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시작한 사람은 없는데, 눈치는 이미 돌고 있었다. 데뷔 18년 차 소녀시대 효연이 멤버들 사이에 흐르는 ‘결혼 순서’의 미묘한 공기를 솔직하게 꺼냈다. 그리고 그 끝에는 의외의 고백이 있었다. “제가 제일 먼저 하고 싶다”는 말이었다.
23일 방송된 SBS 예능 신발 벗고 돌싱포맨에서 효연은 소녀시대 멤버들의 결혼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느끼는 부담을 숨기지 않았다. 탁재훈이 “소녀시대는 아직 한 명도 결혼을 안 하지 않았느냐. 서로 눈치 보고 있을 것 같다”고 묻자, 효연은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진짜 눈치 보고 있다. 신경이 쓰인다”고 답했다.
특히 “누가 제일 먼저 결혼할 것 같냐”는 질문에는 망설임이 없었다. 효연은 “제가 하고 싶다. 진짜 갑자기 결혼할 수도 있다”며 웃음을 섞어 말했다. 갑작스러운 고백이었지만, 말투에는 장난보다 솔직함이 더 묻어 있었다.
이날 효연은 연습생 시절의 일화도 함께 풀어냈다. 햄버거 하나를 먹기 위해 반성문 300자를 써야 했던 시절,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어지는 성격”이었다고 털어놓으며 몰래 한강에 나갔던 추억을 떠올렸다. “그 시간에 벙거지나 캡모자를 쓰면 다 연예인이라, 마주치면 서로 뒤돌아갔다”는 말에는 웃음이 터졌다.
데뷔 18년 차, 여전히 함께 이름이 묶이는 그룹이지만 각자의 인생은 조금씩 다른 속도로 흘러가고 있다. 효연의 고백은 결혼에 대한 선언이라기보다, 오래 함께해온 이름들 사이에서 느끼는 솔직한 부담과 기대를 드러낸 순간이었다.
아직 아무도 시작하지 않았지만, 가장 먼저 튀고 싶은 마음. 효연의 말 한마디가 소녀시대의 ‘아직 오지 않은 다음 챕터’를 조용히 건드렸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