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일영화상 최우수작품상의 영예는 봉준호 감독이 연출한 영화 ‘기생충’이 안았다. 전 세계를 사로잡은 ‘기생충’은 이날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6관왕에 올랐다.
4일 오후 부산 남구 문현동 드림씨어터에서 제28회 부일영화상 시상식이 열렸다. 지난해 8월 11일부터 올해 8월 10일까지 1년간 개봉한 한국영화 총 629편 중 수상자·작을 가린 올해 부일영화상은 한국영화 100주년을 기념해 한국영화계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이날 시상식은 배우 이인혜와 김현욱 아나운서가 사회자로 나선 가운데, 최우수작품상의 영예는 영화 ‘기생충’에 돌아갔다.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 곽신애 대표는 무대에 올라 “무대에 설 일이 거의 없는 사람이라 매우 떨린다”고 떨리는 마음을 드러냈다.
영화 ‘기생충’ 포스터 사진=CJ엔터테인먼트
곽신애 대표는 “저를 키워준 부산에서 큰 상을 받아 의미심장한 기분”이라며 “봉준호 감독님과 몇몇 배우들은 미국 개봉을 앞두고 현지에 가있다. 너무나 보고 싶다. 작품상은 아무리 생각해도 ‘기생충’ 크레딧에 이름을 올린 모두에게 주는 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분들을 대신해 (상을) 기쁘게 받으면 될 것 같다. 칸에서도 좋은 상을 받은 가운데 경사가 이어져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영화는 즐거운 일이면서 고통스러운 일이다. 그만둬야 할까라는 고민을 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저도 30년을 해오니 이런 순간도 온다. 만약 힘든 순간을 보내는 영화인들이 고통을 견디며 좋은 날을 맞이하기를 바란다”고 따뜻한 위로를 건넸다.
최우수감독상은 ‘암수살인’을 연출한 김태균 감독에게 돌아갔다. 김태균 감독은 “한국영화의 상징인 감독님들과 함께 이름이 거론되는 것만으로 큰 기쁨이자 영광이다. 가당치도 않게 최우수감독상을 주셔서 몸둘바를 모르겠다. 존경한다는 말로 다 표현이 안 되는 임권택 감독님과 심사위원들, 포기하지 않도록 손을 잡아준 곽경택 감독님, 용광로 같은 연기를 보여준 김윤석에게도 감사하다. 지난 시간 잘 버텨왔다고 칭찬해주는 상이라는 생각에 큰 힘이 된다. 헤아릴 수 없는 아픔을 내어준 유족분들이 이 자리에 오셨는데, 온 마음을 담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제28회 부일영화상 남녀주연상 기주봉 전도연 사진=천정환 기자
남우주연상은 ‘강변호텔’의 기주봉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한참 동안 트로피를 쳐다보던 기주봉은 “지금 저는 부산에 와있다”고 짧고 굵은 첫 마디를 떼 환호를 자아냈다.
그는 “홍상수 감독님, 전원사 식구들, 김민희, 송선미, 권해효, 유준상 등 함께 해준 이들에게 고맙다. 앞으로는 이미지를 탈피해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없이 친근할 수 있는 배우의 세계를 찾아보려고 애쓰고 있다”고 말한 뒤 “감사하다”고 크게 외치며 무대를 떠났다.
여우주연상 트로피는 ‘생일’의 전도연이 거머쥐었다. 그는 “한국영화 100주년에 뜻 깊은 상을 받아 더욱 뜻 깊다. 감독님의 용기가 아니었다면 ‘생일’이라는 작품도 이 자리의 저도 없었을 거다. 사랑과 응원을 주신 분들을 대신해 상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생일’의 이웃이 되어준 부일영화상에 감사드린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남우조연상과 여우조연상에는 ‘기생충’의 박명훈, 이정은이 호명됐다. 박명훈은 “20년 넘게 연기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가족들의 믿음”이라며 “‘기생충’이라는 작품 자체도 충격과 공포였지만, 제가 과연 이 캐릭터를 잘 연기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충격과 공포였다. 그러나 봉준호 감독님이 특유의 배려심과 믿음으로 저를 이끌어주셔서 이 상을 받게 됐다. 기적을 선물해준 ‘기생충’ 전 스태프, 배우들에게 감사드린다”고 감사를 전했다. 이정은은 촬영 일정상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제28회 부일영화상 신인남녀주연상 성유빈 전여빈 사진=천정환 기자
신인남자연기상은 ‘살아남은 아이’ 성유빈, 신인여자연기상은 ‘죄 많은 소녀’ 전여빈이 수상했다. 성유빈은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 사랑하는 어머니와 영화를 함께 한 스태프들, 회사 식구들에 감사드린다. 영화를 촬영하며 이런 자리에 올 수 있을 거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 더 발전된 모습 보여드리며 초심 잃지 않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무대에 오른 전여빈은 눈물을 쏟으며 “노미네이트 된 배우 모두가 상을 위해 연기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저마다 연기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영화라는 멋진 세상을 꿈꿨을 때 기회를 주신 김의석 감독에게 감사를 드린다. ‘죄 많은 소녀’에서 고생한 스태프, 한 명씩 빛난 배우들 덕분에 이 상을 받았다. 연기에 대해 탐구하고 고민할 때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배우가 되겠다”고 말했다.
신인감독상은 ‘죄 많은 소녀’를 연출한 김의석 감독이 수상했다. 김의석 감독은 “현장에서 일하고 있을 스태프들과 힘든 시간 참으며 보내준 가족에게 감사하다. 신인감독상을 받았으니 차근차근 열심히 영화 일을 해나가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