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투자’까지 시도하게된 여성 직장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여성 연대 서사’의 맛을 높인 ‘달까지 가자’MBC 드라마 왕국의 위상을 다시 한번 드높일 수 있을까.
16일 오전 서울 상암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MBC 새 금토드라마 ‘달까지 가자’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이선빈, 라미란, 조아람, 김영대 배우, 오다영PD 등이 참석했다.
‘달까지 가자’는 월급만으론 생존할 수 없는 흙수저 세 여자가 코인 투자에 뛰어들며 벌어지는 하이퍼리얼리즘 생존기를 그린 드라마로, 장류진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소설을 읽었을 때 여성 직장인들의 공감대를 살리면서, 이 사람들이 어떻게 서로 뭉치고 행복을 꿈꾸면서 살 수 있는지를 고민했다”고 말한 오다영 PD는 “타임슬립도 아니고, 사이코패스 살인마가 나오는 것도 아닌, 이 작은 이야기를 가지고 어떻게 드라마를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원작도 그렇고, 캐릭터들의 말맛과 심리를 거의 그대로 가져와서 말맛을 살리고자 했다”며 “주인공 설정을 많이 바꾸지는 않고, 연령을 다양하게 해서 여성 공감대를 작품에 다양하게 해보자는 싶었다. 이를 바탕으로 다양하게 각색을 시도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불안정한 고용 환경, 직장 내 만연한 부조리, 쥐꼬리만 한 월급, 늘어나는 가계 빚 등 긍정적인 무언가를 기대할 수 없는 현실 속 정다해(이선빈 분) 강은상(라미란 분) 김지송(조아람 분) 자칭 ‘무난이들’이라는 이름으로 뭉친 비공채 직원들이 펼치는 현실감 넘치는 스토리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예정이다.
많은 소재 중에서 ‘코인 투자’를 활용한 것에 대해 오다영 PD는 “젊은 친구들이 직장 생활을 하는데,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하지 않느냐. 세 분이 보이는 직장인의 생활이, 비공채를 설정한 것도, 세 명의 배우들이 따로 외딴섬처럼 하면서 의지하게 된다”며 “동기들끼리 끌어주는 거 없이, 승진을 보장받지 못하고 사는데, 어떻게 하면 잘 살고 행복할 수 있을까를 궁리하는 와중에 경제적 기반을 위해 코인을 하게 된다. 사실 시대적 배경을 현재로 안 하고 2017년에서 2018년으로 한 것이, 당시에는 코인이 지금처럼 대중화되지 않고, 낯설게 생각하던 시기”라고 설명했다.
“낯설지만 그만큼 행복한 곳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 행복하고자 하는 여성 직장인들의 소재일 뿐”이라고 강조한 오다영 PD는 “코인으로 대박이 나는 주제로 한 것이 아니다. 사행성을 생각할 수 있지만, 하나의 소재일 뿐 메인 주제가 아니다. 그런 우려가 나올 걸 알지만, 지켜보시면 걱정을 덜고 여성 직장인의 행복을 바라는, 현대적인 소재일 뿐이고, 대본대로 연출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직장인들의 공감’을 앞세운 만큼, 오다영 PD가 캐스팅에 신경쓴 부분은 ‘호감형 배우’였다. 실제로 호감형 배우들을 모셨다고 자신하기도. 조아람은 ‘달까지 가자’ 출연을 결심한 이유에 “대본이 빠르게 읽혔다. 연대가 다른 이 세 캐릭터가 우정을 쌓는 것 분 아니라 위로를 받고 추억을 쌓는 과정이 잘 그려져서 모두가 재밌게 잘 보시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으며, 이선빈은 “대본에 묘한 매력을 느꼈다. 저는 주식이나 코인에 무지한 사람이다. 그 안에 스토리들이 너무 좋아하는 결로 흘러갔고, 서로 각기 다른 세 명의 우정, 제일 매력 있게 생각했던 점은 각기 다른 세대가 가진 고민이 다를 것이고, 해결 방법이 다를 것이라고 고민했던 지점들이 대본에 녹아있더라. 무엇보다 라미란 선배님과 조아람, 김영대까지, 안 할 수 없는 조합이었다. 너무 매료 됐었고, 현장에서 의지하면서 할 수 있을거라고 믿었다”고 설명했다.
“세 여인이 복작복작하는게 그리웠던 거 같다”고 말한 라미란은 “이선빈과 조아람이 같이 했을 때 시너지가 잘 살 거라고 생각했다. 직장인이나 코인을 잘 모르는 수준인데, 같이 놀고 싶었다. 북적대는 현장이 그리웠던 거 같다. 실제로 찍으면서 그걸 충분히 충족했다. 이 조합이라면 안 할 이유가 없었다. 분명히 재밌을 거라고 생각했고, 무엇보다 이선빈의 흐름이 좋은데 ‘여기에 올라타야겠다’는 마음으로 하게 됐다.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고백했다.
다만 이와 함께 다음에는 ‘여자’가 아닌 ‘남자’와 호흡을 맞추고 싶다고 고백하기도. 라미란은 “여자들끼리 나오는 걸 많이 찍었다. 예능도 찍었고”라며 “이제는 남자배우와 뭘 하는 걸 찍고 싶다. 여성들이 합이 잘 맞나보더라. 하면 재밌고 좋은데 이제는 남성들과 하고 싶다”고 진심을 전했다.
‘청일점’ 김영대는 “세 분은 연기 시작 전과 끝이 똑같아서, 그 사이에 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득이 많은 작품이었다. 개인적으로 함박사라는 캐릭터도 매력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돈이 아닌 ‘꿈’을 쫓는 마론제과 빅데이터 TF팀 함지우(김영대 분) 이사와 정다해 사이에 피어나는 로맨스 기류는 ‘설렘’ 한 스푼을 선사하며 벌써부터 마음을 간질일 예정이다.
실제로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살짝 지친 기색을 보인 김영대는 “현장에서 기가 많이 빨렸다. 세 분 모두 연기 시작 전부터 역할들에 동화돼 있기에, 연기를 한다는 생각을 못했다. 카메라가 돌고 있다는 걸 모를 정도였기에, 저만 정신을 똑바로 차리면 됐었다”고 귀띔했다.
이선빈은 마론제과 홍보마케팅팀 비공채 직원 정다해 역을 맡는다. 불안한 고용 환경과 쥐꼬리만 한 월급, 공채 직원과의 암묵적인 차별 속에서도 버티는 근성을 갖고 있다. 그저 ‘돈을 벌고 싶다!’라는 일념 하나로 낙이라고는 없는 직장 생활을 이어가던 다해는 직장 동료 은상의 제안에 희망을 품고 코인 열차에 몸을 싣는다. 라미란은 언제나 돈 벌 궁리를 하지만 정작 번 돈 없이, 참으로 많이 망해본 경험을 자랑하는 ‘강은상’ 역을 맡아 능청스러운 연기를 선보이며, 조아람은 ‘오른손이 쓴 돈은 왼손도 쓰게 하라’를 인생 신조로, 오늘에 최선을 다하는 ‘욜로의 대표주자’ 김지송을 연기한다.
이선빈은 ‘여성연대’를 앞세운 ‘달까지 가자’에 대해 “촬영 스케줄이 굉장히 타이트했다. 저도 사람이다 보니 체력도 떨어지고 힘들 때가 있었다. 잠을 2~3시간 밖에 못 잤음에도 불구하고 ‘’무난이들‘을 만나면, 저 이선빈이 살더라. 자양강장제 같은 존재였고, 이렇게 의지를 할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유대관계가 쌓이고 의지하게 됐다. 큰 힘이 됐다”고 세 여배우들의 돈독한 우정을 자랑했다.
조아람은 “작품 선택 이유가 연대가 세 여자들이 서로 위로를 받고 공감을 하면서 끈끈한 우정을 다져가는 것이 좋았다. 제가 평소 낯도 많이 가리고 소심한 편인데, 지송이라는 캐릭터가 텐션도 높고 깨발랄한 친구다. 늘 텐션이 높아야 해서 잘할 수 있을까 걱정도 맞닿았는데, 현장 도착하자마자 스태프들과 두 배우 언니께서 잘 이끌어주시고 분위기를 잘 만들어주셔서 지송이가 돼 있더라”고 애정을 전했다.
’달까지 가자‘는 방송 전 벌어졌던 티저 논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달까지 가자’는 1차 티저 영상이 공개된 직후 “중동 문화를 희화화 했다”는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1980~1990년대 유행했던 유명 아이스크림 광고를 패러디한 장면이 주연 배우 이선빈, 라미란, 조아람, 김영대가 알라딘 콘셉트의 의상을 입고 춤을 추는 장면이 현 시대의 감수성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비판에 직면한 것이다.
특히 티저 공개 직후 다수의 아랍권 시청자들은 “자신들의 문화를 희화화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에 당시 제작진은 “본 드라마의 스토리가 제과 회사를 배경으로 한 점에 착안하여, 1980~90년대의 유명 아이스크림 광고를 패러디해 제작하게 됐다”며 “타 문화권에 대한 입장을 고려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앞으로는 이런 부분에 좀 더 세심하고 신중함을 기해서 불편함이 없도록 주의를 기울이겠다”는 공식 입장을 전했다.
오다영 PD는 방송 전 이와 같은 논란에 대해 “재고의 여지가 없이 저희가 섬세하게 작업을 했어야 했다는 점에서, 조금 더 반성의 태도를 보여야 하지 않을까 했다. 좋은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를 했왔는데, 앞선 지적을 통해 문제를 제대로 깨달았고, 다양한 부분에 있어서 인지적 감수성을 섬세하게 길러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다시 한번 고개 숙였다.
김영대는 ‘달까지 가자’에 대해 “저희 드라마는 세 분의 케미로서 끌어가는 재미를 느꼈으면 한다. 가볍게 실컷 웃을 수 있는 그런 장면도 있기에, 보시기에 스트레스를 날리고 행복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으며, 이선빈은 “볼거리가 다양한 드라마다. 너무 재밌는 에피소드는 당연하고, 로맨스 적인 부분도 재밌게 나온다. 여자 세명의 케미와 우정, 현생을 열심히 살아가는 분들의 공감포인트도 있으니 위로받으면서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관전포인트를 짚었다.
라미란는 우려의 지점에 대해 언급했다. “우려가 되는 것이 (코인) 상담 의뢰가 들어올까봐 약간 떨린다”고 말한 라미란은 “저희가 또 행복한 결말을 맞이할 수 있을지 궁금하게 지켜봐 주시면 좋겠다. 그 이후에 저를 찾지 말아달라. 더 모른다”고 너스레를 떤 이후 “매씬 눈물이 날 번한 신이 많다. 코 끝이 찡해지는 장면도 많았다. 다양한 모습이 있으니 다채롭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달까지 가자‘는 오는 19일 밤 9시 50분 첫 방송된다.
[금빛나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