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영이 증조부의 친일 행적과 관련한 논란에 직접 사과한 가운데, 그와 전작을 함께 했던 감독들이 사과문에 ’좋아요‘를 누르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하영은 지난 13일 자신의 SNS에 “저의 증조부와 관련된 일들로 큰 실망과 상처를 안겨드린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올렸다.
하영의 사과문을 놓고 여론은 여전히 분분한 가운데 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의 이도윤 감독과 ‘참교육’의 홍종찬 감독이 ‘좋아요’를 누르며 조용한 응원의 뜻을 보냈다. 다. 하영은 ‘중증외상센터’에서 천장미 역을, 참교육에서는 최가윤 역을 맡아 이도윤 감독, 홍종찬 감독과 호흡한 바 있다.특히 하영은 중증외상센터’ 시즌2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이에 대한 대중의 여론은 극과 극으로 나뉘고 있다. 함께 작업을 했던 배우인 만큼 응원을 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으나, 다른 문제도 아닌 역사적으로도 국민적으로도 민감한 사안인 ‘친일파 집안의 후손’ 논란인 만큼 경솔했다는 지적이 더욱 크다. 개별적인 연락이 아닌, 공개적인 공간에서 ‘좋아요’를 누른 것에 대해 “‘매국을 했던 집안’을 공개 지지한다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크다.
하영은 최근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출연해 자신의 집안이 4대째 이어진 의사 집안이라고 자랑하며 “증조 할아버지는 당시 한양에서 서양 의학 전문 의원을 가장 먼저 여신 분 중 한 분이라고 들었다. 증조부께서 일본에서 의학을 공부하신 후 한양에서 최초로 양의원을 개원하셨고, 고종 황제를 진료하셨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방송 직후 온라인상에서는 하영의 증조부가 친일 행적 논란에 휩싸였던 고(故) 안상호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안상호는 1918년 12월 10일 조선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일선동화의 가정’(一鮮同化의 家庭)의 모범사례로 실린 적 있다. 여기에 윤치호, 유병필 등과 함께 일제강점기 친일단체로 지목되는 대정친목회의 평의원으로 참여했으며, 이재명 의사(義士)의 공격으로 중상을 입은 이완용을 치료한 의사들 가운데 안상호가 포함됐다는 기록이 있다.
이 뿐 아니라 1919년에는 고종이 덕수궁 함녕전에서 뇌출혈로 쓰러지자 안상호가 진료했으나 끝내 구하지 못했고, 이후 일본인의 사주로 고종에게 독약을 올렸다는 의혹에 휘말렸다. 해당 의혹은 증거가 확인되지 않은 만큼 사실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처음 증조부가 안상호임가 맞다고는 인정하면서도 그 외에는 “사실무근”으로 대응했던 하영 측은 논란이 커지자 하루만에 입장을 바꿔 “조부 안상호 선생이 1916년 대정친목회의 평의원 명단에 이름이 올라있는 기록이 실제로 존재함을 확인했다. 충분한 검증 없이 ‘사실무근’이라 성급히 답변하여 혼란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소속사의 사과에도 정작 당사자인 하영은 사과의 목소리가 없었고, 이에 대한 지적이 꾸준하게 이어지자 그는 자신의 SNS에 자필 사과문을 올리며 “그동안 저는 가족을 통해 전해 들은 이야기로 증조부의 삶을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었다”며 “부끄럽게도 그런 무지한 상태로 여러 자리에서 증조부에 관한 이야기를 가족의 자랑처럼 꺼내 왔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가족의 역사와 그 시대를 제대로 들여다보고, 앞으로 역사를 대하는 데에 있어 더욱 신중한 태도를 갖도록 하겠다”며 “우리의 역사를 깊이 있게 공부해 나가며 독립유공자분들과 우리나라의 광복과 안녕에 힘써 주신 모든 분들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섬기는 데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반성의 뜻을 보였으나 한 번 일어난 대중의 공분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 상황이다.
[금빛나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