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들에게 좀 화를 내야겠다(웃음). 휼륭한 경기했다 생각한다.”
류지현호와 대등히 싸운 파벨 하딤 체코 감독이 선수들을 향해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하딤 감독이 이끄는 체코는 8일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K-베이스볼 시리즈 1차전에서 류지현 감독의 한국에 0-3으로 패했다. 내년 3월 펼쳐지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에서 같은 조에 편성되기도 한 이들은 내일(9일) 같은 장소에서 다시 한 번 맞붙는다.
‘낭만 야구’의 대명사 체코는 이날 몇 수 위의 한국을 상대로 충분히 잘 싸웠다. 특히 투수진의 역투가 돋보였다. 한국 타선을 5안타 3득점으로 틀어막았다. 단 타선이 3안타 무득점으로 한국 투수진에 꽁꽁 묶이며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경기 후 하딤 감독은 “오늘 훌륭한 경기를 했다 생각한다. 이렇게 많이 찾아주신 팬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다시 한 번 전하고 싶다. 유럽에도 이런 구장과 팬들 문화, 경기들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한국 팀이 잘했다. 특히 투수들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우리는 유럽 챔피언십 이후 한 달 만에 경기했기 때문에 실전 감각이 올라오지 않은 점이 아쉬웠다. 우리 팀 타자들에게 좀 화를 내야 할 것 같다(웃음). 오늘 오랜만에 경기를 경험했으니, 내일은 좀 더 나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더불어 “우리 투수들도 칭찬하고 싶다. 젊은 투수들 및 베테랑 투수들이 매우 본인 역할을 잘해줬다. 이런 경기가 굉장히 큰 경험이 됐을 거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체코는 최근 한국을 비롯해 일본, 대만과 모두 경기를 했다. 하딤 감독은 “작년 대만, 일본, 그리고 올해 한국과 경험하면서 다 비슷비슷하다 느꼈다. 그 중에서도 굳이 뽑자면 일본이 조금 더 강한 힘을 가지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투수들의 퀄리티가 조금 더 좋았다 느꼈다. 그래도 세 팀 다 훌륭하다. 1~2경기로는 알 수 없다. 작년 대만 평가전 첫 경기에서 우리가 이겼는데, 프리미어12에서 대만이 우승했다. 세 팀 다 훌륭한 팀이고 우리에게 좋은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한국 선발투수 곽빈(두산 베어스)은 이날 1회초 보이텍 멘식에게 몸에 맞는 볼을 범한 뒤 모자를 벗고 고개를 숙이는 ‘한국식 인사’를 선보였다.
하딤 감독은 “고의적으로 맞춘 것이 아니다. 그런 문화 자체를 매우 존중한다. 더 강하게 지지한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고척(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