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중반, 어수선했던 충남도청 남자 핸드볼팀에 새롭게 부임한 이석 감독은 단기간에 팀의 색깔을 바꿔놓았다. 수비 위주의 플레이에서 벗어나, 공격적인 전술과 활기찬 팀 분위기를 앞세워 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가 추구하는 방향은 ‘공격적이고 재미있는 핸드볼’로 간단명료했다. 단순히 승리를 위한 경기보다는, 선수와 팬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경기를 만들겠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었다.
이석 감독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핸드볼을 시작해 상무 피닉스까지 약 14년간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이후 지도자의 길로 전향해 20년 넘게 현장을 지켜왔다. 천안공업고등학교 여자팀을 시작으로 천안서초등학교, 대구광역시청, 신당고등학교를 거쳐 올해 1월 1일 충남도청의 지휘봉을 잡았다. 충남 지역에서 꾸준히 성과를 내며 쌓은 신뢰가 그를 충남도청으로 이끌었다.
감독 부임 당시, 팀의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지도자 공백에 계약 만료를 앞둔 선수들이 많았고, 단 1승도 거두지 못해 팀 분위기는 침체해 있었다. 그는 가장 먼저 팀을 정비하고 분위기를 바꾸는 데 집중했다. 새로운 선수 김태관과 김동명의 합류, 그리고 이전까지 기용되지 않던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면서 팀에 경쟁과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 결과, 충남도청은 시즌 후반 눈에 띄는 상승세를 타며 변화의 조짐을 보였다.
그가 추구하는 핸드볼의 방향은 분명히 ‘공격적’이다. 수비 위주의 경기 운영으로는 팬들에게 재미를 줄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는 “선수들이 즐거워야 팬도 즐겁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공격적인 전술은 선수들에게 더 큰 체력 부담을 요구하지만, 그는 오히려 그것이 팀을 강하게 만든다고 본다. “한 골 먹으면 반드시 한 골을 넣자”는 단순하지만 강력한 메시지를 통해 선수들에게 끊임없이 공격의 의지를 불어넣고 있다.
이석 감독은 경기 중에도 벤치에서 누구보다 활발히 움직인다. 선수들과의 하이파이브, 격한 리액션은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그는 이러한 스킨십이 팀의 분위기를 끌어올린다고 믿는다. “벤치에 있는 모두가 함께 뛰는 마음으로 경기에 몰입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벤치에서 무게만 잡는 감독이 아닌,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리더를 지향한다.
새 시즌을 앞두고 팀은 여전히 몇 가지 과제를 안고 있다. 재활 중이던 주전 피벗 구창은이 이제 막 돌아왔으며, 김동명의 은퇴와 이혁규의 입대로 인해 피벗 자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대신 원민준과 민병탁이 번갈아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 다행히 부상에서 돌아온 라이트백 최현근, 대표팀 경험을 통해 성장한 김동준 등 좌우 공격진이 강화되며 균형을 맞추고 있다.
이석 감독은 팀이 ‘공격적이면서도 빠른 핸드볼’을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한다. 지난 시즌 속공을 주도했던 오황제가 입대로 자리를 비웠지만, 그는 “올 시즌은 모든 선수가 속공에 가담하는 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신인왕 김태관의 성장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상대의 견제가 심해질 것을 예상하지만, 그는 김태관에게 “붙기 전에 던져라”라며 빠른 판단과 중거리 슛을 주문하고 있다.
그가 선수들에게 가장 자주 강조하는 것은 “재미있게 하자”는 것이다. H리그의 존재 이유가 팬들을 늘리고, 핸드볼을 더 널리 알리기 위한 것이라면, 그 시작은 흥미로운 경기에서 비롯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물론 감독으로서 성적과 결과는 중요하지만, 그는 결과에 대한 부담이 없다고 단언했다.
이석 감독은 “늘 결과를 만들어왔고,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 거다. 충남도청은 아직 성장 중이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라며 자신이 지도해온 팀 대부분이 좋은 성적을 냈고, 충남도청 역시 시간이 지나면 충분히 상위권으로 도약할 것이라 확신했다.
이번 시즌 목표에 대해서는 ‘플레이오프 진출’ 같은 구체적인 순위보다는 “지난 시즌보다 더 많은 승리를 거두는 것”으로 잡았다. 그는 선수들에게 “순위는 신경 쓰지 말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하자”고 주문한다. 그런 작은 승리들이 쌓이면 자연스럽게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우리 팀의 가장 큰 적은 다른 팀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라며 젊은 선수들의 실수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팬들에게 “더 재미있는 경기로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충남도청이 이전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한 단계 성장한 팀으로 거듭나길 바라는 마음도 전했다. “부상 없이 즐겁게, 자신들이 하고 싶은 핸드볼을 하다 보면 팬들도 함께 즐길 것”이라는 그의 말에는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는 지도자의 진심이 담겨 있었다.
새 시즌, 이석 감독이 이끄는 충남도청은 단순히 승리만을 위한 팀이 아니다. 팬과 함께 호흡하며, 공격적인 전술로 ‘보는 재미’를 만들어가는 팀으로 거듭나고 있다. 공격 우선의 핸드볼, 그리고 즐거운 경기. 그것이 바로 이석 감독이 그리고 있는 충남도청의 새로운 핸드볼이다.
<충남도청 역대 성적>
신한 SOL페이 23-24 핸드볼 H리그 6위
신한 SOL페이 24-25 핸드볼 H리그 6위
[김용필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