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내렸지만 과하지 않았고, 웃음은 컸지만 앞서지 않았다. 결혼식 당일 공개된 김우빈·신민아의 웨딩사진은 ‘톱스타 부부’라는 수식보다, 무엇을 덜어냈는지가 먼저 보이는 장면이었다. 보여주기보다 남기기로 한 선택이 사진 속에 고스란히 담겼다.
20일 김우빈과 신민아가 결혼식 당일 공개한 웨딩사진은 예상보다 조용했다. 눈이 흩날리는 배경, 클래식한 턱시도와 스트랩리스 웨딩드레스. 모든 요소가 영화처럼 아름다웠지만, 사진이 전달한 인상은 ‘화려함’이 아니라 ‘절제’에 가까웠다.
신민아의 웨딩드레스는 장식보다 실루엣이 먼저 읽히는 디자인이었다. 화려한 레이스나 볼륨감 대신, 몸의 선을 따라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라인이 중심을 이뤘다. 그가 과거 여러 인터뷰에서 언급해온 ‘모던하고 심플한 드레스 취향’이 그대로 반영된 선택으로 보인다. 드레스는 신부를 돋보이게 했지만, 신부보다 앞서지는 않았다.
김우빈 역시 같은 방향에 서 있었다. 미니멀한 블랙 턱시도와 절제된 스타일링은 신민아의 선택과 자연스럽게 맞물렸다. 두 사람은 각자 튀기보다, 한 장면 안에서 균형을 이루는 데 집중한 모습이었다. ‘톱스타 부부’라는 타이틀보다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두 사람’이라는 인상이 먼저 남는다.
이날 공개된 사진은 결혼식의 모든 것을 보여주지 않았다. 장소, 하객, 세부적인 장면 대신 단 하나의 순간만을 선택했다. 뒤돌아본 채 미소 짓는 신민아, 그를 바라보는 김우빈의 표정은 설명보다 여백이 많은 장면이었다. 그래서 오히려 더 많은 해석을 남겼다.
결혼식 역시 가족과 가까운 지인만 초대한 비공개 형식으로 진행됐다. 외부 노출을 최소화한 방식은 웨딩사진의 분위기와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두 사람은 ‘알리는 결혼’보다 ‘지켜내는 결혼’에 가까운 선택을 한 셈이다.
10년 공개 열애 끝에 맞은 결혼식이지만, 이들의 방식은 의외로 담담했다. 함께 견뎌온 시간, 서로를 향한 신뢰가 이미 충분하다는 듯, 더 설명하지 않으려는 태도가 사진과 예식 전반에 묻어났다.
결국 김우빈·신민아의 웨딩사진이 오래 남는 이유는 완성도가 아니라 방향성에 있다. 화려하지 않기로 한 선택, 드러내지 않기로 한 결정. 그 절제가 두 사람의 결혼을 가장 또렷하게 설명하고 있었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