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롯 돋보기] 숫자가 아닌 품격으로 증명...‘파라다이스’가 보여준 성숙한 팬덤 문화와 상생 (황영웅 칼럼②)

오늘날 ‘트로트 팬덤’은 단순히 가수의 음반을 공동 구매하고 공연을 즐기는 수준을 넘어, 무너져가는 지방 도시의 경제 활성화와 시니어 관광문화의 혁신적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대형 축제와 지방 콘서트에 수만 명의 은빛 파도가 결집하면서 발생시키는 직접적 가치와 지자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소비력은 이미 지역 상인들에게 최고의 단비가 된 지 오래입니다.

그러나 이보다 더 눈여겨봐야 할 점은 대규모 군중이 모인 자리에서 피어나는 성숙한 공공 매너와 상생의 윤리, 즉 ‘팬덤의 품격’입니다.

황영웅. 사진=황영웅 팬카페
황영웅. 사진=황영웅 팬카페

이러한 상생형 팬덤의 진수를 직접 입증한 역사적인 사건이 전남 강진에서 찬란하게 펼쳐졌습니다. 지난 2월 28일 열린 제54회 강진청자축제 무대는 가수 황영웅이 3년의 긴 침묵을 깨고 관객들과 직접 마주하는 첫 공식 복귀 공연이었습니다. 축제 마지막 날, 보랏빛 물결을 머금은 전국 각지의 버스들이 축제장 인근 도로를 가득 채웠고, 특설무대 앞에는 무려 1만여 명이 넘는 구름 인파가 몰려들어 인산인해를 이루었습니다.

강진군이 직접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날 축제 하루 경제 파급 효과는 무려 40억 원에 달했으며, 장터 내 특산품 직거래장터는 하루 만에 1억 2,700만 원이라는 경이로운 판매고를 기록했습니다. 쌀과 쌀귀리, 미역 등 현지 농수산물은 팬들의 단체 주문으로 품귀 현상을 빚었고 작두콩차 부스는 축제 이틀 만에 1년치 준비 물량을 전부 소진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이는 팬덤이 단순히 음악 소비에 그치지 않고, 가수의 얼굴을 빛내기 위해 “현지 상권에서 적극적으로 먹고, 자고, 쓰자”는 자발적 로컬 살리기 캠페인을 선제적으로 실천한 덕분이었습니다.

사진=황영웅 유튜브
사진=황영웅 유튜브

그러나 이보다 더 감동을 준 대목은 공연이 끝난 뒤에 연출되었습니다. 수만 명이 집중되어 휴대폰 속도가 마비되는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팬들은 단 한 건의 경미한 충돌이나 안전사고 없이 주최 측의 안내를 철저히 따랐습니다. 더욱이 공연이 막을 내리자 팬들은 각자 주머니에서 지자체 종량제 쓰레기봉투를 꺼내 행사장에 버려진 빈 병과 종이컵, 음식물 쓰레기를 완벽하게 청소하고 분리수거했습니다.

이러한 청결과 질서의 매너는 축제 주최 측과 지역 주민들의 극찬을 자아내며 다른 대형 트로트 팬덤에 막강한 울림을 선사했습니다.

가수와 팬덤이 이어가는 나눔의 선순환도 아름답습니다. 황영웅은 자신을 환대해준 강진 군민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복귀 출연료의 일부를 강진군 ‘고향사랑기부제’에 기부했고, 팬들 역시 기부 플랫폼을 통해 누적 기부액 6,378만 원을 기록하며 장애 아동 치료비와 입양대기아동 지원에 힘을 보탰습니다.

사진=황영웅 유튜브
사진=황영웅 유튜브

또한, 지자체의 20여 개 이상의 달콤한 대형 축제 섭외를 사양하고, 강진 콘서트 당시 안전 문제로 깊이 나누지 못한 고마움을 보답하고자 팬들이 자체 기획한 전국 소규모 정모에 참여하기로 결심한 황영웅의 결정은 “돈과 명예보다 팬의 마음에 온전히 닿겠다”는 진심을 그대로 반영합니다.

가혹한 불길을 이겨내고 맑고 옥빛 소리를 발하는 강진 청자처럼, 시련을 딛고 팬들과 함께 상생의 윤리를 걸어가는 황영웅과 파라다이스의 동행은 현대 대중문화 팬덤이 나아가야 할 모범적인 신인류 문화의 상징으로 단단히 각인되고 있습니다.

[MK스포츠 홍동희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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