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상자료원(원장 주진숙, 이하 영상자료원)은 오는 5월 7일부터 배우 윤여정의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을 기념하여 ‘윤여정 특별전-도전의 여정을 걷다’을 개최한다.
데뷔작 ‘화녀’(김기영, 1971)를 포함 ‘충녀’(김기영, 1972), ‘어미’(박철수, 1985) 등 초창기 대표작과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안겨준 ‘미나리’(정이삭, 2020)까지 총 18편을 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KOFA에서 상영하여, 끊임없는 ‘도전의 여정’ 속에서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해 온 윤여정 배우의 필모그래피를 조망하고자 한다.
#. 스크린으로 만나는 데뷔작 ‘화녀’와 ‘충녀’ ‘어미’ 등 초창기 대표작 4편
한국영상자료원이 ‘윤여정 특별전-도전의 여정을 걷다’을 개최한다. 사진=한국영상자료원
배우 윤여정은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 소감에서 특별히 김기영 감독을 언급하며 감사를 표했다. 이번 특별전에는 데뷔작 ‘화녀’를 포함해 김기영 감독과 함께 작업한 ‘충녀’ ‘천사여 악녀가 되라(죽어도 좋은 경험)’(1990)은 물론 그녀의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강렬한 캐릭터 중 하나인 ‘어미’, 총 4편의 초창기 대표작을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다. 윤여정은 1971년 김기영 감독과 작업한 ‘화녀’로 스크린에 데뷔하였다.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파격적인 연기를 선보여 대종상 신인상, 청룡영화상, 시체스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영화배우로서 강렬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이듬해 ‘충녀’로 또 한 번 광기와 집착을 탁월한 연기로 표현하여 인기 반열에 올랐다. 결혼과 함께 연기 생활을 접고 미국으로 떠났던 그녀는 1985년에 ‘어미’로 스크린에 복귀하였다. 황기성 사단의 창립 작품으로 김수현 작가가 시나리오를 쓰고, 박철수 감독이 연출을 맡은 이 작품에서 그녀는 납치된 딸의 복수를 위해 주저 없이 살인을 감행하는 ‘어미’ 역할로 대종상 우수작품상 등을 수상하며 성공적인 복귀를 알렸다. 김기영 감독의 유작으로 사후에 공개된 ‘천사여 악녀가 되라(죽어도 좋은 경험)’에서는 무능하고 가부장적인 남성을 처단하기 위해 연대하는 여성을 연기하여 ‘어미’와 더불어 한국영화사에서는 보기 드문 도발적인 여성상을 보여주었다.
#. 관객을 사로잡는 변화무쌍한 캐릭터들에 도전하다
비슷한 연령대이지만 내재된 성향만은 천차만별인 다양한 캐릭터로 분한 윤여정 배우의 연기도 이번 특별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들과 며느리에게 외도를 당당히 밝히는 ‘바람난 시어머니’로 16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바람난 가족’(임상수, 2003), 60대 여배우를 대표하는 윤여정 배우 본연의 모습으로 출연한 ‘여배우들’(이재용, 2009), 세상을 돈으로 쥐락펴락하며 돈과 섹스의 맛에 취해있는 재벌가 여인 ‘돈의 맛’(임상수, 2012), 할머니라고 불러 듣는 할머니 기분 나쁜 ‘죽여주는 여자’(이재용, 2016) 등 사회적 관습에서 흔히 기대하는 중장년 여성 캐릭터에서는 볼 수 없는 파격적이고 과감한 캐릭터에 도전한 그녀를 만날 수 있다. ‘고령화 가족’(송해성, 2013), ‘계춘할망’(창, 2016), ‘그것만이 내 세상’(최성현, 2017), ‘미나리’에서는 자식을 먹여 살리는 어머니 혹은 할머니의 모습으로 등장하여 일견 비슷한 캐릭터로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그녀는 때로는 가족이라는 울타리로 자식을 옥죄지 않는 쿨한 여성으로, 때로는 혈연을 뛰어넘는 더 넓은 의미의 모성으로, 혹은 낯선 나라에 도착하자마자 화투를 치고 프로 레슬링을 보는 ‘할머니 같지 않은 할머니’로 매 작품마다 유사해 보이는 캐릭터에 자신만의 개성을 불어넣어 우리의 기대를 넘어서는 인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jinaaa@mkculture.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