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 아스트라’ 제임스 그레이, 설명 불가한 실존에 대해 [김노을의 디렉토리]

매경닷컴 MK스포츠 김노을 기자

연출자의 작품·연출관은 창작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영화, 드라마, 예능 모두 마찬가지죠. 알아두면 이해와 선택에 도움이 되는 연출자의 작품 세계. 지금부터 ‘디렉토리’가 힌트를 드릴게요. <편집자주> 제임스 그레이 감독에게 삶은 미지의 세계다. 이 세상의 인과관계로 설명되지 않는 음습한 삶이 그의 영화에 깊숙이 자리한다.

제임스 그레이의 조부모는 1923년 미국으로 이주한 러시아계 이민자다. 이에 따른 영향인지 아니면 감독 개인의 지극히 사적인 무언가 때문인지는 몰라도 자신의 자리를 벗어나거나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필모그래피 전반에 깔려있다. 결국 존재 혹은 실존에 대한 고민이 제임스 그레이 작품의 원동력인 셈이다.

제임스 그레이 감독 사진=ⓒAFPBBNews=News1
제임스 그레이 감독 사진=ⓒAFPBBNews=News1
◇ 떠났지만 떠나지 못한 ‘이민자’(2013) 영화 ‘비열한 거리’(1994)로 장편데뷔한 제임스 그레이의 여섯 번째 연출작이다. 1921년 뉴욕을 시대적 배경 삼은 ‘이민자’는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뉴욕 엘리스 섬에 도착한 에바(마리옹 꼬띠아르 분)의 이야기를 따라간다.

제66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이름을 올렸고, 섬세한 촬영으로 극의 밀도를 높이는 다리우스 콘지 감독이 촬영을 맡았다.

에바는 당초 여동생과 동행했지만 동생은 건강 때문에 입국을 거부당하고, 결국 맨하탄의 빈민가에 홀로 남겨진다. 오갈 데 없는 에바를 도와준 건 브루노(호아킨 피닉스)다. 에바는 그의 도움으로 일자리와 거처를 마련하고, 동생을 미국으로 데려오기 위해 애를 쓴다. 그리고 누가 봐도 행복하지 않아 보이는 에바에게 올란도(제레미 레너)가 다가오고 안타깝게도 에바는 헛된 희망에 사로잡힌다.

영화 ‘이민자’ 포스터 사진=씨네룩스
영화 ‘이민자’ 포스터 사진=씨네룩스
에바는 미국에서의 삶을 ‘진짜’로 여기며 미국행을 택했다. 자신의 원래 위치를 벗어나 이상으로 여긴 세계에 발을 디뎠지만 행복은 더 멀리 도망가고, 동생과도 떨어지게 된다. 여기에 브루노는 에바를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주어진 모든 걸 포기한다. 흥미로운 건 행위의 당위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점이다. 미국으로 건너간 에바와 자신의 전부를 버리는 브루노의 선택에는 이유가 불충분하다. 제임스 그레이는 인물들이 사랑에 빠지고 서로를 떠나는 과정에 대한 설명도, 설명하려는 시도도 하지 않는다. 다만 아메리칸 드림을 품고 자유의 여신상이 우뚝 선 나라에 발을 디뎠지만 결국엔 비극인, 과거로부터 떠나왔지만 미래의 위치로 나아갈 수 없는 인간 군상을 무거운 공기로 담아낼 뿐이다.
영화 ‘잃어버린 도시 Z’ 포스터 사진=㈜영화사 빅
영화 ‘잃어버린 도시 Z’ 포스터 사진=㈜영화사 빅
◇ 떠나고자 하는 집념으로 뒤덮인 ‘잃어버린 도시 Z’(2016) ‘이민자’ 제작진이 뭉친 ‘잃어버린 도시 Z’는 미국의 작가이자 저널리스트 데이비드 그랜이 쓴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이 원작이다.

1925년 영국의 군인이자 스파이인 퍼시 포셋(찰리 허냄 분)은 아들 잭(톰 홀랜드 분)을 데리고 ‘Z’를 찾아 아마존 정글로 떠난다. 제임스 그레이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잃어버린 도시 Z’ 역시 인물의 목표에 따른 동기나 이유가 명확히 제시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퍼시 포셋이 어째서 그 오랜 시간 볼리비아의 정글에 집착하는지, 그가 서있는 위치가 과연 어디인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제임스 그레이는 정글로 떠난 2차 원정길에서 퍼시 포셋에게 하나의 변곡점을 줬다. 미지의 세계에 존재하는 야만인에게 그만의 문화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게 첫 번째, 진짜 야만인은 전쟁을 통해 문명화된 유럽이라는 게 두 번째다. 이로써 퍼시 포셋의 신념은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는 이번에도 정착하지 않고 또 다른 사막으로 떠난다.

퍼시 포셋의 멈추지 않는 실존은 역설적이게도 그 나름의 위치를 만든다. 미지의 세계나 사막, 그 어딘가로든 떠나려고 하는 그의 움직임은 채워지지 않는 상태에 대한 욕망이다.

영화 ‘애드 아스트라’ 포스터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영화 ‘애드 아스트라’ 포스터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 가장 현실적인 우주 ‘애드 아스트라’(2019) 이곳저곳을 떠도는 인물을 통해 실존을 고찰한 제임스 그레이가 이번에는 신작 ‘애드 아스트라’를 통해 우주로 떠난다.

오는 19일 개봉하는 ‘애드 아스트라’는 실종된 아버지를 찾아 지구의 생존의 위협하는 기밀 프로젝트를 막기 위해 태양계 가장 끝까지 탐사하는 임무를 맡게 된 우주비행사(브래드 피트 분)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제임스 그레이의 첫 번째 SF 영화이며, 제76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제임스 그레이는 이번 영화에 대해 “가장 현실적인 우주를 보여주고 싶었다. ‘애드 아스트라’는 공상 과학 영화가 아닌 사이언스 퓨처 팩트 영화”라고 설명했다. 이에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CG를 최소화 하고 실물 세트를 직접 제작해 촬영하는 방식을 택했다고 전해져 그만의 스타일로 탄생한 우주 영화에 대한 호기심을 높인다. sunset@mkculture.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경규 뇌졸중 부인 “화가 나서 목이 쉬었다”
배우 이다해, 가수 세븐과 결혼 이후 첫 임신
카리나, 파격적인 밀착 의상…시선 집중 핫바디
과즙세연, 아찔하게 드러낸 우월한 글래머 몸매
월드컵 앞둔 손흥민, 스트레스성 원형탈모 부인

[ⓒ MK스포츠,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