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대통령’ 허재가 후배 서장훈과의 국가대표 시절을 떠올리며 지금으로선 상상하기 어려운 뒷이야기를 전했다. 최고의 센터로 군림했던 서장훈 역시 막내였던 시절에는 선배들의 양말 빨래를 도맡았다는 고백이다. 단순한 굴욕담이 아니라, 그 시대 농구판의 분위기와 위계가 고스란히 담긴 회상이었다.
13일 방송된 MBN ‘속풀이쇼 동치미’에서는 ‘누가 나보고 한물갔대?’를 주제로 출연진들의 솔직한 토크가 이어졌다. 이날 허재는 자신의 선수 시절을 돌아보며 국가대표 팀 내 위계와 분위기에 대해 털어놨다.
허재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이미 청소년 국가대표였다. 대학생 형들 사이에서 유일한 고등학생이었고, 대학 2학년 때 농구대잔치 우승까지 하면서 형들 눈초리가 더 따가웠다”며 “그래서 싹수없다는 말도 많이 들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후배 서장훈의 막내 시절로 이어졌다. 김용만이 “서장훈이 막내 때 양말 빨래 담당이었다는 게 사실이냐”고 묻자, 허재는 “룸메이트였으니까”라며 담담하게 인정했다. 지금은 상상하기 힘든 장면이지만, 당시에는 특별할 것도 없는 일상이었다는 설명이다.
허재는 “그때는 호텔에 가도 예산을 아끼느라 막내들이 직접 빨래를 했다. 시합 끝나고 들어와서 욕조에 다 넣고 세제 뿌리고 발로 밟으면서 샤워하듯 빨았다”며 “나도 선배 이문규 선수 양말을 빨았다”고 덧붙였다. 선후배를 막론하고, 막내라면 누구나 거쳐야 했던 과정이었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그 시절엔 그런 문화가 당연했다. 힘들긴 했지만, 팀 안에서 배우는 것도 많았다”고 회상했다. 서장훈 역시 그런 환경 속에서 성장해 훗날 한국 농구를 대표하는 센터로 자리 잡았다는 점에서, 해당 에피소드는 웃픈 추억담으로 받아들여졌다.
한편 허재는 이번 방송을 통해 선수 시절의 화려한 기록 이면에 숨겨진 인간적인 순간들을 풀어내며, 농구계 선후배 문화와 시대상을 함께 전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