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닦아가는 배우 신원호가 이번에는 ‘힙합왕’으로 새로운 세계에 출사표를 던졌다. 6부작에도 불구하고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매력을 가감없이 발휘한 신원호다.
최근 종영한 SBS 금요드라마 ‘힙합왕-나스나길’(이하 ‘힙합왕’/극본 권수민, 연출 이준형)은 힙합 문화 현상과 세계를 담아낼 정통 힙합 음악 성장물로, 가수 박정현, 성시경, 엠씨 더 맥스, 이수영, 박상민, 쿨, 브라운 아이즈, 애즈원 등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한 이준형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신원호는 두박고의 금수저 래퍼인 김태황 역을 맡아 연기했다. 이호원이 연기한 방영백과 대립을 이루는 인물인 김태황의 악랄한 캐릭터성은 물론 입체적인 면까지 선보이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사전제작 드라마인 ‘힙합왕’이 세상 빛을 본 건 지난 8월이다. 신원호는 첫 방송 날을 손꼽아 기다릴 만큼 드라마에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
배우 신원호가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아뮤즈코리아
“지난해 12월부터 올 초까지 촬영했는데 여름이 되어도 방송이 안 되더라. 이제라도 방송되어 감사하다.(웃음) 낮은 시청률이나 적은 회차가 아쉽지만 애정을 많이 가진 작품인지라 세상의 빛을 본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무엇보다 김태황을 연기하며 1차원적이지 않으려 노력했다. ‘총각네 야채가게’(2011)를 함께 한 이준형 감독이라 드라마에 대한 얘기를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었다. 좋은 의미로 한결 같은 분이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신원호는 또래 배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는 경험을 했다. 지난 2월 군 입대해 국방의 이무를 다하고 있는 이호원과는 동갑내기였고, 나은과 한현민은 그 나이대 비슷한 감정과 고민을 공유하는 동생들이었다. 또래들과 함께 한 촬영장은 드라마 속 크루처럼 시종 에너지가 넘쳤다고.
“사실 또래들과 작품 해본 적이 없다. 이번에는 에너제틱하고 웃음이 넘쳤다. 누구 한 명 차에 있지 않고 다 함께 촬영장에서 웃고 떠들었다. 그러다가도 촬영만 시작되면 진지해지는 ‘힙합왕’이었다. 배우들끼리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있어 대화도 많이 나누고 액션도 하나하나 맞춰나갔다. 애정을 가질 수밖에 없는 작품 아닌가. 특히 호야(이호원)는 동갑이라 더 깊은 대화를 나눴다. 군대 가기 전에 밥도 먹었다. 호야의 입대 소식은 기사로 접했지만.(웃음) 사실 저도 군대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는데 이젠 그렇지 않다. 모두의 의무인 만큼 잘 받아들이려 한다.”
‘힙합왕-나스나길’ 스틸컷 사진=SBS
정통 힙합 드라마를 표방하는 ‘힙합왕’이었기에 신원호의 랩 연습도 본격적이었다. 그룹 크로스진에 몸담고 있지만 보컬 파트인 만큼 랩은 낯선 장르였다. 하지만 래퍼 지조와 뉴올이 드라마의 프로듀서로 함께 했고, 그들과 함께 하는 과정 속에서 음악적으로도 한층 더 성숙해졌다.
“원래 좋아하던 지조, 뉴올 형님이 프로듀서였다. 첫 미팅 때 랩에 자신이 없다고 말씀드렸더니 ‘일단 해보자’고 하시더라. 한 번 녹음 한 후에 ‘자신감만 갖고 하라’고 조언해 주셔서 앞뒤 생각 하지 않고 열심히 했다. 저도 음악적으로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함께 음악을 하고 있다. 어릴 적부터 가사 쓰는 걸 워낙 좋아해서 서로 들려주기도 한다. 자다가 일어나서 갑자기 가사를 쓰기도 하고, 산책 도중에 곡을 쓰기도 하는데 미디엄템포의 댄스곡이 많다. 힙합에는 재능이 없는 모양이다.(웃음)”
신원호가 쓴 가사에는 자아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사랑을 테마로 놓고 쓸 때는 저절로 팬들을 떠올리고, 자신의 내면의 이야기를 풀어낼 땐 과거의 고민과 앞으로의 지향점이 담기기도 한다. “해답이 없는 게 고민”이라는 신원호에게 20대는 어떤 감각으로 기억되고 있을까.
‘힙합왕-나스나길’ 스틸컷 사진=SBS
“20대는 사춘기였다. 스무 살이 됐을 때 스스로 어른이라고 생각하고 앞만 보고 달렸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성장통 아니었을까. 나도 모르는 사이 변화가 있었고,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다. 지금은 ‘내일을 열심히 살자’는 마음으로 현재의 행복을 소중히 여긴다. 내 부족함이 주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면 미안함을 느끼고, 감사한 건 감사하며 하루하루 살고 있다.”
한 단계씩 차근차근 스텝을 밟고 있는 신원호를 움직이는 힘은 연기와 노래를 사랑하는 마음이다. 자신을 선택해준 이들에게 반드시 도움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매 작품 최선을 다하고, 촬영이 무사히 끝남에 감사함을 느낀다. 주어진 자리에서 전력투구하는 신원호가 작품에 대한 태도를 털어놨다.
“너무나 사랑하는 마음에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저를 움직이게 만든다. 땀을 쫙 빼면 상쾌하듯 한 작품 끝나면 무사히 끝난 것에 감사한 마음이 든다. 그 감사함이 늘 감사해서 연기를 하게 된다. 저를 선택해준 분들에게도 감사하다. 작품이 끝났다고 그게 사라지는 건 아니지 않나.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작품에 대한 예의다.” / sunset@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