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도형 기자] 유·아·인은 ‘유튜브, 아프리카티비(TV) 등 크리에이터들을 대상으로 하는 인터뷰’의 약자입니다. 플랫폼/장르 불문 1인 미디어 방송인들의 방송 뒷이야기를 알려드립니다. (편집자 주)
뽀선희(본명 정현욱)는 지난해 가수로 정식 데뷔했다. 과정은 험난했다. 그는 절실함 하나로 자신의 꿈을 이뤄가고 있다.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은 그 꿈을 이뤄줄 소중한 길동무다.
◇ 뽀선희, 뽀현욱
Mnet 예능프로그램 ‘너의 목소리가 보여’(이하 ‘너목보’)를 즐겨 보는 애청자라면 낯익은 이름일 것이다. 지난 2015년 ‘너목보’ 시즌2에서 압도적인 가창력과 반전매력을 선보인 그 뽀선희가 맞다.
뽀선희가 자신의 '너목보' 출연 이후 근황을 전했다. 사진=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2' 방송 캡처
뽀선희는 현재 가수 활동과 아프리카티비(TV)와 유튜브를 중심으로 개인방송을 병행하고 있다. 개인방송에서는 주로 전국을 돌며 거리공연을 하거나, 노래 강의를 한다. 토크를 하며 시청자 참여 이색 대회를 열기도 한다. 재밌는 음악방송이다.
“뽀선희는 ‘뽀로로 이선희’라는 별명의 줄임말이다. 뽀로로 안경을 쓴 이선희를 닮았다고 해서 생겼다. ‘너목보’ 출연 당시 유아체육교사라는 직업에 착안해 생긴 별명이다. 뽀현욱은 본명인 정현욱과 결합해서 만든 크리에이터명이다. 음악 카테고리 방송이지만, 토크 콘텐츠가 많다. 매일 다른 콘텐츠로 방송한다. 콘텐츠 자체가 차별화된 웃음 포인트가 있다. BJ 몰래카메라, 고음 노래자랑, 사진 평가(최대한 나쁜 닮은꼴 찾기) 등 조금씩 기존 콘텐츠와 차이점을 두려고 한다.”
“버스킹은 꽤 오래전부터 했다. 홍대에서 처음 시작했다. 전역 직후부터였다. ‘너목보’ 출연 1년 정도 전이다. 목소리가 특이하다 보니 사람들 반응이 좋았다. ‘내 목소리가 많이 팔리는 목소리구나’ 싶었다. 요즘에도 버스킹 공연을 한다. 팁으로 받은 돈 100만 원이 모이면 기부할 생각이다. 지금 70만 원 정도 모였다. 매년 기부를 목적으로 버스킹을 다닐 계획이다.”
◇ BJ가 된 이유
뽀선희는 ‘너목보’ 출연 이전부터 개인방송을 해왔다. 유아체육교사 일과 병행하기도 했다. 노래 부르기 위해서였다. 그는 “취미생활로 시작했다”고 회상했지만, 현실적 제약에 가로막힌 그 시절의 사투로 다가왔다.
어쩌면 뽀선희에게 세상은 정말로 두꺼운 껍질의 알이었는지 모르겠다. 구체적으로 얼마나 힘든 발버둥이었을지 가늠하기는 힘들지만, 알에서 나온 그는 이제 첫걸음마를 뗐다.
“취미로 음악을 하려고 개인방송을 시작했다. 추운 겨울, 거리공연을 할 수 없는 시기였다. 방송은 그때 시작했다. 생각보다 잘 됐다. 그러다가 ‘너목보’ 출연 제의가 왔다. 원래 가수를 하려고 출연했던 것은 아니다. ‘너목보’ 출연은 ‘해볼까?’ 싶어서 출연했다. 꽂히면 하는 성격이다.”
“가정형편 때문에 음악이 아닌 체육을 배웠다. 음악은 돈이 많이 든다. 반면 운동은 공짜로 배울 수 있다. 다만 군대에 있을 때 ‘전역 이후 노래를 제대로 배워야겠다’라고 다짐했다. 노래 연습은 꾸준히 했다. ‘너목보’ 출연은 정말 운이 좋았다. 유치원 체육교사 일이 끝나면 항상 연습실에서 연습했다. 매일 2시간 넘게 했다. 방송도 초반에는 유아체육을 하면서 했다. 직업이 두 개였다. 노래는 하다 보니 많이 늘었다. 물론 처음에는 개인방송이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돈도 안 됐다. (웃음) 취미였다.”
뽀선희는 전국 각지를 돌며 버스킹 공연을 하고 있다. 그는 버스킹 공연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기부할 생각이다. 사진=뽀선희 유튜브 영상 캡처
◇ 가창력의 비밀
뽀선희는 남자임에도 웬만한 여성 노래는 모두 부를 수 있다. ‘너목보’ 출연 당시에도 이선희의 노래를 불렀다. 뽀선희 특유의 미성은 이미 많은 팬의 고막을 사로잡았다. 그는 비결을 묻자 의외의 답변을 내놨다.
“웬만한 노래는 다 부를 수 있다. 다만 소향 노래 중에 4옥타브 넘는 곡들은 나도 힘들다.(웃음) 그것 말고는 거의 다 부를 수 있다. 노래할 때 음을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하지만, 힘을 내는 것도 중요하다. 배와 몸의 근육이 필요하다. 운동했던 것이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덕분에 힘이 있다.(웃음) 노래하려면 운동은 필수다. 체력이 중요하다.”
◇ 중성적인 매력, 가수 뽀선희
뽀선희의 또 다른 특징은 고운 외모다. 거기에 노래 부를 때 특유의 목소리가 더해지면, 여자라는 오해를 받기 쉽다. 그는 여기에 대한 스트레스는 없었냐는 물음에 “있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지금은 있는 그대로의 본인 모습을 조금씩 받아들이고 있었다.
“평소에 여자인지 남자인지 헷갈리시는 분들이 있다. 메이크업 같은 걸 하면 할머님이 ‘아가씨’라고 하는 일도 있었다. (웃음) 치과에서 의사가 내 가슴 근육을 잘못 만졌는데, 여성의 가슴으로 오해해 사과한 일도 있었다. (웃음) 그래서인지 머리를 일부로 짧게 자르고 있다. 목소리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했다. 일부러 낮은 소리를 내려고 한 적도 있었다. 어릴 때 임재범, 박효신, 하동균 같은 목소리가 굵은 가수들이 인기가 많았다. 그렇게 되고 싶어서 노력을 많이 했지만, 안 됐다. 그래서 그냥 내 목소리로 노래하기 시작했는데, 잘 된 것 같다.”
“‘애기야’라는 곡을 좋아한다. 타이틀곡이 아닌 서브 곡이었다. 타이틀곡을 쓰고 나서 15분 만에 녹음한 곡이지만, 반응이 좋았다. 계속 음악을 하게 해준 계기가 된 노래다. 고마운 노래는 첫 곡인 ‘그대 떠난 하루’다. 원래 내 노래가 아니라 가이드를 부른 것이었다. 그런데 나에게 맞겠다 싶어서 내가 부르게 됐다. 원래는 여성의 마음을 대변한 곡이다. (웃음)”
◇ 크리에이터라는 직업
어느 직업이든 장단점이 있고, 고충이 있을 것이다. 다만 뽀선희는 크리에이터의 힘든 점이 생각보다 많다고 전했다. 화려해 보이는 만큼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진다는 의미였다.
크리에이터는 말 그대로 창의적이고 창조적인 활동이 수반돼야 한다. 이에 대한 대중의 평가는 냉정하며, 실시간으로 이뤄진다. 오랫동안 밝게 빛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모든 별에 수명이 있듯, 언제든 사라질 수 있다는 걱정을 매일 해야만 한다. 죽음의 공포를 매일 떠올리며 사는 것과 같을 것이다.
“최소한 하나는 확실하게 달라야 한다. 확실하게 달라야 그저 그런 크리에이터가 되는 것을 피할 수 있다. 비슷한 방송이 너무 많다. 개인방송은 힘들다. 쉽게 도전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쉽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가 있다. 방송하는 분들 대다수가 과도한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과도한 감정 서비스업이다. 시청자분들을 충족시켜줘야 한다. 하지만 매일 그럴 수는 없다. 또 시청자분들이 다른 방송으로 넘어가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힘들다. 악성 댓글도 처음에는 ‘그럴 수 있지’ 하지만 쌓이면 아프다. 작은 것들 하나하나 스트레스다. 많은 일을 해봤는데, 하면 할수록 정신적으로 힘든 직업이다. 1인 미디어 방송인들에게는 혼자 짊어져야 하는 무게가 있다.”
물론 뽀선희는 지금은 괜찮다고 설명했다. 스트레스를 해소할 본인만의 방법도 찾아가고 있다고 했다.
“쉬는 날에 잠을 푹 자거나, 어디 놀러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아무 생각 없이 있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멍하게 있다 보면 조금 좋아진다. 버틸 수 있게 해주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모든 직업이 다 똑같겠지만, 이 일은 유독 그렇다. 생각이 많아지면 힘들다.”
뽀선희가 크리에이터의 고충을 털어놨다. 사진=아프리카티비(TV) BJ뽀선희 방송 캡처
◇ 이선희와 대도서관?
이선희와 대도서관, 접점이 전혀 없어 보이지만 있다. 뽀선희의 롤모델이라는 점이다. 가수와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을 취미로, 우연히 갖게 된 그이지만 충실한 모습이었다.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며 나아갈 것을 다짐하기도 했다.
“이선희처럼 오랜 기간 사랑받는 가수가 되고 싶다. 방송은 보겸이나 대도서관이 롤모델이다. 깨끗하다. 너무 자극적이면 시청자가 조금 더 늘겠지만, 한 단계 더 올라가는 것이 힘들다. 어린아이들도 잘 볼 수 있는 콘텐츠를 하고 싶다. 예전에 가르쳤던 제자들이나 학부모들의 연락이 오기도 한다. 나쁜 방송은 하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다. 그 친구들의 기억 속 좋은 선생님으로 남고 싶다. (웃음) 팬은 내가 사는 원동력이다. 팬들이 없었다면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위기가 많았다. 방송이나 크리에이터 직업 자체를 진지하게 11번 정도 그만두려 했다. 버틸 수 있도록 해준 것이 팬들이다. 덕분에 버텼다.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 mkculture@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