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관객 돌파 후 ‘성형과 개명’을 외치던 장항준 감독이 달라졌다. 입만 열면 터지던 특유의 ‘경거망동’ 대신, 동료들을 살피는 묵직한 책임감을 꺼내 들며 진정한 ‘천만 감독’의 품격을 보여주고 있다.
11일 방송된 SBS ‘뉴스헌터스’에 출연한 장항준 감독은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1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역대 박스오피스 20위에 안착한 소감을 전했다.
그는 “가족끼리 늘 ‘호사다마’를 얘기한다. 좋은 일 뒤에 올 치명적인 무언가가 두렵다”며 “아내(김은희 작가)도 경거망동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한다”고 전했다.
과거 “천만 넘으면 성형하고 이름도 바꾸겠다”던 파격 공약에 대해서는 “그땐 정말 망할 줄 알았다. 손익분기점도 힘들 거라 생각해서 던진 말”이라며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역주행 기적’에 얼떨떨한 심경을 고백했다.
장 감독은 추가 흥행 공약을 묻는 질문에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2000만 흥행은 벌어질 수도 없고, 벌어져서도 안 되는 일”이라며 소신을 밝혔다.
“어느 골목에 한 집만 번성하는 건 마을 전체에 좋지 않다. 내 동료들의 영화도 골고루 흥해야 한다”는 그의 발언은 단순히 흥행에 취한 감독이 아닌, 한국 영화계 전체를 조망하는 리더로서의 책임감을 엿보게 했다. 이어 “도전하지 않으면 다양한 영화가 나올 수 없다”며 안 될 가능성에 베팅하는 창작자의 숙명을 강조하기도 했다.
장 감독은 영화를 살린 두 주연 배우에게 공을 돌렸다. 엄흥도 역의 유해진에 대해 “국사책을 뚫고 나온 고증된 얼굴”이라며 “활자를 생물처럼 만드는 절대적 신뢰의 배우”라고 극찬했다.
단종 역으로 파격 변신한 박지훈에 대해서는 “출연 결정 후 단기간에 15kg을 감량해왔다. 20대 배우가 갖기 힘든 내공을 가졌다”며 “언젠가 내가 덕 좀 보겠다”는 장항준 식 농담을 섞어 애정을 드러냈다.
[진주희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