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안선영이 하루 종일 일하고 밤늦게 첫 끼를 먹은 서러움을 10살 아들에게 털어놨다가, 다음 날 20살 아들을 사고로 잃은 어머니의 사연을 읽고 “애가 살아 있는 것만 해도 감사한 일”이라며 자신을 돌아봤다.
10일 유튜브 채널 ‘안선영의 이중생활’에서는 시청자들의 사연을 소개하는 ‘안선영의 고민상담소’ 2편이 공개됐다.
이날 안선영은 2년 전 교통사고로 남편과 20살 아들을 한꺼번에 잃었다는 한 어머니의 사연을 읽었다.
사고가 난 날도 평범한 아침이었다. 남편은 자동차 키를 찾느라 온 집안을 뒤졌고, 키를 찾아준 아내에게 “역시 나는 당신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한다”고 웃었다. 그게 남편과 나눈 마지막 제대로 된 대화가 됐다.
현관에서 신발을 신던 아들은 “엄마 올 때 뭐 사다 줄까?”라고 물었다. 하지만 사연자는 설거지를 하느라 아들을 쳐다보지도 않은 채 “됐어”라고 답했다. 그는 “왜 한 번 쳐다보지 않았을까. 잘 다녀오라고, 운전 조심하라고 그 흔한 말을 왜 하나도 안 했을까”라며 2년이 지난 지금도 그날 아침을 후회했다.
점심 무렵 걸려온 전화 한 통으로 일상은 무너졌다. 남편은 사고 현장에서 숨졌고 병원으로 옮겨진 아들 역시 끝내 살리지 못했다.
시간은 흘렀지만 아들의 시간은 그날에 멈췄다. 사연자는 “제 아들은 여전히 20살입니다. 친구들은 군대를 다녀오고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하고 여자친구를 만나는데 제 아들은 제 기억 속에서 영원히 20살이에요. 저만 늙어 갑니다”라고 적었다.
사연을 읽은 안선영은 불과 전날 자신이 10살 아들 바로에게 했던 말을 떠올렸다.
안선영은 전날 온몸에 두드러기가 난 상태에서도 라이브 생방송을 마친 뒤 밤 10시 반이 돼서야 첫 끼를 먹었다고 했다. 하루 종일 일한 뒤 늦은 밥을 먹으려니 서러운 마음이 밀려왔고, 마침 아들에게 전화가 왔다.
안선영은 “내가 일부러 굳이 안 해도 되는데 위로받고 싶으니까”라며 아들에게 “우리 서바키 열심히 해야 돼. 왜냐하면 바로 악기 시켜주려고 엄마가 지금 한 끼를 못 먹고 하루 종일 일만 했어”라고 말했다고 털어놨다.
불과 하루 전 안선영에게 아들의 전화는 힘들었던 하루를 털어놓고 위로받을 수 있는 평범한 일상이었다. 하지만 사연 속 어머니에게는 아들이 현관에서 건넨 “엄마 올 때 뭐 사다 줄까?”라는 평범한 한마디가 2년째 되돌리고 싶은 마지막 대화로 남아 있었다.
안선영은 “애가 살아 있는 것만 해도 감사한 일인데”라며 “10살짜리한테 굳이 아픈 엄마를 오롯이 혼자서 책임져야 하는 부담감과 힘듦을 좀 덜어내라고 했다. 아이가 건강하고 혼자서도 씩씩하게 잘 지내주고 있는 건데”라고 돌아봤다.
이어 “오늘 이 사연을 딱 읽으니까 정신이 번쩍 드는 거예요”라며 “살아보니까 꼭 안 해도 되는 경험이라는 게 있는 것 같은데 이런 케이스인 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을 한 번에 예고도 없이 잃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간이 가장 오만한 게 남한테 일어나는 불행이 나한테는 안 일어날 거라고 착각하는 거래요. 그러니까 저희가 다 오만하게 살고 있는 거죠”라며 “그런 것들을 깨닫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안선영은 “제가 이런 것에 감히 솔루션을 드릴 수는 없다”며 불의의 사고로 아이를 먼저 떠나보낸 뒤 엄마가 필요한 아이들을 찾아가 후원하며 힘을 얻었다는 지인의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전했다. 다만 “꼭 그 방법을 쓰시라는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진짜 대단한 사람은 온갖 고통스러운 일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매일 일어나서 똑같이 밥 지어 먹고, 내가 가야 할 곳에 가고, 내가 한 약속을 지켜가며 살아내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 너무 대단하시다”고 말했다.
끝으로 안선영은 “눈물이 나면 우시고 이렇게 하루하루를 잘 이겨내시기 바란다”며 “오늘은 그래도 마음이 좀 따뜻하게 잠들겠다, 이런 하루가 되셨으면 좋겠다”고 마음을 전했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