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자리에 섰는데, 분위기는 겹치지 않았다. 추영우는 키와 비율로 화면을 눌렀고, 신시아는 결이 다른 표정으로 장면을 채웠다. 사진 몇 장만으로도 두 사람의 청춘 멜로가 먼저 시작된 순간이었다.
22일 서울 CGV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시사 및 간담회 현장은 작품보다 먼저 두 배우의 온도로 시선이 갈렸다. 추영우와 신시아는 나란히 섰지만, 같은 블랙 스타일링 안에서도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읽혔다.
추영우는 186cm의 큰 키와 직선적인 어깨 라인이 중심이었다. 군더더기 없는 블랙 수트에 단정한 헤어, 과한 제스처 없이도 프레임을 넓게 쓰는 방식이었다. 몸이 먼저 말하는 타입, 화면 안에서 자연스럽게 ‘지켜주는 쪽’의 이미지를 만든다.
반면 신시아는 실루엣보다 표정과 결이 먼저 들어왔다. 블랙 톤의 의상 위에 더해진 부드러운 헤어와 미세한 표정 변화가 분위기를 바꿨다. 크지 않은 움직임인데도 시선이 오래 머무는 이유였다. 감정을 안으로 모아두는 얼굴, 청춘 멜로의 정서를 담당하는 쪽이었다.
같은 블랙이었지만, 추영우는 ‘길이와 비율’로, 신시아는 ‘결과 밀도’로 장면을 나눴다. 그래서 투샷은 균형이 맞았고, 누가 더 튀지 않아도 이미 이야기가 만들어진 상태였다.
영화 속 설정처럼, 한 사람은 하루를 채워주고 한 사람은 하루를 잃는다.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먼저 보인 건 그 관계의 방향성이었다. 추영우가 바깥에서 감정을 받쳐준다면, 신시아는 안쪽에서 그 감정을 남기는 얼굴이었다. 스크린에 오르기 전부터 이미 완성된 투샷. 이 멜로는 설명보다, 이렇게 서 있는 모습으로 먼저 설득됐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