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론병 이겨낸 ET, 유승호도 반한 꿀잼 방송人 [김도형의 유·아·인]

[매경닷컴 MK스포츠 김도형 기자] 유·아·인은 ‘유튜브, 아프리카티비(TV) 등 크리에이터들을 대상으로 하는 인터뷰’의 약자입니다. 플랫폼/장르 불문 1인 미디어 방송인들의 방송 뒷이야기를 알려드립니다. <편집자 주> ET(본명 권은택)는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인터넷 방송 현장에서 변화를 지켜본 산증인이다. 그는 언제나 그랬듯 자신만의 방식으로 꿈을 이뤄나가고 있다.

◇ 인터넷 방송 10년
ET STAR TV의 ET가 초창기 인터넷 방송에 대한 사회의 시선을 증언했다. 사진=ET 제공
ET STAR TV의 ET가 초창기 인터넷 방송에 대한 사회의 시선을 증언했다. 사진=ET 제공
ET의 스타크래프트 방송은 아프리카티비(TV)와 트위치티비(TV), 유튜브 등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송출된다. 방송 여건이 매번 다르기 때문이다. ET는 주로 엽기 빌드를 구사하는데, 그가 만든 전략은 ‘스카웃 빌드’ ‘8배럭 뒤통수 빌드’ ‘트리플리 빌드’ 등이 있다. 배우 유승호가 그의 방송을 즐겨본다고 밝힌 바 있다.

ET가 인터넷 방송을 처음 시작한 것은 지난 2008년이다. 아직 고등학생이던 시절 e스포츠를 알리는데 도움이 되고 싶은 순수한 목적이었다. 하지만 그런 ET를 바라보는 주위의 시선은 곱지 못했다.

“2008년 무렵 BJ소닉의 방송을 많이 봤다. e스포츠를 알리는 직업에 대한 관심이 많은 때였다. 영향을 받았다. 그러다가 인터넷방송을 시작했다. 옛날에는 인터넷방송에 대한 이미지가 정말 안 좋았다. 친구도, 선생님도 안 좋게 봤다.”

특히 당시에는 아프리카티비(TV) 등 스트리밍 방송 플랫폼의 실시간 후원 시스템에 대해 대중의 이해도가 낮았다. 이에 대한 대중의 비판은 ET에게 큰 트라우마를 남겼다.

“(내가 방송을 시작한 당시에는) 별풍선을 받으면 욕을 먹었다. 지금은 좋은 분들이 많이 방송해서 이미지가 바뀌었다. 신기하다. 당시 선생님께 내 꿈을 이야기했더니 만류하면서 나를 미워했다. 시청자들 중에서도 그런 분들이 많았다. 트라우마가 됐다. 별풍선을 주는 분 시청자들에게 주지 말라면서 싸우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 이미지가 바뀌면서 내 영상이 재미있으면 후원해달라고 했다.”

물론 지금은 많이 아물었지만 그 트라우마가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다. ET는 지금도 별풍선 받는 것에 대해 부담감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를 이겨내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봤다고 털어놨다.

“별풍선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 보니 매달 10만원씩 구미사랑보호소라는 유기견보호소에 기부를 하고 있다. 시청자들이 주신 돈을 함부로 쓰지 않겠다는 다짐이었다. 또 시청자들에게 내가 쓰던 컴퓨터를 고쳐서 드리거나, 크고 작은 이벤트를 많이 진행했다. 2014년도에는 1년 동안 받은 별풍선을 모두 루게릭 환자들을 위한 협회에 기부했다.“

ET STAR TV ET가 스타크래프트를 고집하는 이유를 밝혔다. 사진=ET 제공
ET STAR TV ET가 스타크래프트를 고집하는 이유를 밝혔다. 사진=ET 제공
◇ 스타크래프트 ET는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스타크래프트 방송을 진행 중이다. 프로게이머 출신도 아니지만 끝까지 스타크래프트를 놓지 않고 있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스스로 재미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스타크래프트를 너무 좋아했다. 어릴 때 모든 스타크래프트 대회를 챙겨볼 정도였다. 다른 게임을 하다가도 다시 스타크래프트로 돌아왔다. 애착이 크다. 지금도 더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스타크래프트에 대한 재미를 알려줄 수 있다면 후회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다른 게임도 섞어서 방송하고 있다. 하스스톤 공식중계도 해봤다. 다른 게임들도 차근차근 접근하고 있다. 다만 스타크래프트가 더 재미있다.”

ET가 밝힌 자신의 실력은 준프로급이다. 현재 그의 래더 등급은 S랭크다. 다만 방송의 재미를 위해 엽기 전략 위주로 게임하다 보니 되려 일반적인 게임은 하기 어려워졌다고 했다.

“준프로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프로게이머들은 비교할 대상이 아니다. 방송할 때는 재미있는 전략을 많이 한다. 정석적인 플레이를 잘 못한다. 오히려 스카웃 빌드가 승률이 더 좋다.”

이어 ET는 해당 이유 때문에 ASL 같은 정식 대회에 나가는 것이 꺼려진다고 밝혔다. 그는 이겨도 문제, 져도 문제라고 설명했다.

“두려운 마음이 있다. 나는 성격이 예민하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도 안다. 어릴 때는 대회에 많이 나갔다. 그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기억이 있다. 또 지금은 다양한 빌드를 쓰다 보니 기량이 예전만큼 안 된다. 정석 빌드를 못한다. 그렇다고 엽기 빌드를 괜히 썼다가 상대방이 기분 나쁠 수 있다. 이런 것들을 고려해 나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ET가 중요시 하는 부분은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스타크래프트를 알리고 이를 통해 재미를 주는 것이다. 해서 그는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의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스타크래프트 인기가 줄어드는 상황이다. 버그 같은 나쁜 것들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 시청자들과 소통도 자주 하고 있다. 초보들은 사람이랑 게임하기가 힘들다. 초보방에 들어가도 초보가 아니다. 그래서 초보대전 콘텐츠로 대결을 진행해봤다. 인증된 분들만 따로 모아서 초보 올스타전까지 진행했다. 5회까지 했다. 내 덕분에 스타를 시작한 분들이 많아졌다. 스타크래프트가 부흥하기 위해서는 영향력 있는 분들의 노력이 더 필요하다.”

ET STAR TV의 ET가 방송하면서 힘들었던 순간들을 되짚어 봤다. 사진=ET 제공
ET STAR TV의 ET가 방송하면서 힘들었던 순간들을 되짚어 봤다. 사진=ET 제공
◇ 위기의 순간들 ET는 여러 번 방송을 그만둔 이력이 있다. 하지만 끝내는 다시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스스로 방송 일을 즐거워하기 때문이다. 그는 방송을 즐기는 것 그 자체로 만족하고 있었다. 덕분에 프로게이머들이 대거 유입돼 구독자 수가 주는 것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프로게이머들이 인터넷 방송으로 넘어와서 오히려 감사하다. 내게는 연예인 같은 분들이다. 사진을 들고 다닐 정도였다. 덕분에 스타크래프트에 대한 인기가 올라갔다. 감사한 분들이다.”

다만 그도 사람인지라 악플은 견디기 힘들다고 했다. 그는 팬들이 보내준 메시지를 모두 읽고 답해주는 편이라 무시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악플 때문에 힘들다. 일일이 읽는다. 비교하는 경우도 많다. 악플 하나 때문에 하루가 힘들 때도 있다. 조금은 자제해주셨으면 좋겠다. 마음이 아프다. ‘무시하자’ 싶어도 결국에는 스트레스를 받는다.”

아울러 ET는 희귀병 중 하나인 크론병을 앓고 있다. 지금은 증상이 많이 호전됐지만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증상이 심했을 때는 방송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는 이 부분에 대해 사과하며 건강할 것을 다짐했다.

“크론병 때문에 많이 힘들었다. 증상 중에 몸무게가 급격히 주는 것이 있다. 59kg이었는데 48kg까지 빠졌다. 아직도 두 달에 한 번, 병원에 다니고 있다. 지금 몸무게는 61kg이다. 많이 건강해졌다. 그래도 불치병이다 보니 계속 안고 가야한다. 크론병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미안한 부분도 있다. 방송을 하다가 도중에 너무 아파서 그만뒀다. 너무 죄송했다. 내가 건강한 것이 우선이다. 그래야 시청자들에게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다.”

“항상 하는 이야기가 있다. 내가 술도 안 마시고 담배도 안 피고 커피도 안 마신다. 그런데 억울하게 크론병에 걸렸다. ‘하고 싶은 것을 다 하고 사는 것이 맞다’고 느꼈다. 시청자들에게 늘 하고 싶은 것 하고 살라고 많이 한다. 더 좋은 일도 많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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