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어야 할 이유와 울 수밖에 없는 이유가 동시에 찾아왔다. ‘2025 KBS 연예대상’ 대상 후보라는 인생의 한 장면을 앞두고, 김영희는 가장 먼저 이별을 마주했다. 무대 위에서는 박수를 받았지만, 무대 밖에서는 장례를 치렀다.
김영희는 20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공개홀에서 열린 ‘2025 KBS 연예대상’에서 ‘올해의 예능인상’을 수상했다. 생애 첫 대상 후보에 이름을 올린 그는 수상 소감에서 “나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은 나에게 제일 고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나 무대 위의 박수와 달리, 무대 밖 김영희의 하루는 조용한 이별로 시작됐다. 그는 하루 전인 19일, 반려견 동글이의 장례를 치렀다고 직접 알렸다.
김영희는 개인 계정을 통해 “동글이가 긴 여행을 떠난 날”이라며 “버려지고 학대받아 평생을 뒷다리를 절뚝였지만, 본인은 그걸 모르는 것처럼 누구보다 당당했던 아이”라고 회상했다. 안락사 위기에서 입양해 10년 넘게 함께한 반려견이었다.
특히 그는 “동글아 나 대상 후보래. 기쁜 날 앞두고 가냐”라는 짧은 문장으로 복잡한 심정을 전했다. 축하받아야 할 순간과 보내야 했던 순간이 겹친, 말 그대로 대비의 하루였다.
시상식 무대에서 김영희는 가족과 동료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딸과 남편, ‘황혼 육아’ 중인 어머니를 언급한 뒤 “나를 둥글게 만들어준 선후배들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에게 고마움을 돌렸다.
한편 김영희는 연하의 야구선수 출신 윤승열과 결혼해 슬하에 딸을 두고 있다. 방송에서는 웃음을 전했지만, 그 이면에는 누구나 겪는 상실과 감정이 함께 있었다.
이날 김영희의 수상은 단순한 트로피가 아니라, 기쁨과 슬픔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장면으로 남았다. 웃음 뒤의 침묵까지 포함해, 김영희의 하루는 오래 기억될 순간이 됐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