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함을 덜어낸 자리에서 오히려 시선은 또렷해졌다. 임윤아는 노출이나 장식 대신 ‘정돈된 태도’로 레드카펫의 중심에 섰다. 데뷔 18주년, 보여주기보다 다져온 시간이 선택을 대신한 순간이었다.
29회 춘사국제영화제 레드카펫 행사가 23일 서울 강남구 건설공제조합 CG아트홀에서 열린 가운데, 임윤아가 포토타임에 나섰다. 이날 임윤아의 등장은 과하지 않았다. 대신 한 번 더 보게 만드는 안정감이 있었다.
헤어스타일은 깔끔하게 정리된 로우 포니테일에 가는 앞머리를 더한 구성. 얼굴선을 자연스럽게 살리면서도 과도한 볼륨을 피해 차분한 인상을 완성했다. 데뷔 초부터 이어져 온 ‘단정한 미감’이 가장 현대적인 방식으로 구현된 선택이었다.
메이크업 역시 힘을 뺀 쪽에 가까웠다. 피부는 광을 과하게 살리지 않은 세미 매트 톤으로 정돈했고, 눈매는 아이라인을 얇게 정리해 또렷함만 남겼다. 립은 혈색 위주의 컬러로 마무리해 전체 분위기를 해치지 않았다. 화장으로 앞서기보다 표정이 먼저 보이게 만든 구성이다.
의상은 블랙 미니 드레스. 하이넥 디테일과 심플한 실루엣이 포인트였다. 짧은 기장이지만 노출을 강조하기보다는 선과 균형에 초점을 맞췄다. 허리선 아래로 자연스럽게 퍼지는 스커트 라인과 블랙 스타킹, 미니멀한 힐이 이어지며 전체를 단정하게 묶었다. ‘보여주지 않아도 된다’는 자신감이 읽히는 스타일링이었다.
손동작 하나, 미소 하나에서도 급함은 없었다. 하트 포즈와 턱받침 제스처는 익숙했지만, 과하지 않았다. 카메라 앞에서의 태도 역시 계산보다 경험에 가까웠다. 오랜 시간 레드카펫에 서온 배우만이 갖는 여유였다.
임윤아는 올해 35세로, 2007년 7월 MBC 드라마 ‘9회말 2아웃’으로 데뷔해 18주년을 맞았다. 화려함을 증명해야 했던 시기를 지나, 이제는 덜어내는 선택이 더 많은 이야기를 만든다. 이날 레드카펫 위 임윤아는 그 시간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