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만 쉬어도 죄?” 장원영 팔짱 논란, 선 넘은 ‘현미경 사냥’ [MK★이슈]

최근 벌어지는 스타들을 향한 마녀사냥의 양상은 갈수록 기괴해지고 있다. 그룹 아이브(IVE)의 멤버 장원영이 또다시 황당한 ‘태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화근은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진 짧은 목격담과 사진 한 장이었다. 공개된 사진 속 장원영은 모 놀이공원에서 관계자의 안내를 받으며 가만히 이야기를 듣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그녀의 ‘자세’였다. 관계자 앞에서 두 팔을 꼬아 팔짱을 끼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일부 포털 뉴스와 누리꾼들은 “겸손함이 없다”, “어른 앞에서 태도가 불량하다”며 날 선 비난을 쏟아냈다.

공항 입국장에서 피곤한 기색으로 카메라를 향해 미소를 짓지 않았다는 이유로 곤욕을 치른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터진 두 번째 족쇄다. 숨소리 하나, 손동작 하나까지 현미경을 들이대며 도덕성과 인성의 시험대에 올리는 K-연예계의 가혹한 검열 메커니즘이 마침내 임계점을 넘었다.

장원영. 사진=MK스포츠 DB
장원영. 사진=MK스포츠 DB

앞뒤 맥락 거세된 ‘답정너식’ 찰나의 폭력

사진 한 장, 영상 몇 초로 스타의 20여 년 인생과 인성 전체를 단정 짓는 작금의 미디어 생태계는 잔인하다. 이번 놀이공원 목격담 역시 현장의 분위기나 앞뒤 맥락은 완전히 거세된 채 ‘팔짱을 낀 장원영’이라는 시각적 자극만 악의적으로 편집되어 소비됐다.

사람은 누구나 대화를 나눌 때 무의식적인 신체 방어 기제로, 혹은 단순히 날씨가 쌀쌀하거나 자세가 편해서 팔짱을 낄 수 있다. 그것이 직장 상사 앞이든, 길거리의 관계자 앞이든 일상에서 흔히 일어나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몸짓이다.

하지만 미디어의 돋보기가 ‘장원영’이라는 톱스타에게 닿는 순간, 이 평범한 행동은 순식간에 ‘오만함’과 ‘연예인 병’이라는 자극적인 시나리오의 완벽한 복선으로 둔갑한다. 타깃을 미리 정해두고 찰나의 순간을 포착해 기형적으로 부풀리는 명백한 ‘답정너’식 프레임 씌우기다.

이러한 가혹한 시선의 밑바탕에는 K팝 스타들을 향한 대중의 억압적인 기대 심리가 자리 잡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24시간 내내 허리를 꼿꼿이 펴고, 카메라와 눈이 마주치면 자본주의식 미소를 장착하며, 누구에게나 90도로 폴더 인사를 건네야만 ‘착한 아이’로 인정하는 잔인한 문법이다.

스타도 감정을 느끼고 피로를 겪는 평범한 인간이라는 당연한 명제는 대중의 얄팍한 관음증 앞에서 너무나 쉽게 무시된다. 특히 압도적인 비주얼과 세련된 당당함으로 시선을 모으는 장원영 같은 아이콘일수록, 대중은 그 완벽함의 틈새를 기어코 찾아내 흠집을 내고 끌어내리고 싶어 하는 묘한 가학성을 드러내곤 한다. 현실 속 20대 청년 장원영에게 ‘늘 겸손하고 무해한 무결점 인형’이기를 강요하는 시선은 대중문화의 성숙이 아닌 명백한 퇴행이다.

장원영. 사진=MK스포츠 DB
장원영. 사진=MK스포츠 DB

현미경을 거두고, 최소한의 숨 쉴 공간을 허락할 때

“유명하고 돈을 많이 버니까 그 정도 검열과 악플은 감당해야 한다”는 말은 가해자들의 편리하고 비겁한 합리화일 뿐이다. 대중의 사랑을 동력 삼아 움직이는 아티스트라 할지라도, 무대 밖 일상의 영역에서까지 도덕적 결벽증을 강요받을 이유는 전혀 없다.

장원영을 겨냥한 이번 팔짱 논란은 우리 미디어와 대중문화 소비 방식이 얼마나 피로하고 폭력적인지 보여주는 서글픈 단면이다. 자극적인 프레임을 씌워 트래픽 장사를 하는 일부 언론과, 이에 동조해 악플의 배설구를 찾는 누리꾼들은 이제 그 숨 막히는 현미경을 거두어야 한다.

화면 너머의 스타에게 흠결 없는 완벽한 인성을 요구하기 전에, 타인의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그 자체로 존중해 주는 ‘대중의 인성’이 먼저 성숙해져야 할 시점이다. 지금 장원영에게 필요한 것은 무결점의 무거운 왕관이 아니라, 여느 평범한 20대들처럼 편하게 팔짱을 끼고 걸을 수 있는 ‘최소한의 사적 호흡권’이다.

[MK스포츠 홍동희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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