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수염을 기른 정우성과 ‘4관왕’에 오른 현빈이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섰다. 한 사람은 버텨온 시간을 얼굴에 새긴 채였고, 다른 한 사람은 완성된 시간을 성적으로 증명했다. 두 배우가 만들어낸 대비는 말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남겼다.
현빈과 정우성은 15일 오전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디즈니+의 오리지널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의 제작발표회에 참석하며 ‘남 다른 투샷’을 자랑했다.
정우성은 혼외자 논란과 극비 혼인신고 이후 약 1년 만에 제작발표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 행사에 앞서 정우성은 지난 9월 18일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 부산에서 열린 제34회 부일영화상 핸드프린팅 행사에 참석하면서 많은 관심을 모았다.
수염과 콧수염을 기른 모습으로 등장해 시선을 받았던 당시 정우성은 취재진 앞에서 “부산영화제와 부일영화상과 함께한다는 건 늘 즐겁다. 작년 수상자로 오늘 시상할 기회를 맡게 돼 영광”이라며 담담한 소감을 전했다. 디즈니+ 차기작 ‘메이드 인 코리아’에 대해서는 “짧게 설명하기엔 어려운 작품”이라며 말을 아꼈지만, 기대감을 남겼다.
이번 ‘메이드 인 코리아’ 제작발표회는 지난해 11월 혼외자 사실을 인정한 뒤 오랜만에 오르는 공식 행사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았다. 1년 전 정우성은 “모든 질책은 제가 받겠다. 아버지로서의 책임은 끝까지 지겠다”고 직접 고개를 숙인 바 있다. 이후 비연예인 여성과 혼인신고를 마쳤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며, 그의 지난 1년은 그 어느 때보다 묵직했다.
정우성이 부일영화제에서 핸드프린팅을 하는 기간 현빈은 전혀 다른 장면을 만들어냈다. 현빈은 지난 11월 19일 제46회 청룡영화상에서 영화 ‘하얼빈’으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아내 손예진은 영화 ‘어쩔수가없다’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여기에 인기 스타상까지 더해지며 부부는 나란히 ‘4관왕’의 주인공이 됐다.
당시 수상 소감에서 현빈은 “존재만으로 힘이 되는 와이프 예진 씨와 우리 아들에게 이 영광을 전하고 싶다”고 말하며 가족을 언급했다. 손예진 역시 “좋은 어른, 좋은 배우로 남고 싶다”며 결혼과 출산 이후의 변화를 담담히 전했다.
한쪽에는 조용히 버텨온 시간이 있었고, 다른 한쪽에는 성과로 완성된 시간이 있었다. 같은 배우, 같은 세대, 같은 산업 안에서 두 사람이 보여준 모습은 극명하게 달랐다.
콧수염의 정우성과 4관왕의 현빈, 그 시간들을 지나 ‘메이드 인 코리아’로 만난 그들이 남긴 것은 단순한 근황이 아니라, 시간이 배우에게 남기는 서로 다른 얼굴이었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