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하나 기자] KBS2 드라마 ‘매드독’ 종영 후 12월의 어느 날. 김혜성을 만났을 때는 매서운 바람이 불었다.
살갗을 파고드는 한파에도 어느덧 데뷔 12년 차가 된 김혜성의 얼굴에는 여유가 묻어났다. 오랜만에 인터뷰를 한다는 압박감보다 좋아하는 연기를 이야기를 한다는 생각에 행복해 보였다. 그래서일까? 그는 그 어떤 배우보다도 ‘솔직함’ 그 자체였다.
인터뷰는 1시간 동안 진행됐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 동안 김혜성은 드라마를 향한 진지한 생각을 이야기했다. 다소 지루해질 타이밍에는 ‘센스 넘치는 입담’으로 현장을 쥐락펴락하며 자신의 매력에 빠져들게 했다.
김혜성 사진=나무엑터스
드라마 끝낸 소감이 어때요?
4개월이라는 시간이 안 갈 줄 알았는데, 지나고 보니 금방 지나갔어요. 재미있게 촬영했던 기억만 있어요, 시청률 1위로 마무리할 수 있어서 더 기쁩니다.
2년간의 공백기 후에 출연한 작품이라 감회가 남다를 것 같아요.
아쉬움과 만족감이 공존했던 작품으로 남을 거 같아요. 영화에 비해 드라마는 시간이 타이트하기 때문에 잘 해야 만족할 수 있잖아요. 늘 모니터를 하면서 자책도 많이 했어요. ‘좀 더 준비를 잘 할 걸’이라는 생각이 자주 들더군요. 반면 공부하고 생각하는 시간을 만들어 준 거 같아 여러모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거 같아요.
극 중 천재 IT 기술자 온누리 역을 맡았어요, 어떻게 준비했어요?
실내에서 해킹하고 정보전달을 많이 하는 캐릭터다 보니, 해커가 나오는 작품 위주로 찾아보며 연구했어요. 솔직히 보여줄 수 있는 게 크지 않아 힘들기는 했어요. 최대한 노력했는데 시청자들은 어떻게 봐주셨는지 궁금해요. 사실 감정신의 경우, 걱정이 많았어요. 다행히 함께했던 배우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만족할만한 장면이 탄생한 것 같아요.
캐릭터가 햇빛 알레르기가 있는데 어떻게 표현하려고 했나요?
작품에 들어가기 전까지 햇빛 알레르기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어요. 주변에 걸린 사람도 없었거든요. 그래서 회사에 조언을 구했더니 마침 부사장님이 햇빛 알레르기가 있더라고요. 많은 대화를 나누며 증상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었습니디. 드라마에서는 마스크, 선글라스, 장갑 등 중무장을 했죠.
캐릭터가 후반부에서는 분량이 많고 존재감이 강했어요, 히든카드였나요?
당초 12회에 유지태 선배를 구하고 죽는 캐릭터였습니다. 그러다 10회 정도에 감독님이 ‘죽이지 말고 끝까지 살리자’라고 작가님에게 이야기했다고 알려주시더라고요. 덕분에 분량도 늘고 후반부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 거죠. 감독님, 작가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인사를 전합니다.
김혜성 사진=나무엑터스
배우들과 호흡은 어땠나요?
초반에는 서먹서먹했는데, 조재윤 형으로 인해 현장에 웃음꽃이 피기 시작했어요. 조재윤 형이 현장의 ‘분위기 메이커’였던 거죠. 그 힘을 받아 모두 ‘으쌰으쌰하자’고 파이팅도 많이 외쳤고요. 여러모로 조재윤 형에게 감사 인사드리고 싶어요.(미소) 저희 ‘매드독’ 단체 채팅방이 있는데 드라마 종영 이후에도 꾸준히 연락하면서 지냅니다.
시청률 1위로 유종의 미를 거뒀어요, 당시 현장 분위기가 궁금해요.
시청률을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해도 어쩔 수 없이 신경이 쓰이더라고요. 그 시청률로 인해 현장 분위기가 좌지우지되는 것도 사실이고요. 저희끼리는 ‘재미있게 촬영하니 언젠가는 올라가겠지’라고 생각했어요. 다행히 마지막에 시청률 1위로 막을 내릴 수 있어서 기분 좋고 뿌듯해요.(미소)
이번 작품 종영 후 연기력 호평을 받았어요, 스스로 생각했을 때도 만족하나요?
아니요. 연기는 늘 아쉽고 만족하지 못해요. 솔직히 주변의 칭찬도 믿지 않아요. ‘잘했다’고 말씀 많이 해주시는데, 격려 차원에서 해주신 거로 생각해요. 앞으로 더 잘하는 모습 보여드려야죠.
김혜성 하면 ‘하이킥’ 이미지가 강해요. 이번 ‘매드독’을 통해 이미지 변신을 조금이나마 했다고 생각해요. 자연스럽게 차기작이 궁금해지는데요?
여전히 대중들 기억 속에 배우 김혜성은 ‘하이킥’ 속 밝은 성격의 아들 민호로 떠올려지죠. 늘 이 캐릭터도 감사하지만 ‘언젠가는 깨야겠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어요. 그런 찰나에 이번 작품을 만났는데, 저에 대한 편견을 조금 깬 거 같아 좋아요. 앞으로도 특별히 어떤 장르는 소화하지는 않겠지만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에요.
나이보다 어려 보이는 외모, 장단점이 있을 거 같아요.
아직은 도움보다는 캐릭터를 선택하는 데 있어 제약이 많았어요. ‘너무 동안이다’라는 말들을 많이 해주셨고요. 그래서 빨리 군대에 가기도 했죠. 그런데 군 복무 이후에도 크게 외모가 안 바뀌더라고요. 하하. 이제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며 받아들여요. 연기력으로 승부할 생각ㅇ입니다.
김혜성 사진=나무엑터스
인간 김혜성에 대해서도 물어볼게요, 군대를 다녀온 뒤 성숙해진 느낌이 들어요.
다녀오니 확실히 바뀌더라고요. 어른스러워진 것도 있고, 하는 일도 그렇고요.
평소 스케줄 없을 때 뭐하면서 시간 보내요?
‘집돌이’라 집에서 모든 것을 해결해요. 평소 성격이 낯을 가리고 차분한 편이라 집에서 조용히 무언가를 하는 걸 좋아해요. 애완견 혜동이와 시간도 많이 보내고요. 최근에 아파서 직접 북엇국 끓여줬어요.
SNS를 보니 운동을 좋아하는 거 같은데 요즘은 운동 안 해요?
평소 오기로 운동을 하는 편이에요. 어릴 때 태권도를 오래 해서 그런지, 지금도 그때 오기로 무슨 일을 꼭 해내요. 아이스하키를 한 것도 시간이 지나면 실력이 자연스럽게 늘 줄 알았는데 안 늘더라고요. 그래서 ‘끝까지 해서 내가 실력 늘린다’라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하고 있어요. 요즘은 친형이 크로스핏에 빠져있어 함께 하는 데 정말 힘들더라고요.
야구광이던데 야구는 안 좋아해요?
보는 것만 좋아해요. 하하. 10대 때 잠실경기장에서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를 봤는데 정말 재미있었어요, 스트레스가 풀리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이후 ‘직관’의 매력에 푹 빠졌죠. 아! 제가 부산사람이라 롯데 자이언츠를 응원합니다.
지금까지 한 소속사(나무엑터스)에 몸담고 있어요. 이 정도면 간판스타 아닌가요?
아니요, 나무엑터스 하면 문근영이죠. 최근에 소속사와 다시 재계약 했어요. 대표님께서 3년 뒤에 ‘꼭 더 성장해서 내가 돈을 더 주면서 너와 계약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어요. 그 순간 생각했죠. 당당히 내가 자리를 박차고 나가리라. 물론, 농담입니다, 대표님 말씀처럼 앞으로 더 잘됐으면 좋겠어요.
당장 얼마 안 남은 연말 계획이 궁금해요.
특별한 계획은 없어요. 혹 초대를 받는다면 ‘매드독’에 출연한 배우들 응원해 주러 가려고요.
내년 목표는 뭔가요?
두 작품 이상 하고 싶어요. 내년에는 활발하게 활동을 하는 게 목표에요. 이제 무슨 일을 하던지 뒤로 빠지지 않고 적극성을 갖고 임하려고요. 멋진 모습으로 돌아올 테니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미소)
끝으로 배우 김혜성이 그리는 꿈은 무엇인가요?
‘저 친구 연기 잘한다’는 소리를 듣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제가 연기를 몇 살까지 할지 모르겠지만, 하는 동안은 이 말을 꼭 듣고 싶네요. mkculture@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