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성이 다시 태극마크를 단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은 3일 보도자료를 통해 11월 A매치 26인 명단을 발표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대비에 박차를 가하는 홍명보호. 오는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볼리비아와 첫 번째 친선경기 후,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가나와 두 번째 친선경기를 치른다.
두 팀 모두 한국(22위)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낮다. 볼리비아는 76위, 가나는 73위다. 하지만 무시할 수 없는 전력이다. 볼리비아는 남미 예선에서 직행 티켓을 따내지 못했지만, 대륙 간 플레이오프를 통해 역사상 네 번째 월드컵 본선행을 노린다. 가나는 아프리카 지역 예선 I조에서 8승 1무 1패의 성적으로 다섯 번째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했다.
홍명보호는 지난달 브라질·파라과이를 상대로 1승 1패를 기록했다. 브라질에 0-5로 패하며 굴욕을 맛봤지만, 파라과이를 2-0으로 꺾으며 위안을 삼았다. 당시 홍명보 감독은 “월드컵 조별리그 1, 2차전을 시뮬레이션했다. 1차전 강한 상대에게 패한 뒤 2차전에서 어떻게 극복하는지가 중요한데, 10월 일정에서 선수들이 이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라고 말했다.
11월 A매치 역시 결과가 중요하다. 내달 5일 미국 워싱턴 존 F. 케네디 센터에서 열리는 조추첨 때문이다. 홍명보호는 현재 포트2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볼리비아, 가나를 상대로도 좋은 결과를 얻어야 한다.
이번 명단에는 손흥민, 이재성, 김민재, 황인범, 이강인, 오현규 등 주축 해외파가 지난달에 이어 그대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독일 혼혈 선수인 옌스 카스트로프 또한 9월, 10월에 이어 3연속 발탁됐다.
반가운 인물은 조규성이다. 2021년 9월 A대표팀 데뷔전을 치른 그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가나를 상대로 헤더 멀티골을 터뜨리며 이름을 알렸다. 꾸준히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했지만, 지난해 6월 무릎 수술 후 합병증이 발생해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재활과 치료에 전념해야 했다.
2024-25시즌을 통째로 날린 조규성은 지난 9월 449일 만에 소속팀 미트윌란에서 복귀전을 치렀고, 빠르게 경기력을 회복했다. 현재 14경기 4골을 기록 중이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달 소집 당시 조규성을 제외했지만, 대표팀 계획에서 완전히 배제된 것은 아니라고 알렸다. 홍 감독은 “조규성의 복귀는 대표팀에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긴 부상 이후 이제 막 복귀한 선수가 10시간 이상 비행 이동 후 경기를 치르는 것은 이르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후 조규성은 미트윌란에서 꾸준히 출전 기회를 잡으며 득점포를 가동, 예열을 마쳤다. 조규성의 마지막 대표팀 소집은 지난해 3월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이었다. 부상 이후 20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단다. 홍명보 감독 부임 후 손흥민과 오현규가 꾸준히 대표팀 최전방에서 활약 중이다. 속도를 가진 두 선수와 달리, 높이와 연계에 강한 조규성이 홍명보호의 새로운 옵션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드필더와 수비에도 변화가 있다. 2선에는 양민혁이 이름을 올렸다. 올해 3월 이후 8개월 만이다. 이번 시즌 토트넘에서 포츠머스(잉글랜드 2부 리그)로 임대돼 8경기 2골 1도움을 기록 중이다. 팀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하며 출전 시간을 늘려가고 있다.
3선에는 프랑스 리그앙에서 경험을 쌓고 있는 권혁규가 지난해 9월 이후 14개월 만에 대표팀에 승선했다. 아직 데뷔전을 치르지 못한 권혁규는 원두재와 함께 수비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홍명보 감독은 11명의 수비수를 발탁했었다. 이번 소집에는 9명이다. 3백과 4백, 어떤 포메이션을 들고 나올지 지켜봐야 한다. 중앙 수비수 김태현이 9월 이후 2개월 만에 재승선했다. 지난달 발탁됐던 김주성(산프레체 히로시마)과 김지수(카이저슬라우테른)는 최근 소속팀에서 부상을 입었다. 김태현은 유일한 왼발 중앙 수비수다. 지난 7월 국내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을 시작으로 세 번째 소집이다.
■ 다음은 11월 A매치 27인 명단.
GK: 김승규(FC도쿄), 조현우(울산HD), 송범근(전북현대)
DF: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조유민(샤르자), 이한범(미트윌란), 박진섭(전북현대), 김태현(가시마 앤틀러스), 이명재, 김문환(이상 대전하나), 이태석(아우스트리아 빈), 설영우(츠르베나즈베즈다)
MF: 원두재(코르파칸), 백승호(버밍엄 시티),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 이재성(마인츠),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황인범(페예노르트), 황희찬(울버햄튼), 김진규(전북현대), 양민혁(포츠머스), 엄지성(스완지시티), 이동경(울산HD), 권혁규(FC낭트)
FW: 오현규(KRC 헹크), 손흥민(LA FC), 조규성(미트윌란)
[김영훈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