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성장 이야기로 자주 불렸던 이름이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배우 조윤희는 ‘엄마’라는 수식어를 잠시 내려놓고, 작품 앞에 선 한 명의 관람객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전시장 안에서 포착된 그의 선택은, 작품과 옷차림까지 자연스럽게 닮아 있었다.
조윤희는 23일 자신의 SNS에 “정수진의 ‘부도위도(不圖為圖)’”라는 짧은 글과 함께 여러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 속 그는 서울 S2A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정수진 작가의 개인전을 관람하며 작품 앞에 서 있다.
눈길을 끈 건 조윤희의 차분한 태도와 스타일이었다. 회색 톤의 니트에 데님 팬츠를 매치한 편안한 차림은 전시장 분위기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졌고, 작품 속 색감과 패턴과도 묘하게 맞아떨어졌다.
일부 사진에서는 작품을 가리키며 설명하듯 손짓을 취하거나, 웃음을 터뜨리는 순간도 담겼다. 전시의 일부가 된 듯한 장면이었다.
이번 전시는 정수진 작가의 개인전 ‘부도위도(不圖為圖)’로, ‘그리지 않는 것을 그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보이지 않는 감정과 무의식, 인식의 흐름을 색과 형태, 질감으로 표현한 신작 유화 18점이 전시되고 있다. 조윤희가 선택한 공간 역시 화려한 메시지보다는 조용한 사유에 가까웠다.
그동안 조윤희는 방송과 SNS를 통해 딸 로아의 성장과 육아 일상을 전하며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날 전시장에서의 모습은 ‘엄마’라는 역할에서 한 발 물러나, 온전히 자신의 취향과 감각에 집중한 순간으로 읽혔다.
작품을 바라보는 시선, 과하지 않은 스타일, 그리고 말 없는 선택. 조윤희의 근황은 설명보다 분위기로 전해졌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