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최불암 떠나보낸 김민자, 24년 사돈 서승현도 29년 전 남편과 사별

배우 김민자가 남편 고(故) 최불암을 눈물로 떠나보낸 가운데, 24년째 사돈인 배우 서승현(83·본명 서옥자) 역시 29년 전 남편과 사별했던 가족사가 눈길을 끈다.

2일 오전 7시 40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는 지난달 29일 별세한 故 최불암의 발인이 엄수됐다.

유족의 뜻에 따라 비공개로 진행된 발인 이후 고인의 운구 행렬이 이어지자 아내 김민자는 손수건으로 입을 가린 채 눈물을 닦았다.

배우 김민자가 남편 고(故) 최불암을 눈물로 떠나보낸 가운데, 24년째 사돈인 배우 서승현(83·본명 서옥자) 역시 29년 전 남편과 사별했던 가족사가 눈길을 끈다.사진=천정환 기자 / 연합뉴스
배우 김민자가 남편 고(故) 최불암을 눈물로 떠나보낸 가운데, 24년째 사돈인 배우 서승현(83·본명 서옥자) 역시 29년 전 남편과 사별했던 가족사가 눈길을 끈다.사진=천정환 기자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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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자 곁에는 배우 김혜수가 있었다. 고인을 아버지처럼 따랐던 김혜수는 사흘간 빈소를 지킨 데 이어 마지막 길에서도 김민자를 부축하며 슬픔을 함께했다. 신현준 역시 운구차가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며 고개 숙여 인사했다.

고인의 빈소에는 22년 동안 MBC ‘전원일기’에서 부부로 호흡을 맞춘 김혜자를 비롯해 유인촌, 고두심, 임호, 엄유신, 이계인 등 드라마 가족들이 찾아왔다. 오지명, 나문희, 박근형, 강부자, 이덕화 등 오랜 동료들도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이처럼 수많은 동료가 국민 아버지의 마지막 길을 배웅한 가운데, 고인의 가족과 오랜 인연을 맺어온 또 다른 원로 여배우가 있다.

바로 배우 서승현이다.

1943년생인 서승현은 본명이 서옥자로, KBS ‘서울뚝배기’, ‘대추나무 사랑걸렸네’ 등에서 활약하며 안방극장에 친숙한 배우다. 그는 故 최불암과 김민자 부부의 외아들 최동녘이 자신의 외동딸 황유선과 결혼하면서 사돈이 됐다.

두 집안의 혼사는 지난 2002년 10월 이뤄졌다. 당시 최동녘과 황유선은 미국에서 대학원 과정을 마친 그래픽 디자이너로, 10월 17일 서울 타워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리기로 했다.

그런데 두 사람의 인연은 부모들이 사돈으로 맺어지기 훨씬 전부터 시작됐다.

김민자와 서승현은 자녀들이 결혼하기 전부터 각별하게 지내던 사이였다. 특히 서승현은 딸 황유선을 임신했을 당시 김민자가 입었던 임신복을 빌려 입었을 정도로 가까웠다.

훗날 사돈이 될 두 여배우가 자녀를 낳기도 전부터 임신복을 나눠 입었던 것이다.

두 자녀 역시 어린 시절 이미 만난 인연이 있었다. 서승현은 지난 2002년 10월 여성동아 인터뷰에서 딸이 세 살 무렵 김민자의 아들을 본 적이 있다고 회상했다. 이후 오랫동안 함께 어울릴 기회가 없었던 두 사람은 성인이 된 뒤 미국 뉴욕에서 다시 만났다.

1997년 유학 중이던 황유선은 뉴욕대학교 랭귀지스쿨에서 공부하던 최동녘과 가까워졌다. 당시 두 사람은 서로의 부모가 오랜 친분을 가진 배우들이라는 사실도 모른 채 교제를 시작했고, 나중에 가족 이야기를 나누다가 두 집안의 특별한 관계를 알게 됐다.

서승현도 명절마다 세배하러 오던 최불암의 아들이 훗날 자신의 사위가 될 줄은 몰랐다며 놀라워했다.

오랜 친구에서 사돈으로 관계가 바뀌는 것도 재미있게 받아들였다. 서승현은 그동안 김민자와 편하게 말을 놓고 지냈다면서 “사돈지간이 되면 말을 높여야 될 것”이라고 농담했다.

김민자 역시 두 자녀의 결혼을 기뻐했다. 다만 유명 배우 집안의 결혼이 지나치게 알려지는 것을 자녀들이 부담스러워한다며 조용히 혼례를 치르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딸의 결혼을 앞둔 서승현에게는 남모를 아픔도 있었다.

서승현의 남편은 KBS 드라마 PD로 활동했던 황은진이다. 황은진은 딸의 결혼을 5년 앞둔 1997년 세상을 떠났고, 서승현은 남편 없이 외동딸의 혼사를 준비해야 했다.

당시 서승현은 남편이 생전에 딸을 누구보다 아끼고 귀여워했다며, 딸의 결혼 소식을 들었다면 얼마나 좋아했을지 모르겠다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세 살 무렵 한 번 만났던 아이와 미국에서 다시 만나 결혼하게 됐지만, 그 모습을 누구보다 기뻐했을 아버지는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다.

그로부터 24년이 흐른 2026년 11월 2일, 이번에는 김민자가 남편 최불암을 떠나보냈다. 2002년에는 서승현이 먼저 떠난 남편을 그리워하며 딸의 결혼을 준비했고, 이제는 김민자가 오랜 세월 곁을 지켰던 남편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게 된 것이다.

두 집안의 인연에는 배우로서 걸어온 세월도 겹쳐 있다. 최불암이 MBC ‘전원일기’에서 김 회장으로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다면, 서승현은 KBS ‘대추나무 사랑걸렸네’를 통해 농촌드라마의 친숙한 얼굴로 시청자들과 만났다.

각기 다른 방송사의 장수 농촌드라마에서 활약했던 두 배우가 실제로는 자녀들의 결혼을 통해 한 가족으로 이어졌다는 사실도 특별하다.

이날 최불암의 발인 이후 서울 여의도성당에서는 장례 미사가 진행됐다. 김혜수와 신현준, 정준호 등 후배 배우들이 고인의 마지막 길을 지켰으며, 운구 행렬은 초록우산 본부를 거쳐 장지인 경기 파주시 동화경모공원으로 향했다.

다만 서승현이 이날 빈소나 발인 현장에 참석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고인을 추모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24년 전 딸의 결혼을 앞두고 남편의 빈자리를 떠올렸던 서승현과, 이제 남편 최불암을 떠나보낸 김민자에게는 자녀들이 태어나기 전부터 이어져 온 두 집안의 오랜 인연이 남아 있다.

서승현은 지난 2002년 딸과 최불암의 아들이 부부가 된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어린 시절부터 이어져 온 특별한 만남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러고 보면 아이들의 인연이 깊은 것 같네요.”

[김승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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