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혁 감독 “어려운 시절 쓴 ‘오징어 게임’…인기에 얼떨떨” [MK★인터뷰①]

K-콘텐츠가 전 세계의 사랑을 받는 가운데, ‘오징어 게임’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은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다. 넷플릭스를 통해 83개국에 공개된 ‘오징어 게임’은 80개국에서 1위를 차지하며 전 세계적으로 흥행 중이다.

“잘하자고 만들었고, 내친김에 세계 1위를 하자고 만들었지만, 뜨거운 반응에 꿈인가 생시인가 싶다. 이렇게까지 잘될 줄 저도 몰랐다.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 일어나니까 저도 얼떨떨하다. 멍한 상태인 기분이다. 해외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는 넷플릭스와 함께해서 그런 것도 있고, 최대한 단순하고 그것에 목숨을 건다는 것이 주목을 끈 것 같다. 또 전 세계가 코로나 때문에 힘들지 않나. 구조적인 문제, 경제적 문제로 인해 더 공감해주신 게 아닌가 싶다.”

황동혁 감독이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넷플릭스
황동혁 감독이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넷플릭스
특히 해외 시청자 반응을 보면 자본주의 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는 점에 공감이 많이 하고 있다. 현재 사회 시스템의 문제에 대해 세계적으로 공감하는 이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전 세계 어느 나라든 지금 힘든 상황이다. 코로나 팬더믹이 빈부격차를 더 벌려 놨다. 그래서 많은 분이 공감을 하는 것 같다. 이 작품에 공감하는 게 작품으로는 좋지만, 사회적으로는 아쉽다. 기훈이 비행기를 타지 않고 전화기에 ‘나는 말이 아니야. 사람이야. 너희가 왜 이런 짓을 하는지 알아야겠어’라는 마지막 대사를 통해 우리는 말이 아니고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세상에 시스템과 경쟁의 구도를 우리가 알아야 하고 궁금해하고 분노해야 한다는 걸 기훈의 입을 통해 말하고 싶었다.”

‘오징어 게임’은 황동혁 감독의 전작 ‘마이 파더’ ‘도가니’ ‘수상한 그녀’ ‘남한산성’ 등과 대비될 정도로 이질적이었다. 큰 도전이었을 ‘오징어 게임’을 어떻게 기획하게 됐을까.

“저는 항상 전작보다 이질적인 작품을 해왔다. 다음 작품을 할 때는 늘 전작이 생각 안난다고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오징어 게임’을 처음 생각한건 2008년이다. 제가 경제적으로 힘들었던 시기다. 생활비도 부족해서 빚도 생기고 했을 때다. 어려운 시절에 데스 게임에 출연한다면 어떻게 될까 생각을 하다가 만든 거다. 성기훈, 조상우 등 캐릭터들은 저 자신을 생각하면서 준비한 것 같다. 저 안에 있는 다른 자아를 꺼내서 만들었던 것 같다. 기훈과 상우는 저의 두 모습을 생각하고 만들어서 사람들이 기훈과 상우를 보면 저의 모습이 보인다고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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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성기훈의 과거는 현실에서의 쌍용차 해고노동자를 암시하는 것처럼 보였다. 성기훈 캐릭터를 왜 이렇게 설정했고,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던 걸까. “쌍용차 문제는 기사로 계속 접했다. 구조조정에 따른 파업, 실직, 소송, 해고자들, 가족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걸 우린 접해왔다. 기훈이를 만들 때 중산층 평범한 노동자가 이 사회에서 해고당하고, 이후 자영업의 실패로 밑바닥으로 떨어질 수 있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평범하게 직장을 다니던 사람도 밑바닥으로 갈 수 있는 힘든 사회라는 걸,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그렇다는 걸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그렇게 만들어 봤다.”

456억원의 상금을 두고 목숨을 건 게임. 종목은 70~90년대 대한민국에서 흔히 하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달고나 뽑기, 구슬치기, 오징어 게임 등으로 이뤄졌다. 게임 종목과 순서 배치가 계산적으로 들어가 극의 재미를 배가시켰다.

“첫 게임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로 했다. 수백 명이 하는 동시에 가장 충격적인 게임이 뭘까를 생각하다가 생각났다. 수백명이 운동장에서 하고, 무수히 죽어났을 때 충격적일 것 같아서 첫 번째에 배치했다. 제목인 오징어 게임은 마지막에 배치하려고 했다. 두 주인공이 목숨을 걸고 했으면 어떨까 생각해서 뒤에 배치했다. 순차적으로 업 앤 다운 있게 배치했다.”

동심의 게임이 등장하는 가운데, 유리 징검다리 건너기는 약간 의아함을 자아냈다. 자칫 생뚱맞게 느껴졌던 게임은 기훈과 상우의 가치관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였다고 말했다.

“어릴 적에 징검다리를 건너서 학교에 갔었다. 어떤 다리는 흔들려서 잘못 디디면 물에 빠지곤 했다. 어떻게 보면 제가 말하고 싶은 의도 있어서 만들었다. 징검다리는 필승 비법이 없다. 누군가 희생해서 길을 터줘야 건널 수 있다. 앞에 희생을 통해 보고 피하거나 안전하게 길을 건널 수 있다. 세상에 살아나온 승자는 패자들 시체 위에 서 있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또 기훈과 상우가 길을 건너고 싸우는 것도 가치관의 차이다. 그 가치관의 차이도 보여주고 싶었다.”

[김나영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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