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김현수 딜레마, 잡기는 해야겠고 성적은 마땅찮고...

문자 그대로 '딜레마'다.

잡아야 하는 자원은 분명한데 몸 값을 책정하기가 애매하다. 올 시즌 성적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FA 자격을 얻게 되는 LG 김현수(33) 이야기다.

김현수의 FA 계약을 놓고 LG가 딜레마에 빠졌다. 올 시즌 성적이 다소 어정쩡하기 때문이다. 어느 쪽으로 기준을 둘 것인가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김현수의 FA 계약을 놓고 LG가 딜레마에 빠졌다. 올 시즌 성적이 다소 어정쩡하기 때문이다. 어느 쪽으로 기준을 둘 것인가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김현수는 LG 핵심 전력 중에서도 핵심 전력이다. 4년 전 LG가 4년 115억 원의 거액을 안기며 영입한 효과를 톡톡히 봤다. 비록 우승은 차지하지 못했지만 팀 문화가 전체적으로 바뀌었다. 비 활동 기간에는 김현수를 쫓아 합동 훈련을 하는 분위기도 정착됐다.

이기는 버릇도 익숙해지며 이제 포스트시즌은 단골 손님이 됐다.

팀의 중심을 잘 잡아 준 김현수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만큼 LG 내에서 김현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고 할 수 있다.

이제 김현수는 두 번째 FA 자격을 얻는다. LG는 김현수를 반드시 잡는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다만 성적이 다소 어정쩡하다. '타격 기계'라 불리던 김현수의 기록이라고 생각하기엔 다소 모자란 성적을 찍었다.

김현수는 타율 0.285 17홈런 96타점을 기록했다. 타점이 많은 편이기는 하지만 홍창기 등 출루형 테이블 세터를 갖추고 있는 덕을 본 기록이라 할 수 있다.

일단 3할이 넘지 못하는 김현수는 낯설게 느껴진다. 아무리 클래식 스탯이 천대 받는 시대라 해도 3할 타율은 여전히 A급 타자의 상징이나 다름 없다.

김현수 같은 교타자는 더욱 그렇다. 홈런도 다소 어정쩡 하고 출루율 0.376도 아주 높다고는 할 수 없다. 장타율도 0.435로 높은 수준이 아니다.

팀 내 공헌도가 큰 것은 이해하지만 100억 원 대 초대박 계약을 안겨줄 정도의 수준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그럼에도 타 구단의 시선은 여전히 뜨겁다는 점이다. 김현수라면 언제든 3할을 쳐 줄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또한 잠실 구장을 벗어나면 20홈런 100타점을 충분히 가능한 선수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LG와는 성적을 바로보는 온도차가 제법 있다고 할 수 있다.

차명석 LG 단장은 "김현수의 올 시즌 성적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은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본인도 납득하기 어려운 성적일 것이라 생각한다"며 "김현수의 몸값을 어떻게 책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크다. 당장의 성적만 계산할 수는 없다. 다만 김현수도 이제 30대 중반으로 접어든다. 언제까지 기대 성적만 놓고 평가를 할 수는 없다. 올 시즌 성적이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 절대 놓칠 수 없는 자원이지만 그렇다고 오버 페이를 할 수는 없다. 합리적인 수준에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오버 페이의 기준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 전체적인 FA 시장의 움직임을 보며 판단할 것이다. 다만 올 FA 시장이 소문처럼 그렇게 뜨겁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각 구단 별로 코로나 사태 이후 적자 폭이 크게 늘었다. 쉽게 지갑을 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본다. 경쟁이 다소 약해지면 전체적인 몸값도 하향 곡선을 그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올 시즌 김현수의 성적이 대단히 빼어나다고 하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한 시즌만의 성적으로 김현수의 가치를 다 평가할 수는 없다. 김현수는 불과 1년 전 타율 0.331 22홈런 119타점을 올린 선수다. LG의 딜레마가 시작되는 지점이다.

과연 LG는 김현수의 몸값을 얼마로 책정할 것인가. 그리고 그 금액은 김현수를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인가.

올 스토브리그를 지켜보는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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