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 선수단이 진정한 강팀의 조건인 수비 강화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프로야구 SSG 랜더스는 가을이 시작되자마자 가고시마 유망주 집중 육성 캠프를 시작했다. 유망주 집중 육성에 캠프의 포커스가 맞춰져 있지만 올 시즌 주전급으로 거듭난 주축 선수들도 대거 포함 됐을 정도로 대규모 캠프.
그리고 SSG는 ‘화력 강화’라는 첫 번째 목표 속에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동시에 강팀의 기본 조건인 수비력 향상을 위해서도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고 있다.
그런 유망주 육성 캠프지의 오전 11시. 스트렝스 훈련이 끝나면 야수들은 곧바로 실외 야구장에 글러브를 챙겨서 나온다. 매일 두 시간이다.
SSG 관계자는 “작년보다 길어졌고, 펑고를 쳐줄 코치진도 늘었다. 수비는 강팀의 필수 조건임을 구단이 잘 알고 있다. 그만큼 수비 훈련에 오랜 시간을 배정했고 많은 펑고와 훈련으로 기본기부터 다시 쌓겠다는 의지”라고 강도 높은 수비 훈련의 배경을 설명했다.
훈련의 첫 순서는 스로잉이다. 핸들링, 스냅 스로우, 무빙 스로우, 원 바운드 스로우, 상황별 스로우 등을 한다. 무려 30분이나 시간이 배정되어있다. 단순히 수비 훈련은 공을 받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송구도 포구만큼 중요하다는 게 SSG 코칭스태프의 생각이다. 30분 동안 이어지는 송구 반복에 선수들은 “어깨 빠지겠다”고 곡소리 하지만, 공이 떨어질 틈이 없다.
이어지는 전술 훈련에선 태그플레이, 더블플레이, 번트 수비 등 상황별 대응이 반복된다. 완벽한 연결이 나오지 않으면 선수들이 스스로 외친다.
“하나 더, 하나 더!”
세 구역으로 나뉜 ‘지옥의 펑고’
마지막 한 시간은 말 그대로 ‘지옥‘이다. 무려 한시간 동안 난타를 친다. 난타는 송구 없이 진행되는 펑고다. 박정권 퓨처스 감독까지 가세해 각 구역을 맡아 동시에 펑고를 친다. 한쪽은 강습타구, 다른 두 곳은 먼 쪽으로 가는 타구를 받는다.
한 섹션당 선수들은 10개의 타구를 정확히 성공해야 한다. 놓치는 건 카운팅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성공했다고 끝이 아니다 시계 방향으로 로테이션을 계속해서 돈다. 한 시간 가량 난타가 계속되며, 선수당 200개가 넘는 공을 받는다. 한 박스 분량이다. 숨 돌릴 틈이 없고, 공이 끝없이 쏟아진다.
야마사키 인스트럭터는 그 모습을 지켜보며 “정말 훈련양이 많은 것 같다. 이걸 다 하고 나서 타격 훈련까지 한다는 게 대단하다”고 혀를 내둘렀다.
고된 훈련 속 재미 요소도 있다. 비교적 쉬운 타구를 잡으면 포구와 함께 “땡큐!”를 외쳐야 카운트가 인정된다. 선수들은 다양한 언어를 외치기도 한다. 현원회는 중국어로 “쎼셰!”를, 또 다른 선수들은 “아리가또!”라고 말하기도 한다. 가고시마에서는 힘든 와중에도 흙투성이 유니폼 사이로 화이팅이 넘친다.
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내야수 정준재는 “코치님들이 평소엔 진짜 좋으신데, 훈련 들어가면 악마다. 작년보다 훨씬 힘들다. 그래도 내년을 위해 버티고 있다. 어깨는 이미 나간 것 같다”며 강도 높은 훈련에 대해 혀를 내둘렀다.
포수 현원회도 “작년에도 힘들었는데 올해는 진짜 장난 아니다. 계속 넘어지고 흙투성이 된다. 개인적으로는 수비할 때 슬라이딩이 부족해서 배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야수 석정우도 “죽을 것 같다. 코치님이랑 계속 붙어서 수비에 집중하고 있다. 경력이 많으셔서 그런지 다양한 훈련과 조언을 해주신다. 힘들지만 그만큼 성장하는 게 느껴진다“며 수비 훈련을 통해 얻은 소득을 설명했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