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떠나보낸 ‘배그 부부’ 남편이 두 아이에게 엄마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처음 설명했다.
20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다시, 사랑 그 후’에서는 아내가 세상을 떠난 뒤 홀로 두 아들을 키우고 있는 남편의 일상이 공개됐다.
아내가 떠난 지 한 달여 만에 남편은 아이들과 함께 처음으로 봉안당을 찾았다.
엄마의 사진을 바라보던 첫째는 낯선 공간을 둘러보다 “엄마 병원 간다고 하지 않았냐. 여기는 병원이 아니잖아”라고 물었다. 아빠가 “엄마는 아프지 않으려고 하늘나라에 갔다”고 조심스럽게 설명하자 아이는 그제야 엄마가 집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엄마 왜 하늘나라 갔어? 나 엄마 없으면 어떡해. 엄마 보고 싶은데….” 참았던 울음이 한꺼번에 터졌다.
남편은 아들을 품에 꼭 안고 “아빠가 엄마 빈자리 안 느껴지게 더 잘할게”라고 약속했다. 아이 앞에서는 목소리를 다잡았지만, 인터뷰에서는 “아이에게 또 다른 형태의 아픔을 준 것 같아 가슴이 찢어지는 기분이었다”며 끝내 눈물을 흘렸다.
아내가 떠난 뒤 그의 시간은 두 아이를 중심으로 흘렀다. “나와 아내를 위한 삶이 아니라 두 아이의 아빠로 버텼다. 아이들이랑 같이 있을 때가 그나마 멈췄던 제 시간이 다시 흐르는 것 같더라.” 아이들 앞에서는 애써 웃었다. 두 아들을 등원시키고 혼자 돌아온 집에서는 휴대전화 속 아내의 영상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울었다. 남편은 “아이들 앞에서 안 울다 보니 혼자 있을 때 슬픔이 밀려오면 그걸 받아들이고 운다”며 “홀로 남아 있는 시간에 슬픔을 소비해야 아이들을 다시 봤을 때 눈물을 흘리지 않고 아빠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아이들을 위해 버티고 있었지만 자신을 향한 죄책감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그는 “미안하고 모든 게 나 때문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훗날 아이들이 “왜 엄마가 아니라 아빠만 살아남았냐”고 원망할까 가장 두렵다고 고백했다.
오은영 박사는 혼자 슬픔을 감당하려는 남편에게 “슬픈 감정은 누군가와 나눠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두 아이는 엄마와 아빠의 뜨거운 사랑을 경험한 아이들”이라며 엄마가 일찍 떠난 상황이 아이들의 삶 전체를 비극으로 결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짚었다.
아내를 무빈소 장례로 떠나보낸 남편은 미처 나누지 못한 마지막 인사를 위해 다시 상주 자리에 섰다. 아내가 세상을 떠난 지 35일째이자 31번째 생일에 마련된 자리에는 지인뿐 아니라 게임에서 인연을 맺은 친구들도 찾아와 고인을 추모했다.
방송 말미 남편은 아내에게 마지막 영상편지를 띄웠다.
“다음 생이 있다면 나는 너로 태어나 나를 사랑하고, 너는 나로 태어나 너를 사랑해. 사랑해.”
[김승혜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