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왕과 사는 남자’(이하 ‘왕사남’)가 대망의 1000만 관객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5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왕사남’은 누적 관객 수 959만 명을 돌파하며 거침없는 흥행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의 예매율과 관객 추이를 고려할 때, 이르면 6일 무난하게 1000만 관객을 돌파할 것이 확실시된다. ‘왕사남’이 올해 극장가에 첫 1000만 축포를 쏘아 올리는 순간 쏟아질 다채로운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가장 큰 스포트라이트는 데뷔 이래 첫 천만 감독 타이틀을 거머쥐게 될 장항준 감독에게 쏠린다. 흥행 돌풍과 함께 그가 과거 방송에서 무심코 던졌던 파격적인 ‘천만 공약’도 다시금 화제의 중심에 섰다. 당시 장 감독은 “천만이 넘으면 개명, 성형, 귀화 중 하나를 하겠다”고 선언했으나, 실제 흥행이 가시화되자 “어떻게 다 지키고 사느냐”며 다급히 공약을 번복해 대중의 폭소를 자아낸 바 있다. 파격 공약 대신 그는 오는 12일 광화문 광장에서 직접 커피차를 동원해 관객들에게 진심 어린 감사를 전할 예정이다.
스크린을 압도한 배우들이 써 내려갈 진기록도 풍성하다. 극의 중심을 묵직하게 잡은 촌장 엄흥도 역의 유해진은 ‘왕의 남자’, ‘베테랑’, ‘택시운전사’, ‘파묘’에 이어 무려 통산 5번째 천만 주연작을 품에 안는 대기록을 세운다.
반면, 애절한 단종 연기로 신드롬을 일으킨 박지훈과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뽐낸 한명회 역의 유지태는 데뷔 이래 생애 첫 천만 배우라는 영광스러운 타이틀을 얻게 된다. 주역들은 1000만 돌파가 확실시되는 3월 중순, 관객들의 뜨거운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다 함께 ‘땡큐 무대인사’ 출격 일정을 조율 중이다.
천만 돌파를 기점으로 작품 내적인 흥행 비결 역시 재조명받을 전망이다. 그동안 계유정난을 다룬 사극들이 주로 승자의 시선이나 권력 암투에 집중했던 것과 달리, ‘왕사남’은 유배지로 밀려난 어린 왕과 그를 연민 어린 시선으로 지켜보는 소시민 엄흥도에게 포커스를 맞췄다.
승자가 아닌 역사 속 약자의 서사에 감정을 이입하게 만든 점, 그리고 어느 한쪽의 이념으로 치우치지 않고 의도적인 정치적 모호성을 열어둔 영리한 연출이 전 세대의 폭넓은 공감과 ‘N차 관람’을 끌어낸 결정적 신의 한 수로 평가받고 있다.
[진주희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