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토일 미니시리즈 ‘결혼의 완성’의 기세가 매섭다.
첫 회 시청률 4.4%로 출발한 드라마는 단 4회 만에 전국 시청률 7.2%, 분당 최고 시청률 8.5%를 기록하며 주말 안방극장의 새로운 강자로 우뚝 섰다. 글로벌 OTT 플랫폼 디즈니+에서도 2주 연속 ‘오늘 한국의 톱10 시리즈’ 1위에 오르며 국내외를 아우르는 뜨거운 신드롬을 증명하고 있다.
아내의 납치 사건을 둘러싸고 용의자로 내몰려 폭주하는 강태주(남궁민 분)의 처절한 사투, 그리고 이를 둘러싼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최근 시청자들의 눈길을 단숨에 사로잡은 인물이 있다. 다소 정돈되지 않은 거친 장발 비주얼과 예리한 안광을 번뜩이며 강태주를 집요하게 추적하는 성진경찰서 강력1팀장, ‘장도식’을 연기하는 배우 이석이 그 주인공이다.
극 중 장도식은 부족한 처세술 탓에 승진에서는 매번 미끄러지지만, 수사에서만큼은 동물적인 직감을 발휘하는 25년 차 베테랑 강력계 형사다. 아내를 구하기 위해 스스로 법과 제도의 선을 넘어 괴물이 되기를 불사하는 의사 강태주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사건의 실체를 끝까지 밝혀내려는 형사 장도식의 대립은 이 드라마의 서스펜스를 견인하는 가장 강력한 엔진이다.
남궁민이라는 압도적인 존재감을 가진 배우 앞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고 팽팽한 텐션을 유지하는 이석의 선 굵은 연기는 매회 안방극장에 숨 막히는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장도식 캐릭터를 이토록 생동감 있게 완성한 배우 이석은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미 정평이 나 있는 숨겨진 ‘연기 고수’이자 독보적인 씬스틸러다. 대학로의 대표 뮤지컬 ‘빨래’(2008)로 데뷔한 그는 지난 18년 동안 연극 무대와 스크린, 안방극장을 가리지 않고 묵묵히 연기 내공을 다져왔다.
영화 ‘강남 1970’, ‘해무’, ‘종이꽃’을 비롯해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 ‘타인은 지옥이다’, ‘모범형사 2’ 등 장르와 악역·선역의 구애 없이 자신만의 색깔로 캐릭터를 소화해 왔다. 특히 글로벌 메가 히트작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 시즌 2와 시즌 3에 연속으로 ‘096번 해병남’ 캐릭터로 캐스팅되며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도 짧고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특히 이번 ‘결혼의 완성’에서 그가 보여준 장발 형사로의 변신이 더욱 놀라운 이유는 바로 직전 작과의 극적인 대비 때문이다. 이석은 불과 두 달 전 공개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골드랜드’에서 밀수 금괴를 노리는 대부업체 ‘예스 머니’의 악랄하고 냉철한 빌런 ‘고기태 사장’으로 분해 극강의 서늘함을 선사했다. 돈을 위해서라면 피도 눈물도 없는 악마 같던 그가, 언제 그랬냐는 듯 ‘결혼의 완성’에서는 수더분하면서도 뜨거운 인간미와 집념을 지닌 베테랑 형사로 완벽히 거듭난 것이다.
이러한 두 작품의 연이은 인연 덕분에, ‘골드랜드’에서 호흡을 맞췄던 배우 이설(고세윤 역)과 류연석(최현수 역)이 ‘결혼의 완성’에서 형사와 피해자, 파트너 형사 관계로 연이어 재회하게 된 점 역시 안방극장 시청자들에게 찾아보는 색다른 재미를 안겨주고 있다.
작품의 허리를 단단하게 지탱하며 이야기의 밀도를 촘촘하게 메워주는 연기파 배우의 성장은 언제나 반갑다. 18년이라는 시간 동안 현장에서 묵묵히 벼려온 밀도 높은 아우라를 본격적으로 뿜어내기 시작한 배우 이석. 그가 남은 ‘결혼의 완성’ 회차에서 남궁민과의 쫓고 쫓기는 심리 추격전을 어떻게 완성해 나갈지, 주말 밤 안방극장의 기대와 신뢰가 쏠리고 있다.
[MK스포츠 홍동희 선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