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오재일이 팀 이적 후 첫 가을야구에서 침묵했다. 친정팀 마운드 공략에 실패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지 못했다.
삼성은 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1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3전 2선승제) 1차전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4-6으로 졌다. 6년 만에 밟은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쓰라린 패배를 맛봤다.
오재일은 5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출전했지만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첫 타석 볼넷을 골라 출루하면서 컨디션이 나쁘지 않은 듯 보였지만 이후 타석에서 힘차게 방망이를 돌리지 못했다.
삼성 라이온즈 오재일이 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5회말 1사 만루에서 병살타를 기록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대구)=김영구 기자
오재일은 올 시즌 120경기 25홈런 97타점으로 삼성 중심 타선을 이끌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취득한 뒤 두산에서 삼성으로 이적했고 첫해부터 맹타를 휘두르며 삼성의 투자에 호성적으로 화답했다. 삼성이 정규시즌 2위에 오를 수 있었던 데는 오재일의 역할이 컸다.
오재일은 공교롭게도 삼성 유니폼을 입은 뒤 첫 가을야구부터 친정팀 두산을 만났다. 두산은 오재일이 KBO를 대표하는 좌타거포로 거듭났던 팀이다. 두산 시절 한국시리즈 우승 3회, 준우승 준우승 4회를 기록하며 '두산 왕조'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이 때문에 이번 플레이오프를 두고 '오재일 시리즈'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오재일이 두산 투수들을 상대로 어떤 타격을 보여줄지에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오재일은 자신을 향한 부담을 이기지 못한 탓인지 찬스 때마다 제 몫을 하지 못했다. 팀이 2-3으로 뒤진 3회말 1사 1루서는 내야 땅볼로 물러난 것을 시작으로 중심 타자에게 기대했던 호쾌한 한방이 보이지 않았다. 특히 5회말 1사 만루의 찬스에서 두산 투수 홍건희를 상대로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치면서 팀의 공격 흐름을 끊어놨다.
7회말 네 번째 타석은 삼진, 8회말 마지막 타석은 내야 뜬공으로 아웃되며 무안타로 경기를 마감했다. 팀 후배 구자욱이 4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 2득점의 맹타를 휘두른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었다. 두산 투수들은 옛 동료인 오재일을 상대로 더 강력한 공을 뿌리며 안타를 허락하지 않았다.
오재일의 부진으로 허삼영 삼성 감독의 고민도 깊어졌다. 오는 10일 잠실에서 열리는 2차전까지 패할 경우 그대로 시즌을 마감할 위기에 몰린 가운데 오재일의 타격감 난조로 타순 변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허 감독은 일단 1차전 종료 후 "2차전 라인업에 대해서는 오늘 밤 고민한 뒤 결정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