자분들 노래 정말 잘 한다. 음악에 조금이라도 흥미가 있다면 보시면 후회 안 할 것 같다. 그 분들의 열정에 열심히 심사했다”고 전했다.
“오디션장의 자리가 익숙하다”고 말한 안지영은 “심사위원을 선택한 이유는 그때의 향수를 느껴보고 싶다, 다시 그 자리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거 같다. 참가자 분들을 합격을 드리는 기준은 숨길 수 없는 타고난 재능과 끼였다. 그걸 똑똑하게 자기 방식으로 해석하는 분들께 합격을 드렸다”고 했으며, 아이돌로 데뷔하기 전 작곡가 생활을 2년 정도 했었다고 밝힌 벨은 “프로듀서와 스태프, 디렉터 역할을 했던 경험이 있었기에, 아이돌을 하기까지 구축해 온 음악 세계와 기준 이런 것들이 ‘베일드 뮤지션’ 심사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하고 진심으로 임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심사를 하지만, 되려 배우는 것도 많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뿌듯하다고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참가자 모두가 실력자이고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들이라고 거급 강조한 에일리는 “참가자 사이에서도 실력이 뛰어나고, 귀에 더 많이 들리고, 마음과 머릿속에 남아도는 사람들이 더 좋은 결과를 얻는 거 같았다”며 “초반보다 지금 심사 기준이 바뀐 것이 저희가 7명이서 라운드를 지날 때마다 드렸던 피드백을 잘 소화하고 고쳐나갔는지에 대해 많이 봤다. 피드백 반영이 안 된다든지, 이 이상 좋은 무대를 보여드리지 못할 거 같다 생각이 들 때 탈락 버튼을 눌렀다”고 전했다.
이어 “‘베일드 뮤지션’은 못하고 잘하고를 붙이고 탈락시키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사람을 뽑는 거여서, 참가자분들을 우선 적으로 응원해 주셨으면 한다. 심사위원 분들께서 따끔한 충고를 하더라도 미워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심사위원으로 나선 신용재 또한 “참가자들의 실력이 기본적으로 출중하다. 거기에 보태서 각자의 색을 내는 뮤지션들이 많다. 참가자 분들이 회차를 거듭하면서 성장하는 모습도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각국에서 뜨거운 서바이벌을 거쳐 선발된 각국의 ‘베일드 뮤지션’ TOP3는 내년 1월 ‘베일드 컵’이란 타이틀로 모두 모여 진정한 보컬 최강자를 가린다. ‘베일드 뮤지션’은 8주 여정 후 국가별 TOP3가 K팝 본진 대한민국에 모여 아시아 최고를 가르는 동시에, ‘단순한 오디션’을 넘어 글로벌 음악 교류의 플랫폼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한국 편은 SBS 프리즘스튜디오에서 제작을 하지만, 각 나라에서는 각 나라의 플랫폼에서 제작하고 있다고 말한 이 PD는 “세트라든지 심사 방향, 로고 등과 같은 요소들은 저희 측에서 컨설팅을 하지만 각 나라를 대표하는 TOP3는 각 나라에서 뽑는다”며 “베일드 컵에서 심사 기준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K팝 노래 가사를 영어로 바꿔서 한다든지와 같은 고민을 계속 하고 있다. 한국 참가자들에만 특혜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고, 기존 곡이 아닌 새로운 곡을 다 같이 미션처럼 해서 한 곡을 소화한다든지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우승자 혜택에 대해서는 “아직 어떻게 구성될지 모르겠지만, 일단 우승자에게는 SBS 인기가요 출연해서 무대 할 수 있는 혜택을 주려고 한다. 드라마 OST 가창은 물론이고, 1등뿐 아니라 TOP7가 될지 TOP6가 이 될지 모르겠지만, 일정 부분 국가를 돌면서 하는 아시아 투어 공연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벨은 “국적 외모 성별 모든 것과 관계없이 공평한 기회가 주어지는 너무 취지의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을 찍으면서 개인적으로 성장하고 배운 것도 많다. 다양한 감정을 느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 PD는 “한국 편 뿐 아니라 다른 국가의 보컬 국가대표도 궁금해해 주시면 좋을 거 같다. 최종적으로 여기서 뽑힌 보컬리스트가 ‘베일드 컵’의 아시아를 대표하는 보컬이 될지도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베일드 뮤지션’은 SBS 프리즘스튜디오가 제작, 켄버스가 기획하며 스포티파이가 공식 파트너로 나선다. ‘베일드 뮤지션’은 12일 넷플릭스에서 매주 수요일 8주간 공개되며, ‘베일드 컵’은 내년 1월 SBS에 편성된다.
[금빛나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