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고은이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 속 인물의 얼굴을 빌려 지금의 청춘들에게 위로를 안긴다. 예나 지금이나 청춘의 감성은 비슷할 구석이 많아 더없이 예뻤던 ‘유열의 음악앨범’이다.
‘유열의 음악앨범’은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노래처럼 우연히 만난 두 남녀가 오랜 시간 엇갈리고 마주하길 반복하며 서로의 주파수를 맞춰 나가는 과정을 그린 멜로영화다. 장르 불문 매 작품마다 섬세한 연출력으로 평단과 관객을 사로잡는 정지우 감독의 신작이다.
김고은은 극 중 돌아가신 엄마가 남긴 제과점을 운영하다 현실의 벽에 부딪혀 보통의 청춘처럼 살아가는 미수를 연기했다. 미수는 다이내믹한 사건이나 극적인 변화를 겪지는 않지만 현실 속 상처받은 마음을 부여잡고 남몰래 우는 인물이다. 그렇기에 관객들은 미수에게서 자신을, 혹은 가족이나 친구의 모습을 마주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인물을 연기한 김고은은 이런 점을 ‘유열의 음악앨범’ 매력으로 꼽았다.
배우 김고은이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CGV아트하우스
“시나리오를 보면 볼수록 (미수는) 공감이 많이 가는 인물이었고, 영화 자체도 평범함 속에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 같아서 좋았다. 미수는 마치 주변에 있는 사람 같지 않나. 나 역시 미수처럼 하고 싶었던 걸 포기하고 안정된 직장을 다니는 친구들을 오래 봐왔다. 미수가 곧 내 친구들과 같은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다만 나와 다른 지점이 있다면, 미수는 현실에 발을 붙이고 사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나는 현실보다 이상을 쫓는 편이다.”
영화에서 미수는 글을 쓰고 싶어 하지만 먹고 살아야 하는 현실로 인해 적성에 잘 맞지도 않는 직장에 다닌다. 그 과정에서 자존감이 바닥까지 떨어져 진심으로 좋아했던 현우(정해인 분)와 만남도 녹록치 않다. 그렇다고 해서 미수가 자신의 우울한 감정을 숨기는 건 아니다. 미수는 용기 있게 자신의 현 상태를 상대에게 전달할 줄 알며, 결국은 현우와의 사랑을 선택한다. 김고은 역시 미수의 용기가 그 무엇보다도 진하게 와 닿았단다.
“그 시대나 지금이나 청춘들의 감성이 크게 다르지는 않다고 본다. 고민하는 지점이나 감정, 감성이 상당히 비슷해서 더 공감된다. 그리고 미수가 가진 감정선에 대한 공감도 컸다. 자신의 못난 부분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미수와 이 영화가 예뻐 보였다. 결국 현우와 사랑을 선택하는 게 불안정을 감수한 것인데, 그 선택 과정에서 미수가 한 단계 더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원하는 걸 얻기 위해선 어떤 부분을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하지 않나. 미수가 현우를 자신의 인생에서 중요한 사람이라는 걸 인정하고 스스로 결정했다는 게 굉장히 멋지고 공감됐다.”
배우 김고은이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CGV아트하우스
1990년대 감성을 그린 ‘유열의 음악앨범’과 인간 김고은은 비슷한 지점이 많다. 미수가 곧 김고은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김고은이 미수에 대해 중요시 여긴 것 중 하나는 큰 변화가 없다는 점이다. 연대기 형식을 취하는 영화이지만, 시간의 흐름마다 다이내믹한 변화를 주기보다 기존의 스타일을 변주하여 끌고 가는 것이 이 영화에 어울린다는 게 김고은의 생각이다.
“작품을 시작할 때 분장이나 의상처럼 인물에 대해서 그려지는 지점들을 이야기하는 편이다. 이번 영화의 인물은 너무 다이내믹하지 않기를 바랐다. 미수는 패션 아이템이 그다지 많지 않았으면 좋겠고, 옛날 옷을 다시 입었을 때 착장을 새롭게 맞추는 형식이길 원했다. 헤어스타일도 기장의 차이가 크지 않은 선에서 가보는 건 어떨까 생각했다. 나도 고등학생 때 산 바지를 아직까지 입는다. 특히나 바지는 ‘착붙’하는 느낌의 핏을 찾기가 어렵지 않나.(웃음) 좋아하는 옷들은 10년이 지났다고 해서 안 입거나 버리지 않는다. 그건 미수도 마찬가지다.”
배우 김고은이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CGV아트하우스
김고은과 정해인은 ‘유열의 음악앨범’을 통해 두 번째로 연기호흡을 맞췄다. 앞서 김고은은 tvN 드라마 ‘도깨비’에서 첫사랑 정해인을 짝사랑하는 연기를 선보인 바 있다. 이번 영화를 통해 진정한 멜로 연기 펼친 두 사람의 호흡은 그 어느 때보다 좋았다. 무던한 성격 덕분이다.
“우리 둘 다 성격이 무던해서 편했다. 개인적으로 어떤 작품이든 서로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해인 씨는 그런 마음을 가질 수 있는 배우였고, 상대 역을 해줘서 정말 고맙다. 성격도 비슷하고 호흡도 잘 맞아서 굉장히 재미있게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 sunset@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