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존박이 23일 오후 6시, 무려 21개월 만에 본업인 뮤지션으로 돌아와 새 싱글 ‘여름은 돌아와’를 공개했다.
이번 신곡은 그가 직접 작사, 작곡, 편곡까지 모두 도맡아 프로듀서로서의 역량을 100% 발휘한 자작곡. 한때 예능 프로그램에서의 유쾌한 이미지나 ‘냉면 마니아’라는 타이틀에 가려져 있던 그의 깊고 단단한 음악적 정체성이, 최근의 눈부신 행보와 이번 신곡을 통해 마침내 완전한 만개를 선언했다.
존박이 빚어낸 이번 여름 송은 억지로 시원함을 강요하는 흔한 서머 송과 궤를 달리한다. 존박 특유의 전매특허인 중저음 보컬이 지닌 따뜻하고 부드러운 질감이 레트로한 펑키 소울 팝 장르와 만나, 마치 시원한 해변 도로를 드라이브하는 듯한 세련된 그루브를 만들어낸다.
가사를 들여다보면 그가 추구하는 ‘노스탤지어’의 정수가 고스란히 묻어난다. “에어컨 바람을 피해” 골목을 거닐던 “흰 티셔츠” 차림의 그 시절과 “너의 웃음”을 떠올리는 도입부는 리스너들을 순식간에 아날로그 감성 가득한 추억 속으로 이끈다.
“창가에 기대어 저 파란 하늘을 멍하니 올려다보면 이유도 없이 입꼬리가 먼저 올라갔던” 풋풋한 시절의 고백, 그리고 “가볍게 툭 던진 말도 그날엔 다 반짝였지”라며 “아무렇지 않게 지냈던 우리가 괜히 그리워져”라고 속삭이는 대목은 아련한 아쉬움과 따뜻한 위로를 동시에 건넨다.
화려한 기교 대신 가사 한 자 한 자에 진심을 꾹꾹 눌러 담아 전달하는 존박의 보컬은, 시원하고 그루비한 풀 밴드 사운드 위에서 자유롭게 뛰어놀며 한 편의 영화 같은 감상을 완성한다.
2010년 Mnet ‘슈퍼스타K2’ 준우승으로 화려하게 데뷔한 존박은 독보적인 가창력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예능에서의 캐릭터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2013년 ‘방송의 적’에서 얻은 ‘덜덜이’ 캐릭터와 대중이 붙여준 ‘냉면 광인’이라는 프레임은 대중적 인지도를 넓혀주었지만, 동시에 뮤지션 존박에게는 강박이자 보이지 않는 벽이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의 존박은 완전히 자유로워졌다. 그는 유튜브 채널 ‘존이냐박이냐’를 통해 날것의 엉뚱한 모습을 기획 없이 투명하게 보여주며 대중과의 소통 방식을 바꿨고, 유튜브 ‘효연의 레벨업’에 출연해서는 10여 년 만에 위트 있는 ‘냉면 은퇴 선언식’을 치르며 해묵은 이미지 강박을 유쾌하게 내려놓았다.
이러한 내면의 변화는 고스란히 그의 음악으로 이어졌다. 존박은 스스로 “과거에는 대중 친화적인 뉴트럴 톤의 음악을 많이 했다면, 요즘 하는 음악은 색이 훨씬 뚜렷하고 진해졌다”며 음악적 자유를 만끽하고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그의 타협 없는 음악적 고집은 이미 평단과 대중 모두에게 증명된 바 있다.
존박이 11년 만에 내놓았던 정규 2집 ‘PSST!’는 제22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최우수 팝-음반’ 부문을 수상하며 “요 근래 보기 드문 음반”, “상업성보다 음악성에 중심을 둔 완성도 높은 명반”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또한, 지난해 12월 무려 8년 만에 개최한 단독 콘서트 ‘꿈처럼(Like a Dream)’은 티켓 오픈 즉시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화려한 특수효과나 게스트 없이 오직 풀 밴드의 라이브 연주와 존박의 명품 보컬로만 120분을 가득 채운 이 공연은, 그가 트렌디한 음원 강자를 넘어 라이브 무대를 완벽하게 장악하는 위대한 ‘공연형 아티스트’임을 단숨에 각인시켰다.
가요계의 대표적인 보컬리스트 성시경 역시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존박을 두고 “음악인들은 존박이 노래를 대단히 잘한다는 것을 다 안다”라며 대한민국 최고의 보컬리스트 중 한 명으로 치켜세웠을 정도다.
최근 드라마 OST 가창 참여부터 콘서트, 자작곡 싱글 발매까지 거침없는 음악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존박. 예능 속 친근한 이웃집 청년의 모습을 뒤로하고 마이크 앞에 선 그가 들려줄 새 싱글 ‘여름은 돌아와’가, 유독 무더운 올여름 대중의 귓가에 가장 완벽한 피서지가 되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MK스포츠 홍동희 선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