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4살이 된 부산국제영화제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작 ‘말도둑들. 시간의 길’이 공개됐다. 카자흐스탄과 일본의 합작으로 한층 신선한 영화의 탄생을 알렸다.
3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말도둑들. 시간의 길’ 시사 및 기자회견이 개최된 가운데, 연출을 맡은 예를란 누르무함베토프, 리사 타케바 감독과 배우 사말 예슬라모바, 모리야마 미라이가 참석했다.
‘말도둑들. 시간의 길’은 가족을 지극히 사랑하는 남자가 어느 날 말도둑들에게 살해당한 뒤 일어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2013년 베를린 영화제에서 은곰상을 수상한 촬영감독 아지즈 잠바키예프가 촬영을 맡아 와이드스크린 미학을 구현, 또한 중앙아시아 영화 특유의 여백의 미에 장르적 재미도 담겼다.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말도둑들. 시간의 길’ 스틸컷 사진=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기자회견 모더레이터를 맡은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이 작품에 대해 “카자흐스탄, 일본 합작이지만 카자흐스탄 색깔이 더 강한 이색적인 작품”이라며 “목가적인 삶의 서정성과 어두운 이면을 와이드 스크린과 롱 쇼트의 미학으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보여진다”고 극찬했다.
예를란 감독은 이 영화를 제작하게 된 이유에 대해 “리사 감독과 칸 영화제에서 만나 준비 중인 영화에 대해 설명한 적이 있는데, 흥미롭게 생각해 자신의 프로듀서에게 이 이야기를 전했다”면서 “일본 측이 현재 중앙아시아에서 공동 제작하는 데 관심을 갖고 있다. 저 역시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공동 제작이 성사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예를란 감독은 3년 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뉴 커런츠 상을 수상했다. 그는 영화제 측과 깊은 인연에 대해 “그때 상을 받은 게 큰 도움과 원동력이 되었다. 다양한 관점을 가진 작품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말도둑들. 시간의 길’ 스틸컷 사진=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두 감독이 공동 연출을 맡아 더욱 복합적인 연출이 가능했던 바. 리사 감독은 “한국영화 100주년이라는 기념비적인 해에 개막작으로 초청해줘서 고맙다. 기본적으로 일본 배우에 대해서는 제가 디렉션, 카자흐스탄 배우에 대해서는 예를란 감독이 디렉션 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결과적으로 엄밀히 역할을 분담했다기보다 때에 따라 맞춰나갔다”고 설명했다.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엔딩씬에 대해서는 “시나리오를 만들 때 시나리오에 넣지는 않았지만 유명한 화가의 그림이 주는 영감이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있어 엔딩을 그렇게 결정했다”고 말했다.
사말 예슬라모바는 지난해 칸 영화제에서 영화 ‘아이카’를 통해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다. 자신의 연기 스타일 변화에 대해 사말 예슬라모바는 “감독의 스타일에 따라 달라진다”며 “감독이 가진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방식이 중요하다. 굳이 국가별 연기 스타일을 구별한다면 감독들의 스타일에 대해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말도둑들. 시간의 길’ 스틸컷 사진=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모리야마 미라이는 2017년 영화 ‘분노’와 전혀 다른 인물을 맡아 연기하며 또 한번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이에 대해 그는 “‘분노’를 촬영할 때 이상일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이번 작품에서도 두 감독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연기하는 인물이 어떤 인물인지 깊이 이해하는 것으로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어 “인물의 배경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지만 실제 영화에는 어떠한 정보도 담겨있지 않다. 그런 작업을 하면서 각각 인물들의 표정이 등장하는데, 그들의 절제된 동작이나 표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 대사는 아주 작고 미세하지만 오히려 그런 걸 통해서 더욱 선명하고 따뜻한 카자흐스탄 대지의 기운이 느껴지는 작품이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그러면서 “심플한 대사와 행동이 서사시를 읽은 것 같은 느낌이 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말도둑들. 시간의 길’은 3일 오후 6시 영화의전당 야외극장, 6일 오후 8시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 9일 오후 1시 30분 CGV센텀시티 7관에서 총 3차례 상영된다. sunset@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