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수비수 박승욱이 포항스틸러스를 떠나 일본 J리그의 시미즈 에스펄스로 이적을 확정했다.
시미즈는 24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박승욱의 이적이 확정됐다. 이적 형태는 완전 이적이다. 정식 계약을 체결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1997년생인 박승욱은 특이한 이력을 소유했다. 세미프로 무대에서 시작해 프로 무대를 밟았다. 2019년 K3리그 부산교통공사 축구단에서 데뷔해 2021년 포항으로 이적하며 프로 데뷔에 성공했다.
박승욱의 가장 큰 장점은 팀의 전술과 상황에 따라 다양한 역할을 맡을 수 있는 멀티성이다. 부산교통공사 시절 중앙 수비수, 풀백,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포항에서도 첫해부터 자신의 강점을 보여줬다. 2023년 12월 김천상무에 입대해서는 실력이 더욱 만개했다. 풀백과 중앙 수비수를 오가며 김천의 돌풍을 이끈 주역이었다. 2024시즌에는 32경기 2도움을 기록하며 K리그1 베스트11에도 올랐다.
가장 큰 기쁨은 국가대표 발탁이다. 지난해 6월 A대표팀에 처음 승선했다. 당시 싱가포르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에서 후반전 교체 출전해 데뷔전에서 데뷔 도움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홍명보 감독 부임 후에는 외면받았으나 지난 3월, 6월 월드컵 3차 예선과 7월 국내에서 열린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김천에서 군 복무를 마친 박승욱은 원소속팀 포항으로 돌아가서도 제 실력을 뽐냈다. 기복 없이 꾸준함을 보여주며 포항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티켓을 따내는 데 큰 힘을 보탰다.
꾸준함과 성실함으로 가파른 성장을 보여준 박승욱은 해외 진출로 새 도전에 나선다. 이번 시즌이 종료된 뒤 여러 국가 팀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아왔다. 중국 슈퍼리그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박승욱의 선택은 J리그 시미즈였다. 시미즈는 한국과 친숙한 팀이다. 안정환이 2002~03년, 조재진이 2004~07년, 이기제가 2012~14년, 황석호가 2018~20년, 오세훈이 2022~24년 활약했다. 한국 선수 외에도 수원삼성에 몸담았던 에디 보스나(2010~11년)와 정대세(2015~20년)의 친정팀이기도 하다.
시미즈는 이번 시즌 J1리그 14위를 기록했다. 41득점 51실점으로 수비가 흔들렸다. 2026시즌을 앞두고 비셀 고베에서 두 번의 우승을 이끌었던 요시다 다카유키 감독을 선임했다. 수비와 압박 전술에 중점을 둔 요시다 감독 체제에서 박승욱의 영입으로 후방을 강화하겠다는 심산이다.
시미즈의 반쵸 야스지 총괄 매니저는 박승욱에 대해 “수비형 멀티 플레이어다. 팀의 수비를 보다 견고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박승욱은 35km/h의 속도로 공격수의 공만 뺏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광범위한 공간을 커버할 수 있다. 첫 해외 진출이기에 우려가 있을 수 있지만, 하루빨리 일본 축구와 문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팬들의 뜨거운 응원과 성원을 부탁드린다”라고 전했다.
새 도전에 나서는 박승욱은 “IAI스타디움(시미즈 홈구장)에서 팬들을 만날 날을 기대하고 있다. 축구선수로서 시미즈는 나의 새로운 도전을 열어준 첫 구단이다. ‘처음’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새롭고 설레는 마음을 주는 말이다. 초심을 잃지 않겠다. 경기장 위에서 제 실력을 보여주고 싶다. 전력을 다하겠다”라고 각오했다.
박승욱을 떠나보낸 포항은 구단 SNS를 통해 “원석으로 입단해 2021년부터 포항의 보물이 된 현재까지 언제나 우리의 자랑이었다. 새로운 무대에서도 반짝일 박승욱을 응원하겠다”라고 작별을 알렸다.
[김영훈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